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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남역사

[아하! 경남역사]연간기획③ 남부내륙고속철도를 달린다

남부내륙 KTX, 드디어 경남으로!

 

 

경남발 KTX가 드디어 팡파레를 울렸다. 거제와 서울을 오가는 KTX고속철도사업이 정부재정사업으로 확정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경남도는 그야말로 준비된 실행계획에 맞춰 구체적인 단계를 밟고 있다. 그 가시적인 변화의 첫 단추는 남부내륙고속철도추진단의 출범이다. 지난 1월 경남도청 서부청사에 남부내륙고속철도추진단(이하 남부내륙 KTX추진단)이 들어섰다. 남부내륙 KTX추진단은 단장(김두문)과 2담당(고속철도총괄담당, 고속철도연계발전담당)으로 구성됐다. 경남도는 정부의 추진상황에 맞춰 조직을 확대할 예정이다.


정부의 공식 일정

지난 1월 29일 정부 발표 기준 남부내륙철도는 예타조사 면제 대상 23개 사업, 24조1000억 원(총사업비, 잠정)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정부는 김천~거제간 172km(사업구간), 4조7000억 원(사업비), 서울~거제간 2시간 40분대 단축(사업효과) 등 3가지를 공식화했다.

남부내륙고속철도는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 자문위원회를 거쳐 사업계획 적정성을 검토하는 단계이다. 검토기간은 오는 6월까지로 예상된다. 검토업무는 지난 2017년 (KTX)남부내륙선 예타보고서를 냈던 KDI(한국개발연구원)에 맡겨졌다. 경남으로서는 KDI에 대한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사업시행을 전제로 사업비의 적정성과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쟁점을 부각시키기보다 해법과 창의적 대안을 찾는 과정이다.

2017년 5월 KDI는 (KTX)남부내륙선에 대해 ‘타당성 없음’ 결론을 내렸다. KDI로 보면 이번 적정성 검토는 결자해지의 기회이다. 정부는 이번 남부내륙고속철도 사업의 핵심 사항(구간, 예산, 효과 등)을 모두 2년 전 KDI보고서에서 충실하게 인용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남부내륙고속철도와 관련해 KDI측 의견을 비중 있게 다룰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당시 KDI측이 요약한 연차별 투자계획은 이렇다.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2년

•시공 및 준비기간 6년

•시스템공사(노반공사 이후) 1년

•시운전 기간 6개월

 

물론 2년이 지난 2019년 기준을 대입하면 연차별 투자계획은 다르게 나올 수 있다.

 

무엇을 주목할까?

일차적인 관심사는 착공시기에 모아진다. 대부분 오는 2022년은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

개통은 빠르면 2027년, 늦으면 2029년으로 추정한다. 경남도는 2028년이 목표라고 밝혔다. 길이 184km인 KTX호남선은 착공부터 개통까지 5년 4개월이 걸렸다. 남부내륙고속철도는 착공이 2022년 상반기 또는 하반기면 완공시기도 2028년 또는 2029년 등으로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이 또한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If others are equal)’이라는 전제에서 나온 추정이다.

 

노선·정거장 7월경 KDI보고서 기대

다음은 남부내륙고속철도의 노선이다. 2017년 KDI보고서에서는 김천-진주-거제 노선의 65%는 터널로 시공한다. 암반층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김천-합천 구간은 고당산, 가야산을 지나는 직선노선이 40km 이상 이어진다. 

암반층과 산지를 피해 평지를 확보하려면 적어도 김천-성주 구간은 벗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여기서 김천은 경부선 김천역사를 말한다. KTX김천(구미)역과는 3.2km 떨어져 있다. KTX경부선을 내려오다 김천역 전방에서 갈라져 나온 뒤 김천역을 거쳐 진주로 이어진다.

2년 전 KDI보고서에 역사(정거장)는 전체 6곳 가운데 기존 2곳(김천역, 진주역), 신설 4곳이었다. 신설 역은 모두 경남권이었다.

코레일측은 KTX역사의 신설 또는 증설 민원이 생기면 ‘역간 거리는 57.1km가 적당하다’고 주장해왔다. 고속철도가 제 속도를 내기 위한 거리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논란을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세종시역과 전북혁신도시역 신설 논란이 대표적이다. 코레일측이 제시한 역간 적정거리는 권고 기준이고 또 이해 관계자들의 유불리에 따라 달리 해석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 변수는 경북의 이른바 지분 요구이다. 경북은 전체 노선 172km 가운데 60km가 김천권이어서 최소 1조 원대가 배정됐다고 홍보하고 있다. 경북측의 요구가 김천역의 개보수 차원에서 그칠지는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노선과 정거장에 관한 논의는 현재 진행 중인 KDI의 검토보고서가 나오는 올여름에 기본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

관전 포인트는 더 있다. 국비 부담률과 중련 운행 등이다. 남부내륙 KTX는 예타조사 면제와 함께 정부재정사업으로 확정됐다. 그런데 정부재정사업이라도 전액 국비는 아니다. 철도건설법 제20조(비용부담의 원칙)를 보면 재정사업이라도 일반철도는 국고 100%이지만 고속철도는 정부와 사업시행자간 분담한다. 그런데 남부내륙철도사업은 지금까지 일반철도사업으로 분류돼왔다. 경남도는 당연히 전액 국비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돌발 변수가 생기지 않도록 돌다리도 두드리는 안전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다음은 중련 운행 부분이다.

열차 운영 방식에서 기관차가 하나면 단련, 2개 이상은 중련(重連)으로 나눈다. 견인차가 승용차를 끌고 달리는 모습을 연상하면 KTX의 중련 운행도 그림이 나온다. KTX간 중련 운행이라면 10량짜리 2개를 묶어서 달리게 된다. 서울에서 출발했다면 진주까지 와서 창원행과 거제행으로 10량씩 나눠진다. 서울로 갈 때는 반대로 진주역에서 합친다. 기관사가 2명이 됐다 한 명이 됐다 하는 방식이다. 중련과 단련으로 바꾸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경남에서의 운행 횟수가 서울 출발 때보다 각각 2배로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문제는 정부가 발표한 4조7000억 원이(도표1 참조) 단련 운행을 전제로 추정한 예산이라는 점이다. 중련 운행에 필요한 20량 1편성으로 전환하려면 4000억 원 이상 더 필요하다. 경남도는 현재 KTX경전선에 투입된 기존 객차를 KTX남부내륙선에 투입하자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경남 도민의 힘 모을 때

지난 2018년 경남권 6개 KTX경전선역을 이용한 승객은 200만 명에 육박했다. 지난 2012년 개통 이후 가장 많은 193만 명을 넘어섰다. 개통 6년 만에 40%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도민들의 염원을 담아 남부내륙고속철도를 확정짓기까지 경남도민들은 그야말로 하나된 힘을 보여왔다. 이제 한 번 더 저력을 보여줄 때다.


남부내륙고속철도가 안겨줄 효과와 편익(도표2 참조)을 생각하면 이해충돌이 염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비슷한 상황에서 대동사상(大同思想)의 지혜로 대처해왔다. 대동(大同)하면 소이(小異)는 뛰어넘었다. 오늘날의 상생정신도 소탐대실을 경계해야 성공할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경남도 남부내륙고속철도추진단은 KTX와 연계한 지역 개발계획을 짜고 접근성을 높여서 지역간 상대적 박탈감을 조정하고 기대심리를 수렴해나가고 있다. 

 

글·사진 최석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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