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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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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에서 토종쌀 재배하는 농부 우봉희 씨

경남에서 토종쌀 재배하는 농부 우봉희 씨


경남에서 토종쌀 재배하는 농부 우봉희 씨3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다. 배고플 때, 반찬이 많이 없어도 따끈따끈한 흰쌀밥만 있으면 한 그릇 뚝딱이다. 수천 년 동안 쌀로 밥을 지어먹은 민족답게 쌀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오는 11일 농업인의 날을 앞두고 나름의 철학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농업인을 만났다.

우리나라 토종쌀을 보고 첫눈에 반해 경남에서 토종벼 40여 종을 키우고 있는 농부 우봉희(48) 씨다.  

 

농업을 사랑한 청년, 토종쌀에 반하다

우봉희 씨는 창원 동읍에서 나고 자랐다. 평생 숙명처럼 농사를 지어온 부모님은 자식들은 번듯한 직장에서 힘들지 않게 일하길 바라셨다. 2남 4녀 중 막내였던 그를 위하는 부모님의 마음은 더욱 애틋했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 농업이었어요. 그런데 부모님께서는 농사는 힘들다고, 돈이 안 된다고 직장 생활을 하길 바라셨죠.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 생활도 했지만 농사를 짓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들었어요. 결국 33살 때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감농사를 시작했습니다.”

 

3년간 감농사를 하다가 수익이 좋지 않아 벼농사로 전환한 그는 토종쌀을 처음 접하고 그 매력에 푹 빠졌다.

 

“토종쌀 색깔이 오방색이에요. 청색, 적색, 백색, 흑색, 황색 5가지입니다. 너무 이쁘고 특이해서 마음이 확 가더라고요. 다른 사람과는 좀 차별화된 벼농사도 짓고 싶어 토종쌀 농사도 함께 시작했습니다.”

 

2014년부터 자연농법으로 토종쌀 재배

지난 2014년부터 토종벼 농사를 시작한 우 씨는 지금까지 약 200여 종의 토종벼를 재배했다. 그는 첫해 농사가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3만 평 벼농사 중 3~4000여 평에 토종벼를 심었어요. 무비료, 무농약, 무제초제. 이렇게 3가지를 실천하는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지었죠. 토종벼는 다수확, 대량 생산이 안돼 사람 손으로 일일이 해야 해요. 모내기와 벼 베기도 손으로 해야 하고, 탈곡도 직접 해야 하죠.”

 

그는 자연농법으로 짓는 벼농사는 기다림의 시간도 꽤 길다고 설명했다. 비료와 제초제로 찌든 땅이 땅심을 회복해 다시 건강해지려면 약 5년이 걸리기 때문이란다.

 

“땅이 회복하는 동안 벼도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애를 많이 씁니다. 첫해에는 벼가 비실비실해서 못 봐줄 정도로 애처롭지만, 그걸 이겨내고 5년이 지나면 벼는 잘 자라고, 씨알도 굵어져요. 그렇게 잘 자라는 토종벼는 그대로 두고, 이겨내지 못하는 벼는 다른 종류로 바꿉니다.”

 

‘전국토종벼농부들’ 정회원이기도 한 그는 매년 30~40종의 토종벼를 재배한다. 첫해에는 약 200만 원을 주고 토종 볍씨를 구입했지만 지금은 ‘전국토종벼농부들’회원들과 볍씨를 서로 교환하고 나눈다. 전국적으로 토종벼를 연구하며 재배하는 이는 약 200명 정도다.

 

“지역마다 그 지역 생육환경에 맞는 벼가 있어요. 그걸 정확히 모르니 전국에 있는 토종벼 농부들과 서로 교환하며 지역에 맞는 벼를 찾고 있죠. 지난 7년 동안 지어보니 4종의 토종벼가 대산면에 맞더라고요.”

 
경남에서 토종쌀 재배하는 농부 우봉희 씨4 

 


우리나라 토종벼는 1451종

1911~1913년 한반도 토종벼를 조사한 책 <조선도품종일람>에 따르면 우리나라 토종벼는 총 1451종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는 토종쌀과 개량종 쌀은 확연히 차이점이 난다고 했다. 가장 먼저 토종쌀은 ‘까락’이라는 것이 있다. 까락은 벼나 보리에 털처럼 자라난 것을 말한다. 까락은 벼의 온도와 수분을 조절하고, 해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또 야생 상태에서 종자를 퍼뜨리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까락이 있으면 탈곡 과정이 불편하고 번거로워 대부분의 개량종에서는 까락을 볼 수 없다. 또 다른 차이점은 키다. 개량종에 비해 토종벼는 키가 크다. 다른 풀과의 경쟁에서 햇빛을 더 받기 위해 키를 키웠고, 더불어 화학비료가 없던 시절 땅의 양분을 최대한 얻기 위해 뿌리를 깊이 내린 영향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토종벼는 고향과 이름이 있다. 해당 품종을 재배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이름을 붙이게 된 경우가 많다. 흑갱은 검은 수염, 북흑조는 북방지역에서 키우는 검은색 벼 등 그 이름을 통해 특성이 나타난다.

 

“400~500년 된 토종벼, ‘전통벼’로 불리기를”

그는 매년 종자가 다른 토종벼 농사를 지으며 토종벼 크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했다. 토종벼를 키우는 농부답게 벼 수확이 끝난 겨울이 되면 토종벼 공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 토종벼를 공부할수록 토종벼가 ‘전통벼’로 불렸으면 한다고 했다.

 

“요즘 사람 대부분이 먹는 개량종 쌀은 약 20~30년 정도 됐어요. 토종벼로 불리는 전통벼는 최소 400~500년이 되었죠. 문헌을 통해 그 기간을 짐작하지만 천 년 이상 된 것도 있다고 봅니다. 식물은 1년 동안 자기가 겪어왔던 것을 자기 새끼인 씨앗에게 줍니다.

 

전통벼는 그걸 400년 이상 반복한 거죠. 그만큼 오랜 기간 우리나라 땅에서 적응했고, 외부환경에 대한 저항력이나 균을 이겨낼 수 있는 힘도 토종이 훨씬 좋아요.”

 

인간과 자연의 건강한 공존 위해 ‘식물복지’ 절실

그는 식물복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동물복지는 들어봤어도 식물복지는 처음 듣는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농약을 치지 않고, 화학비료를 쓰지 않아요. 또 완전히 발효되지 않는 퇴비를 쓰지 않고, 제초제를 쓰지 않아요. 그것이 바로 식물복지”라고 설명한다. 땅도, 식물도, 동물도, 사람도 모두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식물복지가 꼭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하는 그는 작은 희망도 전했다.

 

“식물복지로 농사지은 농작물을 많은 분들이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5살에서 16살 아이들이 국가의 미래잖아요. 우리나라가 건강하려면 어린 친구들이 건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린 학생들이 건강하게 농사지은 쌀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경남에서 토종쌀 재배하는 농부 우봉희 씨5


 

 

(경남공감 2021년 11월호) 배해귀  사진 김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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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에서 토종쌀 재배하는 농부 우봉희 씨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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