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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맛!

[음~ 이맛!]맛제철 만나 하동 ‘녹차 참숭어’

때 놓치지 말고 맛 봐야지요!

하동 야생녹차와 참숭어. 두 특산품이 만나 한겨울 하동의 대표 먹거리가 됐다.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을 자랑하는 참숭어. 지금이 아니면 때를 놓친다. 노량항으로 제철 만난 녹차 참숭어를 맛보러 간다.

황금색 눈 참숭어 ‘1겨울횟감

겨울횟감으로 최고라는 참숭어는 가을부터 맛이 들기 시작해 이듬해 2월까지 제맛을 낸다. 최고의 맛을 내는 시점은 한겨울인 12~2월이다. 추위에 지방이 끼면서 고소하고 달큼한 맛이 절정에 이른다. ‘겨울 숭어 앉았다 나간 자리는 펄만 훔쳐 먹어도 달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사실 참숭어는 숭어와는 다른 어종이다. 일반적인 바다 숭어와 달리, 참숭어는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기수역에 서식한다. 생김새도 차이가 있다. 눈이 상대적으로 작고, 검은 눈동자 가장자리에 또렷한 황금색 띠를 두르고 있다. 꼬리지느러미의 V자형 생김새도 바다 숭어에 비해 밋밋할 정도로 부드럽게 생겼다.

녹차사료 먹고 건강미 뽐내

섬진강 하구에서 많이 잡히던 참숭어는 요즘 노량항 일대에서 양식되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약 4000t.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참숭어다. 그러나 하동 참숭어의 진가는 양적인 대표성이 아니다. 지역에 따라 가숭어, 밀치 등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데, 하동 참숭어는 좀 더 특별한 이름으로 불린다. ‘하동 왕의 녹차 참숭어’. 하동 녹차 브랜드인 왕의 녹차를 떡하니 수식어로 달았다. 녹차 먹인 특별한 참숭어인 셈이다.

 녹차의 폴리페놀 성분이 활성산소를 감소시켜 면역력을 높인다는 데 착안, 참숭어 사료에 건조녹차가루를 배합해 먹이면서 녹차 참숭어가 됐다. 이렇게 녹차사료를 먹은 참숭어는 탄성력과 최대응력이 높고 세균에 대한 저항력도 증가해 건강하게 자란다. 물살이 거센 노량해협의 가두리양식장에서 자라므로 육질의 쫄깃함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중국 입맛 사로잡아 수출길 나서

녹차 참숭어 관련 경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 이화원 마트에서 열린 경남 수산물 판촉전 및 수출상담회에서 하동 녹차 참숭어는 중국 바이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쫄깃하고 담백한 맛과 EPA, DHA 등 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능, 스마트 양식장의 과학적이고 안전한 생산 관리 시스템 등이 현지 바이어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현재 100만 달러어치의 수출협약(MOU)을 맺고 수출 절차를 밟고 있다. 이어 하동녹차연구소와 함께 녹차사료를 개발하고 양식방법 개선에 힘을 쓴 하동녹차참숭어조합법인 박이진 대표가 ‘2018년 해양수산 신지식인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노르스름할수록 고소한 맛

낚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수면 위로 펄쩍펄쩍 뛰어오르는 숭어를 보고 환호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숭어는 수면 가까이 헤엄치다 꼬리지느러미로 수면을 쳐서 1m 가까이 뛰어 오르는 습성이 있어 사람 눈에 잘 띈다.

 횟집 수족관 앞에서도 참숭어는 볼만하다. 황금색 눈이 궁금해 수족관 가까이 몸을 기울이는 사람들을 보고, 몸의 방향을 순식간에 바꾸는 를 보여준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 민첩함과 활력에 깜짝 놀란다. 기척 없이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참숭어 인물을 찬찬히 뜯어볼 수 있다. 진한 황금색 눈매와 눈 아래까지 찢어진 입매가 마치 웃고 있는 것 같다. 건강미에 유쾌함까지 갖춘 물고기다.

 겨울철 일등 횟감답게 상차림의 주인공은 당연히 회이다. 횟감으로 쓰이는 참숭어는 길이 30~40cm2년생짜리가 많다. 제법 덩치가 있는 물고기다 보니, 대체로 두툼하게 썰어낸다. 붉은 혈합육과 흰 살 부분이 섞여 나오는데, 흰 살 부분의 색깔이 노르스름하다. 고소한 맛을 내는 지방 때문이다. 노랗게 진한 색을 내는 것일수록 맛있다고 한다. 탱탱한 식감에 씹을수록 고소하면서 달달한 맛을 낸다.

 

 

뜨끈한 참숭어 맛 미역지리탕

횟집의 능력은 신선한 재료와 회 뜨는 솜씨, 그리고 매운탕 맛에서 드러난다. 재료의 맛을 십분 살리면서 맛있다는 말을 연발하게 하는 음식점이라면 그 집은 최고의 맛집으로 등극한다. 참숭어 상차림에도 그런 음식이 있다. 고소한 회도 회이거니와 겨울 찬 기운을 한 사발 국물로 날려버리는 미역지리탕이 그것이다.

 하동의 노량리 횟집들은 미역지리탕을 가리켜 참숭어미역국이라고 부르는데, 차가운 회로 긴장한 속을 따뜻하게 풀어주는데 이만한 것이 없다. 미역지리탕 속의 담백하고 두툼한 살코기는 참숭어수육이나 한가지다. 매운맛을 즐기는 이라면 고춧가루와 청량초로 맛을 낸 매운탕을 주문해도 된다.

 횟집에서 보기 드문 탕수육과 어전도 있다. 참숭어의 푸짐한 살집 덕에 가능한 메뉴들이다. 생선을 꺼리는 어린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다.
 횟집 주인 임성미
(58) 씨는 하동 참숭어 축제가 격년제로 열리고 있는데, 2018년은 축제가 없는 해였다. 그래서 그런지 올 겨울에는 참숭어를 찾는 손님이 줄어든 것 같다지금 가장 맛있을 때이니 꼭 한 번 맛보러 오시라고 권한다.

 4인 기준 참숭어회와 미역지리탕 한상 차림은 10만 원 정도면 가능하다. 참숭어 활어 구입가는 1kg 15000원 수준이다.

촬영협조 덕원회센타(하동군 금남면 노량리 728-7) 055)882-0262

황숙경 기자 사진 김정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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