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전 17기, 16번의 매각입찰 무산이라는 질긴 흑역사가 드디어 청산됐다.
다름 아닌 거제 해금강 휴양시설지구의 운명이 바뀌었다. 첫 매각 시도 15년 만에 민간사업자인 해금강㈜이 개발자로 나섰다. 거제시와 해금강㈜은 지난 1월 15일 해금강 휴양시설 조성용지에 대한 매매계약과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계약 총액은 140억 원, 거제시 소유 부지인 남부면 갈곶리 일대 22필지 3만4795㎡가 대상이다. 해금강㈜은 이곳에 1800억 원을 투자해 10층 규모의 314실 숙박시설과 휴양·놀이·운동 기능을 두루 갖춘 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거제시는 오랜 기간 보류돼 온 숙원사업이 성사된 만큼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이번 투자 유치로 해금강이 위치한 남부권역 관광개발이 활기를 띠면서 1000만 관광객 유치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금강 휴양시설지구’는 2004년 거제시가 129억 원을 들여 조성됐다. 명승 제2호인 해금강과 바람의 언덕, 신선대 등 주요 관광지가 인접해 있다. 그런데 2005년 4월 첫 부지 매각 공고 이후 16번이나 매각 입찰이 무산됐다. 문화재보호법과 자연공원법에 묶여 개발행위가 제한된 게 걸림돌이었다.
이후 거제시는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 승인을 받아 건폐율은 60%로, 용적률은 200%로 높였다. 공유재산 관리 조례를 고쳐 매입금 납부 기한을 기존 60일에서 최대 5년 이내 분납으로 조건을 개선하는 등 매각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다.
매수자인 해금강㈜은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통해 관광휴양형 숙박시설과 휴양시설을 조성하여 해금강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어울리는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관광지로 만들어 거제시 관광 사업에 힘을 보태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