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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소리

[도민의 소리]【기고】 주민자치와 미국 독립전쟁

 


 

유럽이나 중국, 일본은 근대사회 이전에는 영주나 제후 등 지방 권력자들이 주민을 다스리고 조세를 징수했다. 우리나라도 신라 말 고려 초엔 호족들이 지방을 다스렸다. 그렇지만 우리가 지금 말하는 지방분권은 다르다. 주민자치의 기반은 지방분권이다. 지역공동체의 권한을 지역 주민이 갖는 지방자치분권시대를 말한다.

 

그렇다면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핵심인 주민자치는 언제 시작됐을까? 고대 그리스에는 민주정 도시국가들이 있었지만 중앙정부가 없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미국이다. 대부분 프랑스혁명을 민주주의와 인권의 세계사적 분수령으로 생각한다.

 

사실 프랑스혁명은 실패한 혁명이다. 로베스피에르 등 혁명 주체들은 공포정치를 펼쳤다. 처형 사례만 1만6594건이었다. 법적 절차 없이 죽인 사람들은 훨씬 많았다. 혁명 이후 프랑스는 결코 민주적이지 않았다. 결국 나폴레옹이 황제가 되면서 프랑스는 왕정으로 복귀했다. 역설적으로 민주정으로 다시 회복된 것은 미국의 영향 때문이다.

 

미국의 탄생은 영국과의 독립전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당시 영국을 상대로 승리한 전쟁은 거의 없었다.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 직업군인들로 구성된 군대가 영국에 무릎을 꿇었는데 민병대로 꾸려진 미국 군대가 영국을 이긴 것이다. 물론 영국에 원한을 품은 나라들의 후원이 있었다. 신대륙 민병대와 프랑스 연합군이 1781년 요크타운 전투에서 영국군 7000명 이상을 포로로 잡음으로써 영국은 전의를 상실하고 1783년 마침내 미국의 독립을 승인했다.


1620년 종교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에 이주한 청교도들이 어떻게 미국의 주류가 되고 마침내 영국과의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것일까? 이들이 메이플라워호에서 내리기 전 서명한 메이플라워 서약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우리는 식민지의 총체적인 이익을 위해 정당하고 평등한 헌법, 법률, 조례, 규칙을 제정하고, 직책을 만들어 우리 모두 당연히 복종하고 순종할 것을 약속한다.’

 

그들은 주민자치정부를 만들고, 자치법규를 만들며, 지도자를 스스로 선출하여 모두 복종할 것을 서약하고 그들의 초대 지도자를 선출했다. 청교도들은 오늘날 세계의 모델이 되는 근대 민주정과 지방자치, 주민자치를 인류사회에서 시작했던 것이다.

 

물론 메이플라워호 서약의 정신만으로 신대륙이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아니다. 1688년 명예혁명과 1689년 권리장전으로 신교도들은 총기 소지의 자유를 얻었고, 민병대를 조직하여 영국과의 독립전쟁을 할 수 있었다. 오늘날 빈발하는 대형 총기사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총기 소지를 금지하지 못하는 역사적 이유이기도 하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바라지 말고,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라”고 말했을 때 미국인들은 그가 메이플라워 서약의 정신을 되새겨 주었다고 생각했다.

 

도청에 들어오다 보면 ‘함께 만드는 완전히 새로운 경남’ 캐치프레이즈가 보인다. 4차산업시대에 걸맞은 경제성장 동력을 갖춘 ‘완전히 새로운 경남’을 꿈꾼다. 경남 공동체의 도민들, 지역 지도자들 그리고 공무원들이 경남에 대한 자긍심을 갖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우리만의 메이플라워 서약을 주문한다.

‘경남이 나를 위해 무엇을 해주기보다 내가 경남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뭉친 ‘완전히 새로운 경남’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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