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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문화의 향기]고성오광대, 전통과 현대를 잇다

탈 많은 세상, 신명 나는 탈놀이 한판!!

 

 

경남 고성에는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탈놀이, 고성오광대가 있다. 탈을 쓴 광대가 세상사 희로애락을 춤사위에 실어 탈 많은 세상을 향해 벌이는 신명 나는 춤판이다. 고성오광대 탈놀이의 유구한 전통을 잇고 있는 ()고성오광대보존회(이하 고성오광대)를 찾아가 탈놀이의 멋과 흥에 빠져보자.

김미영  사진 김정민

 

 

고성, 춤판으로 물들다

고성읍 남해안대로에 자리한 고성오광대는 여름과 겨울이면 시끌벅적 춤판으로 물든다. 1964년 국가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된 고성오광대 탈놀이를 배우려고 전국에서 사람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고성읍은 한때 통영과 거제까지 포괄했을 정도로 컸다. 지금은 한적한 소읍(小邑)이 되었으나 고성오광대라는 문화적 전통을 오롯이 지켜왔기에 전국적 인지도만큼은 대단하다. 1970년대부터 전수한 고성오광대 탈놀이가 고성을 넘어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현재 전광열(58) 회장을 비롯해 이윤석 예능보유자와 전승교육사, 이수자, 전수자 등 30여 명의 회원이 고성오광대와 함께하고 있다.

 

세상사 희로애락을 춤사위에 실어

최민서(42) 사무국장은 고성오광대는 탈을 쓰고 춤을 추며 재담을 하는 공연예술이다. 다섯 과장으로 구성한 광대의 춤사위에 세상사 희로애락이 깃들어 있다고 설명한다. 다섯 과장은 불구의 문둥광대가 병마의 고통을 춤으로 승화시킨 문둥북춤 과장을 시작으로 말뚝이라는 민중의 대표를 내세워 신랄하게 양반을 조롱하는 오광대놀이 과장, 괴물 비비가 갖은 횡포를 일삼는 양반을 징벌하는 비비 과장으로 이어진다. 속세의 유혹에 빠진 파계승을 풍자하는 승무 과장, 처첩 관계에서 빚어지는 비극과 죽음에는 빈부귀천이 없다는 인생의 무상함을 그린 제밀주 과장으로 끝을 맺는다. 전체 공연 시간은 90분 정도이며 1년에 1회 정기 공연을 선보인다.

 

고성오광대 춤꾼을 만나 살아나는 탈

고성오광대 탈놀이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지는 오래됐으나 제대로 된 전수·공연 공간을 마련한 건 최근이다. 고성오광대는 2012년 전수교육관(949.86)에 이어 2013년 전수생활관을 짓고, 2020년에는 야외공연장을 갖추어 전승과 공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연습실에 들어서자 매끈한 바닥과 전신 벽 거울에 둘러싸인 공연 무대가 나타나고, 어딘가 과장되고 촌스럽기까지 한 탈을 마주하게 된다. 편한 연습복 차림의 춤꾼이 하나둘 모여들어 가벼운 동작으로 몸을 풀고 있다.

지난해 여름과 겨울 전수 교육을 끝낸 터라 현재 고성오광대를 활용한 창작극을 연습 중이다. 연희대본의 고어(古語)나 방언을 일상적인 대사로 바꾸고, 탈춤 기본동작 익히기를 넣어 자연스럽게 관람객의 호응을 끌어내는 구성이다.

연습 중인 할멈 속 탈 이야기는 제밀주 과장의 큰어미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창작극이다. 무대의상을 갖춰 입고 탈을 쓴 춤꾼을 만나니 힘없이 걸려 있던 우스꽝스러운 탈은 온데간데없다. 악사의 신명 나는 장단과 춤꾼의 춤사위에 한껏 흥이 올라 마치 살아있는 얼굴처럼 생기가 돈다. 탈과 한 몸이 된 춤꾼의 힘찬 몸짓과 순간순간 변하는 표정으로 무대를 휘어잡는 효과가 극적이다. 들썩들썩 어깨춤이 절로 나며 어느새 신명 나는 춤판에 동화되는 기분이다.

 

원형의 보존과 현대적 감각의 문화가치 전파할 것

고성오광대는 고성군의 지원과 전수관 지원금 및 공모사업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전통문화 원형 보존의 길은 과거의 문화로 치부하는 무관심의 영역이자 경제적 어려움이 뒤따른다.

그러나 고성오광대가 춤꾼과 관객들이 어우러지며 삶의 고단함을 털어냈듯 이들도 탈광대의 숙명을 거스르지 않는다. 고성오광대 원형의 보존과 계승을 위한 고된 전수 과정을 마다지 않고, 현대적 재해석을 통한 관객과의 소통을 이어가며 저변확대에 힘쓰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를 징벌하는 신명 나는 고성오광대 탈놀이판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벌어지기를 기대해본다.

 

 

()고성오광대보존회

위치  고성군 고성읍 남해안대로 2571

문의  055) 674-2582, 070-8814-2582 

       www.ogwangda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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