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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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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여행/소설 토지의 고장) 아름다운 가을의 걸음으로 즐길 수 있는 하동 동정호로 오세요

온라인 명예기자단 조윤희



 

10월은 왠지 마음에도 길이 있는지 파란 하늘을 따라 구름을 따라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것 같습니다. 하동에서의 하루 또한 어쩌면 그런 마음을 따라 지인과 함께 찾은 게 아닌가 싶어지네요.

유독 바람이 세게 불었던 가을의 하루였던 하동 동정호에서의 산책을 들여다 보실까요?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305-2에 있는 하동 동정호에 대한 사전 지식 하나 없이 찾은 곳이라 그런지 새하얀 도화지에 호수와 나무 바람 하늘 구름이 한꺼번에 완성된 채 제 시선 앞에 다가와 감동으로 만나게 했답니다.

저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감탄사가 마치 녹음기를 재생시킨 것 같았다죠.

 


 

습지보호지역 미지정 습지 중 생태적으로 보전 가치가 있는 습지를 대상으로 '도 대표 우수 습지'2019년부터 지정되고 있는데, 2019년 합천 정양늪, 2020년 함안 질날늪, 2021년 창원 주남저수지와 거제 산촌습지가 지정되었다고 해요.

함안 뜬늪과 함께 2022년 경상남도 우수 습지로 선정된 동정호에 가을이 한껏 묻어나는 색이 머물러 있으니 이런 사실조차 감성이 되어 바라보게 하는 것 같더군요.

 


 

특히 경남도 습지보전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선정되는 도 대표 우수 습지 지정 과정에서 심의 위원 만장일치로 지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동정호는 지정일로부터 향후 3년간 도비 1억 원을 비롯해 자연보전 분야 국도비 보조사업 예산 우선 지원 혜택을 받게 된다고 하니 대단하지요?

, 그럼 저와 함께 동정호를 노량 노량 산책해 보실까요?

 


 

수형이 유난히 아름다운 나무를 담으면서 2020년 두꺼비 생태이동통로생태 산책로두꺼비 탐방로 등이 포함된 연면적 196m² 규모의 생태습지원으로 조성된 이곳이 온전히 양서파충류 주요 서식지이자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남생이수달 등이 서식하는 서식지라고 하니 이곳을 잘 지켜나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해집니다.

 


 

지리산과 섬진강을 잇는 평사리 들판에 있는 동정호와 주변 생태습지를 포함한 동정호는 논-하천-산지를 연결하는 핵심 서식지로 가치가 있고 금개구리, 남생이 등 멸종위기종이 다수 서식하고 있으며, 특히 수상과 육상을 잇는 먹이사슬의 중요한 고리로 생태계 지표종인 두꺼비 서식처인 늪지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에 정자가 있어 다가갔었답니다.

 


 

중국 당나라 때의 대시인이자 시성으로 불렸던 두보(杜甫)’가 유배 중에 중국 동정호(洞庭湖)의 악양루에 올라서 지은 등악양루(登岳陽樓)’라는 시가 있었다는 것을 떠오르게 하는 악양루(岳陽樓)에 저도 올라가 봅니다.

 

예부터 동정호를 들어왔건만 (昔聞洞庭水 석문동정수)

오늘에야 악양루에 올랐네. (今上岳陽樓 금상악양루)

오와 초 땅은 동남으로 갈라져 있고(吳楚東南坼 오초동남탁)

하늘과 땅은 밤낮으로 (동정호에) 떠 있네. (乾坤日夜浮 건곤일야부)

친척과 벗은 한 글자(편지 한 장) 없고 (親朋無一字 친붕무일자)

늙어 병든() 외로운 배만 있네.(老病有孤舟 노병유고주)

고향 산 북녘은 난리 중이라 (戎馬關山北 융마관산북)

난간에 기대어 눈물만 흘리네. (憑軒涕泗流 빙헌체사류)

 

ㅡ 두보(杜甫)의 등악양루(登岳陽樓)

 


 

동정호가 위치한 악양은 중국의 악양과 지형이 비슷하게 닮았다고 하여 나당 연합군의 당나라 장수인 소정방이 이름 붙였다고 하지요. 지리산의 줄기들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고, 넓은 호수가 있어 소정방의 눈에 언뜻 중국의 악양이 보였을까요?

악양루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정경이 아름다운 그림이 되어 허한 마음까지 채우는 것 같습니다.

 


 

1길이의 호수 둘레를 따라 설렁설렁 걷기 좋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호숫가에 운치 있게 늘어선 메타세쿼이아 숲과 가을바람에 한들거리는 왕버들 숲이 산책의 묘미를 더하는 동정호는 하트 모양 출렁다리, 천국의 계단, 나룻배 등의 포토존이 있어 출사 여행을 즐기기도 괜찮은 곳이어서 이 가을 사진을 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서 바라보는 뷰가 모두 하나의 프레임이 되어 담기니 걸을 때마다 설렘은 꼬리표처럼 가슴을 두드려대는 듯합니다.

햇살에 부딪혀 빛나는 물은 또 어떻고요. 윤슬 또한 사랑으로 다가오는 이곳에서 동정호의 가을에 푹 빠지네요.

 


 

동정호의 가을을 더 품격있게 높여주는 섬.

그 섬 안에 조성된 핑크뮬리가 입소문이 나면서 섬을 찾으려는 사람들 덕분에 동정호가 바빠지고 있는 요즘인 것 같아요.

 


 

동정호의 마스코트인 하트 출렁다리와 연결된 섬을 멀리서 볼 때도 좋았지만 섬 안으로 들어서니 더 좋았답니다. 가을의 기우는 햇살이 부드럽게 핑크뮬리 위에 빛을 나눠주고 있으니 시라도 외우든지 시집이라도 꺼내 낭독을 하든지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에 심장이 춤을 추더군요.

 


 

섬 중앙 부분에 대나무로 만든 의자들이 있는 것을 보고는 얼른 다가갔지요.

의자가 누우라고 누우라고 핑크뮬리 군락 안에서 유혹을 하고 있지 않았겠어요?

 


 

등에 울러 맸던 무거운 렌즈 배낭을 내려놓고는 주위 시선이 좀 없을 때 후딱 대나무 의자에 눕지 않았겠어요? 어찌나 편하던지... 다리 꼬고 누워 뮬리의 군무에 취해봅니다.

 


 

'뮬렌버기아카필라리스, 카피라리스, 큘렌버기아, 분홍쥐꼬리새, 털쥐꼬리새, 분홍억새'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핑크뮬리는 다년생의 잔디의 일종으로 어느 때부턴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가을 모델이 되고 있네요.

 


 

미국의 서부나 중부의 따뜻한 지역의 평야에서 자생하는 여러해살이풀이지만, 습한 기후, 더위, 가뭄 등을 잘 견딜 수 있고, 겨울을 날 수 있으며, 여름에는 푸른 빛의 잎, 가을에는 분홍빛에서 자줏빛의 꽃차례가 아름답기 때문에, 조경용으로 식재되고 있는 핑크뮬리의 꽃말은 '고백'이랍니다.

 


 

길지 않은 길이지만 걸음을 옮길 때마다 흔들리는 하트 다리를 사랑하는 연인, 가족들의 손 잡고 걷는 모습이 예뻐서 이 다리를 들어왔다 나가는 모든 이들의 사랑이 아름다운 결실 되어 품에 안겨 참 아름다운 날들의 오늘이 곱게 추억되기를 바랐네요.

 


 

하늘과 더 가까울 것 같아 하늘바라기를 하게 되는 것인지, 하나님이 허락하신 마음 때문인지 사람들의 걸음은 위를 향하고 잠시 머문 그 위에서의 자신을 담기도 하려는 의지처럼 천국의 계단이라는 이름으로 친근히 자리 잡고 있더군요.

, 저도 인증샷을 남기긴 했답니다.

 


 

박경리 선생의 소설 토지의 무대인 악양면 평사리 들판은 가을철 하동 여행 1번지로 손꼽히지요. 섬진강 하류가 풀어놓은 83만 평의 대지가 온통 황금색으로 일렁이는 진풍경을 볼 수 있는데, 섬진강 물이 거꾸로 넘쳐 드나들었다 해서 평사리 들판을 무딤이 들이라고도 부른다는군요.

 


 

많은 문인들을 배출해 내고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가 된 문학의 수도이기도 한 하동의 악양면 평사리 평야 가운데 보이는 두 그루의 소나무가 다정하게 붙어 있는데 부부송이라고 불리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나무에 서희와 길상의 이름을 붙여 부른다고 하니 소설 '토지'는 소설을 벗어나 삶 속에 녹아버린 현실이 된 것 같습니다.

 


 

하동의 악양은 참 아름다울 수밖에 없을 것 같군요.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중국의 대표적인 절경이 있는 악양의 지명을 그대로 사용했을까 싶어지니 말이지요.

풍수지리에서 배산임수의 조건을 갖추되 지리산이 말발굽 형태로 감싸 아늑함을 주면서 악양으로 들어서는 길은 섬진강과 나란히 이어지며, 산과 강, 들판이 하나같이 미()를 갖추고 있으니 더 아름답게 와닿을 수밖에요.

 


 

홍수 때 만들어진 모래와 진흙이 섬진강물에 실려 오다가 물의 흐름이 느려지는 곳에 쌓이면서 자연제방을 만들고, 그 만들어진 자연제방은 섬진강의 물길에서 둑의 안쪽에 고립된 호수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동정호이며 동정호 주변에 조성된 평사리 평야가 있고 이 모든 것을 끌어안고 있는 평사리는 문학의 풍요와 문명의 발달을 이끌어 내었지요.

 


 

점점 가을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짧기에 더 사무치는 계절이 채 지나가기 전에 하동의 가을을, 동정호에서 곱게 엮어가시기를 바라며, 토지가 만들어낸 문학의 손짓에 얼른 만나러 오세요.

어서 어서요~~~

 


 

(하동 여행/소설 토지의 고장) 아름다운 가을의 걸음으로 즐길 수 있는 하동 동정호로 오세요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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