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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비상하는 신포크볼러 "해커만큼 던지겠다"

지난 5월 중순 1위 두산을 추격하는 NC에 비상등이 켜졌다.

외국인 에이스 해커가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탓이다.

지난 5월 17일 1군 명단에서 말소되기 전까지 해커는 8경기에 선발 등판해 51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면서 6승 1패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 다승왕(19승 5패)의 위력을 뽐내고 있었기에 그의 공백은 NC에 치명적이었다. 해커 빈자리를 메우고자 C팀에서 소방수로 긴급 호출된 이가 바로 신인 정수민(26)이다.

정수민은 기대에 부응했다. 데뷔 첫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5월 19일 넥센전에서 정수민은 넥센의 끈끈한 타선을 상대로 5와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막아내고 팀의 4연패를 끊어내는 승리를 이끌었다. 또 지난 1일 두산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 11연승(15일 현재)의 스타트를 끊었다. 정수민은 15일 현재 1군 7경기(선발 5경기)에 나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하며 기대 이상으로 해커의 빈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다. 지난 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정수민과 이야기를 나눴다.

(도민일보)20160616NC정수민인터뷰1NC다이노스 투수 정수민. 정수민은 "영구결번을 남길 수 있도록 한 팀에서 오랫동안 꾸준히 잘 던지고 싶다"고 말한다.

-부산고 한 해 선배 김태군(NC 포수)이 말하길 팀 내 세 번째 투수였다고 하던데, 고교 시절 평가는 어땠나.

"맞다. 안태경(롯데), 오수호(SK)에 이어 팀 내 세 번째 정도였다. 발전 가능성은 인정받았던 것 같다."

그 발전 가능성 덕분에 정수민은 2008년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고 2009년 미국에서 야구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2009년 루키리그에서 시작해 마이너리그 71경기에 나와 210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10승 8패 평균자책점 4.14 평범한 성적을 거둔 정수민은 어깨 부상과 병역 문제 탓에 2013년 3월 팀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도민일보)20160616NC정수민인터뷰3NC다이노스 투수 정수민 선수.

-미국 생활이 후회스럽지 않았나.

"원정 거리가 멀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향수병으로 힘들었지만 후회는 전혀 없다. 모두 내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경험이 지금 많이 도움되고 있다. 마운드에 섰을 때 조금 더 버티는 힘이 되지 않나 싶다."

-지난해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NC의 선택을 받았는데 상위 순번에 지명받을 거로 생각했나.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2년을 쉬고 온 상황이어서 어느 팀이든지 선택을 받기만 해도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뜻밖에 1라운드에 지명을 받아 매우 기뻤다. 특히 고향(김해) 팀이어서 더욱 좋았다."
(도민일보)20160616NC정수민인터뷰4NC다이노스 투수 정수민 선수.

정수민은 지명 소식을 할머니에게 가장 먼저 전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해 어린 시절 할머니 밑에서 자랐기에 정수민은 할머니와 사이가 각별하다. 소식을 들은 할머니는 "아이고 잘됐네"라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지난 5월 17일 팔꿈치 통증으로 빠진 해커 대신 1군에 올랐다. 그전 퓨처스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컨디션 난조도 있었다. 그리고 성적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면 더 잘 던질 수 있을지 로케이션을 시험해보기도 했다."

-대체 선발이지만 매우 잘 던져주고 있다.

"해커 빈자리를 메우려고 1군에 올랐으니 해커만큼은 아니더라도 최대한 그만큼 던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해커가 복귀하면 다시 퓨처스팀 고양다이노스로 갈까.) 감독님이 결정하시는 거니 일단 내 역할을 다해놓고 결과를 기다리겠다."

-김태군의 말에 따르면 '투 피치 투수'(던질 수 있는 구종이 2가지인 투수)라던데.

"아니다. 포크볼 외에도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을 던진다.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은 투심이다."

김태군은 정수민의 호투에 대해 "투 피치 투수이지만 팔 각도가 좋다. 직구와 포크볼을 던질 때 일정한 각도를 유지한다"며 "신인 투수니 상대팀들이 정수민에 대한 데이터가 적은 것도 한몫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민일보)20160616NC정수민인터뷰2NC다이노스 투수 정수민 선수.

-주무기인 포크볼은 원래 던지던 구종인가.

"아니다. 아예 던져보지 않았던 구종인데 NC 와서 배웠다. 스프링캠프 때 최일언 코치님의 권유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익혔다. 보통 8개월 정도 걸린다고 하던데 4~5개월 만에 손에 익었다. 내 손에 잘 맞았다."

-야구선수로서 장단점이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게 장점인 것 같다. 단점이라면, 상황에 몰리면 오히려 너무 적극적으로 대시한다는 것."

-롤모델이 있나

"따로 없다. 대신 한 시즌 10승 이상을 기록한 투수들의 경기는 모두 챙겨보고 있다. 아직 배울 게 많다."

-야구 선수로서 목표는.

"내 등번호를 가지는 게 목표다. 영구결번을 남길 수 있도록 한 팀에서 오랫동안 꾸준히 잘 던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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