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이 동해안을 끼고 남으로 달리다가 마지막 힘을 모아 솟구친 산군이 소위 영남 알프스라 불려지는 1,000m급의 일곱개 산인데 이중에서도 가지산이 최고봉으로 단연 우두머리 산이다. 따라서 정상에 올라 사방에 둘러쳐진 1,000m급 산들을 재삼 확인해 보면서 잡힐 듯 사방으로 줄지은 산릉이 아무리 바라보아도 싫지가 않다.
특히 석남 고개에서 정상에 이르는 억새밭이 장관이고 쌀개 바위의 특이한 모습도 눈길을 끈다.
이 산과 서쪽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운문산의 연릉이 연속 등산을 부추긴다. 가지산은 경상남도 밀양시, 울산시와 경상북도 청도군 도계에 걸쳐있는 산으로 바위와 육산의 모습이 적당히 혼합된데다가 숲이 울창한 아름다운 산이다. 명산 가지산도 밀양-울산 도로가 준공되면서 찾기가 쉬워진 탓으로 오염에 시달리는 산이 되었다.
가지산에서 천황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가을에 가장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 가지산만이 높을 뿐 석남령~능동산~천황산까지는 높이가 엇비슷하여 걷기가 수월한데다 어디나 억새꽃이 만발하여 하루 온종일 걸어도 심심하지 않은 능선길이 되어준다. 오른쪽으로 급경사 산록 아래로 산내천 개울과 개울을 따라 가는 도로가 구불구불 까마득히 아래쪽에 보이고 왼쪽으로는 가지산~천황산 능선보다 더 높은 신불산~영취산~시살 등으로 이르는 능선이 힘을 떨구지 않은 채 낙동강 하류쪽으로 뻗어있고 그 아래 양산군 원동면의 깊은 골짜기가 내려다보인다. 30여km에 이르는 산행을 마무리하면서 느끼게 될 흐뭇한 기분은 산행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이 된다.
정상에서 운문산으로 뻗어내려 간 능선을 따라 내려오면 암릉이 있고 멋진 바위와 단애를 이룬 테라스를 볼 수 있는데 이 곳에서 보는 전망은 넓고도 시원하다. 골짜기로 내리지르는 지능선을 따라 하산하면 원래의 위치로 돌아올 수 있다. 가지산은 아직은 깨끗한 산이고 바위와 숲이 조화를 이룬 산으로 산행한 뒤 금방 잊어버리기 쉬운 그런 산은 아니다.
가지산 저작물은 자유이용을 불가합니다.
최종수정일 : 2018-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