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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eongnam Art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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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라 클렘, 빛과 어둠 – 독일사진

바바라 클렘, 빛과 어둠 독일사진

 

전시기간 : 2017. 9. 7 ~ 11. 15

전시장소 : 34,5전시실

전시작품 : 사진 120여점

경남도립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 독일국제교류처, 주한독일문화원 공동주최 및 주관

 

 

경남도립미술관은 2004년 개관 이후 지역 미술사를 조망하는 전시를 꾸준해 진행해왔으며, 더불어 사진과 영상, 설치 등의 뉴미디어에 집중하는 전시를 개최했다. 20179월에 오픈하는 전시들은 모두 이 연장선 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독일 포토저널리즘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바바라 클렘의 사진전은 사진의 예술성이 회화성에 기대지 않고 리얼리즘과 빛과 어둠이라는 성질에 입각해 실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독일 국제교류처(이하 IFA)가 기획하고, 주한독일문화원이 협력하는 세계 순회전 바바라 클렘, 빛과 어둠-독일 사진은 고은사진미술관에 이어 경남도립미술관에서 두 번째로 전시된다.

바바라 클렘은 독일의 대표적인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에서 40년 이상을 사진기자로 활동하면서 자신만의 원칙과 스타일을 가지고 포토저널리즘을 예술적 차원으로 끌어 올린 작가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은 수십 년간 분단국가였던 독일이 겪었던 역사의 변화과정은 물론 최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독일 현대사를 담고 있는 흑백사진 120여 점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통일 전후의 중요한 정치적 사건, 사회적문화적 이슈를 포착하면서 독일 현대사의 상징적 이미지로 자리잡은 사진은 물론, 정치가나 사회저명인사 외에도 앤디 워홀, 알프레드 히치콕, 나딘 고디머 등 예술가의 초상사진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공식회담이나 국제 조약, 집회나 시위 사진, 이주민의 삶 등 독일 격변기의 민감한 사안과 긴장되는 순간 뿐 아니라 평범한 일상의 순간과 다양한 문화 행사 그리고 도시의 공간을 포착하면서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촬영한 사진을 아우른다.

사실 바바라 클렘의 사진을 한국의 일반 관람객이 봤을 때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독일의 역사적 상황과 한국의 역사적 상황이 다르고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내용을 모르더라도 사진 이미지 자체가 주는 멈춤의 순간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발생한다. 사건은 모르는데 사진을 바라보고 멈추게 되고 그 사건이 궁금해서 내용을 찾아보는 바로 그런 과정 말이다. 바로 이 부분이 바바라 클렘의 사진이 가지는 힘이다.

우리는 사진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고 심지어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은 SNS의 가짜 뉴스를 통해 익히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신뢰하는 사진을 마주하게 될 때 사진을 통해 특정한 현실의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도 한다. 바바라 클렘의 사진은 바로 이런 진실성에 무게를 둔다. 단순히 있었던 사건이나 존재를 그냥 남기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성격, 주변의 상황, 그리고 그 시간에 주어진 빛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여 직관적으로 이미지를 포착한다. 이것이 성공적일 때 우리는 현장에 없었어도 그 현장을 상상할 수 있게 되고 그 현장의 실재를 느낄 수 있게 된다. 바바라 클렘의 사진이 전하는 포토저널리즘은 바로 이런 부분과 연결되어 있다.


여기에는 확실히 자신만의 원칙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바바라 클렘은 자신의 입장과 방향성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거기에 충실하게 작업하되 주제와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기때문에,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을 기록하면서도 일반적으로는 놓치기 쉬운 사건의 진실을 포착할 수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바바라 클렘의 사진은 계속 시선이 머물게 되는데 대단한 센세이션이 담겨 있지는 않지만 무언가 중대한 사건과 존재가 그 속에 있음을 예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클렘의 사진들은 사이즈나 규격의 비율이 매우 정확한데 모두 계산된 것들이라고 한다. 심지어 대상을 관찰하고 인물의 위치 화면구성, 비율, 명암 대비 등을 고려하고 사진을 찍는 지점과 사용할 렌즈, 커팅, 초점 심도, 노출 시간 등으로 엄밀히 계산한다. 즉 순간의 이미지를 포착하지만 수많은 경우의 수를 미리 계산하여 적절한 순간에 셔터를 누르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녀의 사진에서 미적 쾌를 느낌과 동시에 사건과 인물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런 훌륭한 순간을 경남도립미술관에서 많은 도민들이 공유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