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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기억이 담긴 과거의 흔적을 보다, 국립진주박물관 전시회

온라인 명예기자단 신정현

신정현 

 

최근 덥고 변덕스러운 날씨로 인해 실내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만 찾다보니 전시회가 열리는 박물관, 미술관 등에 자주 다니고 있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이래저래 정신이 없어 전시회의 '전'자도 생각하기 힘들었는데, 의도치 않게 생긴 시간적 여유 덕분에 저도 모르는 사이에 도시 곳곳에서 열리는 유익한 전시회를 즐겨 다니고 있는 요즘입니다.

 

 

 

 

 

지난 8월 16일, 8.15 광복절을 맞이해 국립진주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2개를 보고 왔습니다. 상설전인 ‘임진왜란'과 관련된 전시와 특별전인 ’애국계몽의 두 갈림길 - 안중근과 강상호 특별전시'를 보고 왔는데요, 해당 전시가 열리고 있는 위치의 구조가 임진왜란>특별전 순서로 볼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었기에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가지고 오셔서 이 흐름을 따라 전시를 즐겨 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국립진주박물관은 진주성 안에 위치하고 있어, 진주성과 그 일대를 기분 좋게 산책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혼자 방문해서 심적으로 무척 여유로운 상태여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전시를 관람하고 진주성 일대를 걸어다녔을 때 무척 편안하고 아늑했습니다. 하지만 진주시민이 아니라면 박물관 관람을 위해 진주성 입장요금이 필요합니다.

 

관람시간 : 09시 00분 ~ 18시 00분
입장마감 : 17시 30분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휴관

 

 

 

 

 

참고로 대부분의 시설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일정 소수의 인원만 받는 예약제로 운행되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 및 방역 수칙도 잘 지키며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국립진주박물관도 마찬가지이니 이점 참고하시어 미리 예약 후 현재 열리고 있는 특별 전시회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현장예매 또한 가능하나 시간당 소수만 받고 있으니 인터넷 예약을 추천드립니다)

 

예약 후 방문하셨다면 안내직원분께 확인을 받고 입구 기준 오른쪽 전시실 입구로 들어서면 됩니다. 1층에서 2층, 그리고 다시 1층으로 이동하며 전시회를 즐기실 수 있답니다.

 

 

 

 

 

전시실 입구, 로비엔 귀엽게 포토존이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혼자 방문한 저는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기에 그냥 지나갔지만, 시민들의 몸과 마음을 위로하고 힘을 더 내어 함께 극복해 나가자는 염원을 담아 <김익주가 그린 꽃과 벌레 그림>을 바탕으로 장식한 포토존이라고 하니 가볍게 발걸음 하여 사진을 찍고 잠시나마 몸과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날 바로 전날까지 진행했던 특별전이 있었는데, 이를 기념에 다이어리 꾸미기 스티커를 기념품으로 나누어주셨다고 합니다. 남은 스티커를 제게도 주셨는데, 전날 방문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더 아쉬워하시더라고요,, 하하. 저도 이왕 방문한 김에 더 많은 걸 볼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 여러분들은 방문하시기 전 꼭 국립진주박물관 홈페이지를 이용해 전시 상황 등을 살펴보시고 보다 알찬 시간 보낼 수 있도록 하시길 바랍니다!

 

 

 

전국 14개 국립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내용을 안내해주는 어플이 있습니다. 원래는 전시 해설을 원한다면 홈페이지에서 예약 후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었는데, 현재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전시해설을 잠시 중단한다고 합니다. 아쉽지만 이렇게 어플이 있으니 개인의 페이스에 맞게 해설을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1부, 조선 명 일본의 7년 전쟁, 임진왜란의 경과

 


 


 

임진왜란실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먼저 1부는 일본의 침략, 그리고 이에 맞선 조선, 명군의 참전으로 인한 동아시아 대전으로의 확대, 명나라와 일본 사이의 강화협상, 정유재란, 그리고 종전으로 이어지는 임진왜란의 전개과정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선조 때 이장손이 처음으로 만들어 임진왜란 때 사용한 무쇠로 만든 포탄이라고 합니다. 천둥 같은 소리를 내며 날아가는 포탄이라고 하여 ‘飛擊震天雷’라고 합니다. 박진이 1592년 경주성을 수복할 때 비격진천뢰를 사용하여 일본군을 효과적으로 무찔렀다고 해요.

 

 

 

 

 

도요토미 히데요시 초상도 볼 수 있었습니다. 1592년 4월 13일,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을 침략해 7년 동안 이어진 참혹한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죠. 그가 죽은 후 에도시대 초기까지 다이묘나 절, 신사에서 그의 초상을 많이 제작하여 주로 예배용으로 많이 사용하였다고 하네요.

이 외에도 조선 침략을 미화하는 일본의 제국주의적 야심을 바탕에 깔고 임진왜란을 서술한 책까지 출판되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전혀 몰랐던 사실까지 이 전시회에서 알고 나니 역사가 좀 더 넓게 보이고 제가 어떤 생각을 하고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지 조금은 반성과, 또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당시의 상황을 그린 그림, 큰 활약을 펼친 권응수 장군의 초상화와 유품, 류성룡이 전쟁 당시에 입었던 갑옷과 투구를 복원한 것까지. 일부 혹은 전체가 지금까지 전해져 그때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2부, 더 빨리, 더 멀리, 더 정확하게, 조선 명 일본의 무기

 


 


 


 


 


 


 


 


 

다음으로 조선과 명, 일본의 무기 비교 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활, 화살류, 창, 갑옷, 화약무기를 종류별로 볼 수 있었고 유물 아래에 알기 쉽게 설명해놓은 안내판이 있어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보물로 지정된 천자, 지자, 현자, 황자총통, 중완구, 대완구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뭔가 영화로만, 드라마로만 봤던 무기를 보고 생각보다 컸던 크기와 강력함에 깜짝 놀랐습니다.

 

 

 

잠시 보고 가시죠. ‘숫자로 본 임진왜란’. 이렇게 객관적인 지표로 한 눈에 보니 확 와닿더군요.

 

 

 

이제 마지막 3부를 향해 2층으로 올라갑니다.

 

3부, 서적과 그림이 남긴 기록, 주제별로 보는 임진왜란

 


 


 

3부에서는 기록물, 진주성 전투, 이순신과 수군, 논공행상, 문화 전파와 교류, 전쟁 후 동아시아와 조선 사회의 재편을 주제로 임진왜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많은 사람들이 기록물을 남겼습니다. 대표적으로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가 있죠. 그리고 지금 우리는 이 기록들을 보고 임진왜란 당시를 생생하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희문의 임진왜란 피난 일기인 『쇄미록』을 화면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시기별로 피난 경로와 피난 일기를 읽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략적 요충지였던 진주의 진주성에서는 두 차례의 대규모 전투가 벌어졌었는데요, 그때의 흔적을 보실 수도 있답니다. 진주성에서 나온 기와, 진주성을 그린 그림, 진주성의 승리를 임금에게 보고한 글까지.

 

 

 

 

 

 

그리고 꺼지지 않는 불꽃,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도 빠트릴 수 없죠. 이순신 장군의 초상화와 정조의 명으로 간행된 충무공의 글을 모은 책,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이순신 장군으로 만든 역대 우표를 한 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순신 장군의 2m나 되는 긴 칼을 복제품으로나마 볼 수 있었는데요, 그 규모에 깜짝 놀랐습니다... 참고로 현재는 현충사에 있다고 해요. 그 칼의 칼자루 속 슴베에는 1594년 태귀련과 이무생이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조선 수군의 판옥선과 거북선, 일본 수군의 아타케부네와 세키부네를 모형으로 비교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 수군 배의 이름과 규격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실인 것 같습니다.

 

2021 특별전 애국 계몽의 두 갈림길

 


 


 

임진왜란전을 다 보고 나면 마지막으로 국립진주박물관 특별전인 <애국 계몽의 두 갈림김>을 볼 수 있습니다. 전시 관련 팜플렛을 직접 들고 보면서 관람하시면 이 전체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해 보실 수 있답니다.

 

 

 

 

 

 

 

 

안중근과 강상호는 국채보상운동과 교육을 비롯한 게몽운동에 참여하였습니다. 이후 안중근은 1909년 이토 히로부미를 죽이면서 한국의 독립의지와 동양평화론을 널리 알렸고, 강상호는 1923년 사회적 차별을 받던 백정의 인권 신장을 위해 형평사의 결성을 주도하였습니다. 두 사람의 길은 달랐지만 나라를 되찾고 사회를 개혁한다는 목표는 같았던 것입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젊은 지식인들이 나라와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하였는지 살펴볼 수 있었고 오늘난 우리의 삶을 되새겨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경상도 서남부의 대표적인 고을이었던 진주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는데요, 특히 진주의 3.1 운동과 관련하여 그때의 다양한 기록들이 남겨져 있습니다.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기록들도 전시에 흔쾌히 참여해주셔서 제가 이렇게 귀한 자료를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 참고로 진주 새벼리 도로를 지나다보면 ‘강상호 묘소’라는 표지판을 발견하실 수 있답니다. 아직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많은 분들이 발걸음을 옮겨주신다고 해요.

 

특별 전시회는 굉장히 짧고 굵게 관람했습니다. 그렇게에 더욱 강렬히 제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과거를 알아야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안다’는 말이 있듯이, 박물관을 방문하는 이유가 무수히 많겠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평소에 잘 느끼지 못했던 선조들의 희생으로 지켜진 이 나라에서 제가 마음 편히,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직시하며 용기를 얻고 좀 더 넓은 시각을 갖고자 함이 큰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과거랑 미래랑 무슨 상관이야?’ 했지만 이를 잘 알 수 있는 나이가 돼서 그런 걸까요.

 

이번 두 전시에서 볼 수 있는 과거의 흔적은 아픈 기억이 담겨 있는데, 안전한 나라에서 당시보다 편히 살고 있는 제가 감히 용기와 격려참 죄송스럽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던, 많은 감정이 오갔던 시간이었습니다. 특별전은 10월까지 열리니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꼭 한번 들려보시기를 바랍니다.

신정현


 

 

 

아픈 기억이 담긴 과거의 흔적을 보다, 국립진주박물관 전시회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픈 기억이 담긴 과거의 흔적을 보다, 국립진주박물관 전시회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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