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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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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벗 삼아 책을 읽다

밀양 토끼와 옹달샘 숲속도서관

안태공원의 여유 

 

5월의 햇살은 따뜻했다. 가로수길 아래 그늘진 숲은 절로 삶의 여유로운 쉼을 주었다. 밀양 삼랑진역을 지나 안태호로 가는 길 위에서 뭔가의 설렘으로 내 달렸다. 

안태호를 품은 공원은 여유로움에 가득 찼다. 

천태산 아래 동화 속 이야기에 나올 것 만 같은 숲속도서관이 있다. 오월을 벗어난 숲 속 공간은 그리운 보랏빛 오동나무 꽃이 졌고 매실은 산책 주변을 배회했다. 

 

토끼와 옹달샘 숲속도서관 

 

삼량진읍 행곡리 천태산 아래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옹달샘이 있는데 예전에는 이곳의 주민이 약수터로 이용했다고 한다. 동요 속에 나오는 가사처럼 도서관 이름도 참 예쁘게 지었다. 

새벽에 눈 뜨면 늘 있고 물만 먹고 가지만 늘 반겨주는 옹달샘 같은 곳이다. 

 

새벽에 토끼가 눈 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 

 

동화 같은 궁전 모양의 숲속도서관 ‘본관’ 

 

(주)큐라이트의 최헌길 대표와 (사)한국독서문화재단 이기숙 이사장 부부가 2012년에 조성한 도서관이다. 

최 대표는 책에 대한 특별한 경험이 도서관과 독서경영으로 이어졌는데요 

불우했던 어린 시절에는 ‘빨간 머리 앤’이라는 책을 통해 꿈과 희망을 키웠고 사업을 하게 된 성인 시절에는 경영 서적을 통해 얻은 지식과 정보가 34년간의 기업 경영에 큰 도움을 주어 지금의 독서경영으로 이어진 힘이었다고 전한다. 

최 대표는 자연 그대로의 자연을 살려 인위적인 요소가 없는 자연 속에서 책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공간인 숲속도서관을 그려 보고자 노력했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옛 동산에서 뛰어놀던 어린 시절의 동심을 떠올려 볼 수 있다. 

본관은 책을 읽기도 하지만 교육, 워크삽, 발표회 등 다양한 독서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숲속도서관에서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2층 다락방에서는 낭만적으로 책을 볼 수 있다. 

 

현재 성인도서와 아동도서가 1만 여권이 비치돼 있으며 성인도서에 포함된 2천여 권의 경제 경영 도서는 독서경영에 이용되고 있다. 

따뜻한 온돌방에서 책 속에 빠지다 보면 동화 같은 이야기가 펼쳐질지 모를 것 같은 이곳의 분위기는 특별함이 있음에 더욱 오래 머물고 싶다. 

 

본관 옆 다실 겸 음악감상실에서는 녹차, 보이차, 발효차 등 여러 가지 차와 다구가 비치돼 있어 차를 마시며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전통 생활품 전시관은 전통 생활품과 아동도서가 비치돼 있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숲속도서관의 매력은 산책로에서 만나는 작은 도서관이다. 원두막이나 방갈로처럼 조성되어 숲과 새들과 바람소리, 그리고 사람과의 정을 벗 삼아 자연스럽게 책 읽은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고전문학 방갈로에는 고전문학 도서 700여 권이, 시 원두막에는 시집 500여 권이, 수필 원두막에는 수필집 400여 권이 장르별로 구분되어 좋아하는 공간에서 그저 책 한 권의 음미를 누릴 수 있어 마음 한 가득 피어오르기에 충분하다. 

 

시 원두막에서는 한국독서문화재단 독서동아리 ‘꿈꾸는 기차 독서모임’ 회원들이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 책 내용 중 삶과 죽음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독서모임의 한 회원은 “계절마다 새롭고 공간이 주는 따뜻함이 자연스럽게 책 읽기도 여유로움의 산책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라 매년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나무에 걸려있는 시를 읊조리며 자연과 함께 동화되는 잠깐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이곳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시화’와 자연을 보면 시적 감수성을 자극한다.

 

고전문학, 시, 수필 등과 같이 장르별로 구분하여 자기가 좋아하는 원두막에 앉아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여유를 즐겨보는 것은 하나도 어색하지 않다. 

5월의 수필 원두막에서는 탐스럽게 매실이 익어가고 시 원두막 아래는 느티나무가 있고 그 옆에 옹달샘이 있다. 고전문학 방갈로는 고전문학의 멋스러움의 향기가 소박함으로 전해져 온다. 

이곳에 방문한 한 손님은 “책을 읽으러 왔지만 자연에 취해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고” 말한다. 

 

수필 원두막과 고전문학 방갈로 

 

한국독서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독서캠프는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교육, 문화 단체에서 비정기적인 행사를 열어가고 있다. 

앞으로는 자주 방문하는 분들을 중심으로 모임을 구성하여 다양한 문화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야외 독서 시설을 좀 더 확충하고자 시화 그늘막과 다래 그늘막에 미니 책장을 추가해서 신간도서를 비치하여 책 읽는 분위기를 장려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소나무 정자에 오르면 숲속도서관을 한눈에 담아볼 수 있다. 

 

 숲속도서관은 사원연수원으로 시작했지만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그저 자연을 벗 삼아 여유를 머금고 지식을 꺼내 한 모금의 인생을 보는 숲속도서관이 봄날의 추억처럼 언제나 떠올려진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자연에서 책과 함께 하루의 문학인으로 스며들고 싶을 때, 아이와 함께 자연을 느끼며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을 때 토끼와 옹달샘 숲속도서관이 제격이다. 

 

토끼와 옹달샘 숲속도서관 

경남 밀양시 삼량진읍 행곡로 220 , 055-354-6688
 

 

 

자연을 벗 삼아 책을 읽다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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