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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남역사

[아하! 경남역사]한국 독립을 뜨겁게 호소한 산청 파리장서 운동

 

호국의 달 6월이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피땀 흘려 겨레를 지킨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달이다. 일제강점기, 유학자들이 붓을 들고

독립을 위해 싸웠던 산청 파리장서 운동을 소개한다.

배해귀 사진 김정민

 

프랑스 파리에 전한 2674자의 독립청원서

191931일은 한반도 전역에서 민족 전체가 일어나 대규모 만세운동을 펼친 날이자 3·1독립선언서(獨立宣言書)를 발표한 날이다. 민족대표 33인이 작성한 독립선언서는 한국이 주권을 가진 독립국임을 선언한 문서로 비폭력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자주독립을 전개할 것을 제시했다. 또 대내적으로 우리 민족이 똘똘 뭉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그런데 당시 대외적으로 전 세계에 한국의 독립 필요성을 알리는 글이 있었다. 바로 파리장서(巴里長書)’이다. 파리장서는 1919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평화회의에서 산청출신 유학자인 면우 곽종석(1846~1919) 선생 등 유림대표 137명이 서명하여 한국의 독립을 호소한 2674자 독립청원서이다.

 

대한민국 유림 137명 서명 산청 출신 곽종석 선생 완성

독립선언서를 선포한 민족대표 33인 중 유림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천도교 대표 15, 기독교 대표 16, 불교 대표 2인이었죠. 오백 년 동안 유교를 국시로 한 국가의 유림으로서는 큰 수치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산청 유림독립운동기념관 관계자 박의동 씨가 파리장서 운동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유림은 고종의 국장 의례에는 의미를 두었으나,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어 만세 운동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때 심산 김창숙과 해사 김정호가 파리평화회의에 우리나라 유림대표를 파견하여 각 나라의 대표들에게 우리의 독립을 호소하고 공론을 확대시켜 우리나라의 독립을 확인시키도록 하자고 합의했다.

김창숙은 스승이었던 면우 곽종석 선생에게 독립청원서를 부탁했고, 곽종석 선생은 회당 장석영이 지은 독립청원서를 몇 차례 수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완성하였습니다. 독립청원서는 일제의 한국 주권 탈취 과정을 폭로하고, 식민 지배의 불법성과 한국 독립의 정당성을 주장하여 한국의 모든 계층이 독립을 열망하고 있음을 알리는 내용이었습니다.”



독립청원서 4개 국어로 번역, 각국 대표 등에 전달

이렇게 완성된 독립청원서는 영어·독일어·프랑스어·중국어 등 4개 국어로 번역하여 수천 부가 인쇄됐다. 신한청년당 대표로 뽑혀 이미 파리에 파견돼 있던 김규식에게 영어로 번역된 독립청원서가 전달됐고, 각국 대표와 외국 공관·국내 각지의 향교에도 배포됐다. 이후 일제는 유림의 만세시위 주동자를 붙잡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청원서의 존재를 알게 됐어요. 곽종석 선생은 독립청원서 주동자로 구속되어 대구 감옥에 수감되었고, 결국 병에 걸려 출옥 후 얼마 안되어 순국하셨습니다. 곽종석 선생을 선두로 청원서에 이름을 올린 많은 유림이 검거되어 옥고를 치렀고 서명자 이외 많은 인사들이 고초를 겪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독립청원서가 파리에 보낸 긴 편지라는 뜻에서 파리장서라고 명명되어 파리장서 운동으로도 불린다.

 

산청, 유림 독립운동 계승 위해 기념관과 기념비 세워

면우 곽종석 선생이 태어난 산청 남사예담촌에는 지난 2013유림독립운동기념관이 건립됐다. 또 지난 2018년에 파리장서 전문과 청원서에 서명했던 유학자 137명의 이름이 새겨진 파리장서 기념탑도 세워졌다. 유림독립운동기념관 바로 옆에는 면우 곽종석 선생 사후 후학들이 선생을 기리고 가르침을 전파하기 위해 지은 이동서당도 자리하고 있으며, 이 일원에 독립운동 100주년 기념 테마공원도 조성되어 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림의 독립운동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이곳에서 그들의 숭고한 희생에 다시금 감사드린다.

 

 

 

 

유림독립운동기념관

 

위 치 산청군 단성면 지리산대로2919번길 28-10

관람안내 오전 9~ 오후 6, 관람료 무료, 매주 월요일 휴관

문 의 055)972-8011 / http://namsayed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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