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섣달 칼바람 불어오면
뜨끈뜨끈한 구들장 하나 파올린다
큰 방문 창호지에 달라붙은 사각유리
진눈깨비 희끗희끗 눈 안에 들어오고
소복소복 쌓여가는 설국 위에
어머니 발자국 따라가면 들리는
노란 물고구마 익어가는 소리
한 개만 먹어도 뱃속이 든든했던
솔밭등 모래벌판 물고구마
반짝반짝 스텐 양푼이 위
깨어진 살얼음이 두둥둥실
하얀 물김치 쭉쭉 찢어
물고구마 호호 베어 먹으면
길고 긴 겨울밤도 추억되어 지나간다
주재환(창녕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