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경남

여행스케치

여행스케치

[경남의 천년여행, 고사찰을 찾아서] (2) 겨울 통도사 & 통도사가 내려다보이는 봉화봉 산행

명예기자 리포트g 

경남의 천년여행 고사찰을 찾아서 겨울 통도사와 통도사가 내려다보이는 봉화봉 산행 

사찰이 위치한 산의 모습이 석가모니가 법화경을 설파한 인도산의 영취산과 통한다(此山之形通於印度靈鷲山形) 하여 '통도사'라 불리는 양산 통도사는 우리나라 삼보 사찰(삼보三寶는 글자 그대로 세 가지 보배라는 뜻으로 불교에서는 불보佛寶, 법보法寶, 승보僧寶를 가리킨다. 우리나라에서 삼보사찰은 양산 통도사, 합천 해인사, 순천 송광사 셋을 가리킨다)중 하나이다. 부처의 법신(法身)을 상징하는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불보사찰 통도사는 1년 내내 불자뿐 아니라 여행객들로 넘쳐 나는 곳이지만 2월부터 3월 초순까지 통도사로 진한 매화 향기가 퍼질 무렵이면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경남의 천년여행 고사찰을 찾아서 겨울 통도사와 통도사가 내려다보이는 봉화봉 산행통도사 영취매 - 흔치않은 겹꽃이라 유달리 색이 진하다경남의 천년여행 고사찰을 찾아서 겨울 통도사와 통도사가 내려다보이는 봉화봉 산행영각 앞 자장매

천왕문을 지나 오른쪽으로 돌면 분홍빛의 매화를 만날 수 있는데 이 매화가 '영취매'이다. 영취매는 홑겹이 아닌 겹꽃이라 유달리 색이 진해서 이른 봄날 통도사 경내로 들어온 이를 그 붉은 빛과 향내로 묶어 버리니 발걸음을 쉬이 옮길 수가 없게 만든다. 겨우 숨을 진정시키고 영각 앞으로 시선을 돌리면 이번에는 노란 꽃밥과 붉은 꽃잎이 조화를 이루는 진분홍색 홑꽃인 자장매와 마주하게 된다. 자장매 아래에서 소원을 빌면 좋은 일들이 한 해 동안 꽃길처럼 열린다하여 사진가들뿐만 아니라 소원을 빌고자 하는 일반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경남의 천년여행 고사찰을 찾아서 겨울 통도사와 통도사가 내려다보이는 봉화봉 산행눈 내린 통도사 경내

조금 성급할 것도 같은 매년 1월 말부터 이 아름다운 매화를 보고자 많은 이들이 통도사를 찾지만 아마 최고의 시기는 겨울비 혹은 봄비와 함께 꽃샘추위가 기승부리는 날일 것이다. 양산에서도 가장 외곽으로 울산과 경계 지역에 위치한 통도사는 양산과 울산 시내에 겨울비가 내리는 날이면 거의 예외 없이 눈이 내리는 곳이니 1월말부터 3월초까지 양산에 비 소식이 있다고 하면 새벽부터 통도사는 설중매를 사진으로 담거나 보려는 이들로 가득하다. 겨울철 눈 내리는 산 속 절이야 강원도 지방으로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다지만 수줍게 피어난 매화 위로 하얀 눈이 꽃가루마냥 떨어지는 풍경은 따듯하면서도 동시에 차가운 겨울을 보내는 경남 지방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니 눈이 흔한 강원도나 경기도 지방에서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오히려 경남으로 내려오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점이 있긴 하다. 이 시기 새벽 혹은 이른 아침에 내리는 대부분의 눈은 서서히 온도가 오르는 오전 중으로 비로 바뀌어 내리기 시작한다. 소복이 꽃잎 위로 쌓여 가던 눈이 어느새 녹아버리고 하얀 경내도 점점 황톳빛으로 변하기 시작하니 이른 봄날 아침에 잠시 꿈을 꾼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경남의 천년여행 고사찰을 찾아서 겨울 통도사와 통도사가 내려다보이는 봉화봉 산행통도사 경내에 눈이 비로 변해 내리더라도 통도사 주위의 산은 여전히 눈으로 가득하다

눈이 비로 변할 때 좀 더 귀한 풍경을 눈과 맘에 담고자 하는 이라면 통도사 주위의 산을 오르는 것이 으뜸이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다가 오른다면 새하얀 눈꽃 산행과 더불어 눈으로 덮인 통도사 모습까지, 평소 보기 힘든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경남의 천년여행 고사찰을 찾아서 겨울 통도사와 통도사가 내려다보이는 봉화봉 산행10여분 정도만 오르면 본격적인 눈꽃산행을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통도사 입구에서 오르는 '봉화봉' 산행이 제격이다. 보통 봉화봉 산행은 통도사 입구에서 감림산(봉화봉) 정상을 지나 서운암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일반적인데 눈을 가득 보고자 오르는 눈꽃 산행일 경우는 정상을 지나 굳이 서운암까지 갈 필요 없이 본인이 원하는 만큼만 오르다 다시 돌아오더라도 충분하다.

 

경남의 천년여행 고사찰을 찾아서 겨울 통도사와 통도사가 내려다보이는 봉화봉 산행비가 내리면서 아래에는 눈이 녹지만 위로는 여전히 설산이다경남의 천년여행 고사찰을 찾아서 겨울 통도사와 통도사가 내려다보이는 봉화봉 산행g20여분 산행이면 봉화봉 정상에 못 미쳐 통도사가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공간이 나온다

겨울 눈 내린 통도사를 왔다가 개인적으로 반드시 봉화봉(감림산)에 오르는 이유 중 하나는 20여분만 오르면 통도사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장소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10여분 정도 오르면 경남에서 만나기 힘든 하얀 눈꽃을 바라보며 산행을 하는 것이라 힘들 여가가 없을 뿐더러 조금만 더 오르면 눈꽃 터널이 끝이 나고 통도사 전경이 순식간에 눈에 들어온다.

 

경남의 천년여행 고사찰을 찾아서 겨울 통도사와 통도사가 내려다보이는 봉화봉 산행g봉화봉 가는 길에서 만난 감림산 '합장바위'경남의 천년여행 고사찰을 찾아서 겨울 통도사와 통도사가 내려다보이는 봉화봉 산행초여름 합장바위에서 바라본 통도사 전경경남의 천년여행 고사찰을 찾아서 겨울 통도사와 통도사가 내려다보이는 봉화봉 산행겨울 합장바위에서 바라본 눈 내린 통도사 전경경남의 천년여행 고사찰을 찾아서 겨울 통도사와 통도사가 내려다보이는 봉화봉 산행통도사 설경이 그야말로 절경이다

봉화봉 가는 길에 여러 바위 전망대가 있지만 합장바위라 알려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통도사 풍경은 그야말로 탄성이 절로 나오는 풍경이다. 초여름 싱그러운 풍경이나 울긋불긋 단풍 든 가을도 좋지만 영축산부터 통도사까지 새하얗게 변한 겨울 풍경은 부지런한 자만이 만날 수 있는 최고의 풍경이다. 유독 눈이 없던 이번 겨울에 생각보단 이른 1월 말에 큰 눈이 경남 곳곳에 내렸다. 양산 시내는 비가 내렸지만 통도사는 어김없이 큰 눈이 내려 아침 일찍 부지런히 통도사로 몰려든 이들을 기쁘게 만들었다. 예년 날씨를 비추어 보자면 3월 초.중순까지는 한두 번 통도사에 눈이 더 내릴 것이다. 꽃샘추위와 함께 도심에 봄비가 내리는 날, 양산 통도사만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길 바란다.

명예기자 장원정
 

[경남의 천년여행, 고사찰을 찾아서] (2) 겨울 통도사 & 통도사가 내려다보이는 봉화봉 산행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경남의 천년여행, 고사찰을 찾아서] (2) 겨울 통도사 & 통도사가 내려다보이는 봉화봉 산행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목록
월간 인기 기사
최근기사
경남소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