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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군인 그리고 어부의 바다

통영의 바다를 거닐다

명예기자 리포트

통영의 바다를 거닐다g통영우체국 앞 조형물

 


[명예기자 황선영]어디에나 있는 우체국과 우체통이 보입니다. 이 시를 읽은 많은 사람들은 우체국으로 달려가 편지를 부쳤겠지요. 통영의 바다를 돌아보는 여행은 이곳에서 시작합니다. 

 

통영의 바다를 거닐다g삼군수군통제사들의 공적비가 모여 있다.


시인이 태어난 통영은 원래 무인들의 고장입니다. 통영이란 지명 자체가 “삼군수군통제영”이 있던 곳임을 알려주지요. 이 통제영을 지휘하던 사령관은 바로 “삼군수군통제사”인데 제 1대 삼군수군통제사는 우리가 잘 아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입니다. 세병관 올라가는 길에는 역대 삼군수군통제사를 기념하는 비석들이 서 있습니다.  

 

 


통영의 바다를 거닐다세병관 전경


세병관은 보기만 해도 압도당하는 덩치를 지닌 건물입니다. 조선의 바다를 관장하는 삼군수군통제사라는 직책에 어울린다고 할까요? 이곳에서 통제사는 수군을 지휘하며, 전란을 대비했을 것입니다. 충무공의 후예들의 역사는 지금도 계속됩니다. 해군에 근무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외우는 “해군의 다짐”은 이렇게 시작하지요. “우리는 명예로운 충무공의 후예이다.”

 

통영의 바다를 거닐다g통영의 바다를 거닐다g통영 12공방 전통공예품전시장


수군이 이곳에서 대대로 터를 잡으면서, 통영의 공방도 발전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수군에서는 다양한 품목의 군수품을 필요로 했습니다. 화포를 만들어 쓰니 금속가공기술자가 필요하고, 장병들의 가죽신을 만들어 쓰니 가죽장인이 필요한 이치입니다. 수군이 사라진 후에도 장인들은 남아 통영사람들이 필요한 공예품을 생산했지요. 그것이 바로 통영 12공방입니다.

 통영의 바다를 거닐다통영 강구안 골목


“새벽녘의 거리엔 쾅쾅 북이 울고/ 밤새껏 바다에서 뿡뿡 배가 울고/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다.” 시인 백석의 “통영2”라는 시의 한 구절입니다. 백석이 통영을 찾은 이유는 이곳에 사는 여인 “난” 때문이었습니다. 러브스토리는 잘 풀리지 않았지만, 그때 시인이 본 통영의 바다는 시가 되어 전합니다. 백석이 머물었던 곳이 이 골목이었을까요?  

 

통영의 바다를 거닐다통영의 바다를 거닐다강구안 항구로 나서니 거북선이 눈에 띈다.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은 함대의 선봉장으로 많은 공을 세웠습니다. 조선의 함선인 판옥선에 지붕을 씌우고 그 지붕 위에 철갑을 두른 형태이지요. 적의 활과 조총을 막아주니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적이 배에 오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철갑을 두른 지붕 위에는 날카로운 가시를 부착했지요. 이제 이 바다에 떠 있는 거북선은 함선이라기보다, 관광명소에 가깝습니다. 이렇게 역사를 기억하려는 통영사람들의 마음이겠지요. 

 

통영의 바다를 거닐다통영중앙전통시장


항구에 붙어 있는 통영중앙전통시장으로 향합니다.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라는 것이 전통시장이지만, 한 바퀴 돌면 그 고장에서 가장 풍성한 산물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곳입니다. 어부들이 아침에 배로 실어온 해산물이 가득합니다. 썰어서 한 점 회를 먹어도 좋고, 남은 뼈로 매운탕을 끓여도 좋을 것입니다. 주당이라면 한잔 술이 곁들여도 좋습니다. 

 

통영의 바다를 거닐다g통영의 바다를 거닐다통영의 바다를 거닌다.


식사를 마치고, 바다를 따라 걷습니다. 정박한 배들 위로는 갈매기가 보입니다. 햇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주민들이 손질된 물고기를 말리고 있습니다. 넓고 깊은 바다는 여러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바다를 지키려 했던 군인도 있고, 바다를 보며 시를 노래했던 시인도 있습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던 어부와 전통공방의 장인들도 있지요. 이야기를 담은 바다를 거닐며 통영을 돌아봅니다.

명예기자 황선영
 

시인과 군인 그리고 어부의 바다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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