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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남역사

[아하! 경남역사]연간기획 ①남부내륙철도를 달린다


 

대한민국이 그리는 국가철도교통망을 한자어로 표현하면 변형된 밭 전()자와 닮았다. 그런데 미완성이다. 지금까지는 가로왈()이다. 그래서 말이 많다. 숱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으려면 세로 획(l)이 필요하다. 가로왈()의 중간을 김천이라고 했을 때 김천에서 위로는 서울로 이어지는 중부내륙철도, 아래로는 거제로 이어지는 남부내륙철도가 된다. 2019년 황금돼지의 해, 경남공감 독자 여러분을 남부내륙철도, 서부경남KTX의 시승행사에 초대한다.

·사진 최석철 편집장

 

지난 2004년 우리나라에 시속 300km급 고속철도시대가 열린 지 16년째로 접어들었다. 세계에서 5번째 고속철도강국에 뛰어들면서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만들었다. 서울-부산을 왕복해도 여섯 시간이면 거뜬해졌다. 코레일측이 경남공감의 의뢰로 공개한 누적 승객 현황을 보면 더욱 놀랍다. 지난 2004KTX개통 이후 누적 승객은 7500만 명을 넘었다. 국민 1인당 14번 이상 KTX를 이용했다. 부산의 경우 2012년 이후 5000만 명을 넘어 경남의 5배에 가까웠다.

 

경남 3년째 고속철도 이용객 10%씩 급증

KTX경부선에 더부살이 한계 노출

지난 2010KTX가 들어온 경남에서도 최근 3년간 515만 명이 이용했다. 해마다 승객 증가율도 10%대로 늘었다. 가장 이용객이 많은 창원중앙역에서만 올해 8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경남도민들의 고속철도 수요가 높다. 그런데 경남의 고속철도 접근성은 너무 열악하다. KTX경부선의 기종점인 부산과 비교해 보자.

서울-부산을 운행하는 KTX는 매일 상하행 128회를 운행한다. 새벽 445분 첫차부터 1130분 막차까지 꽉 차 있다. 서울역에서는 ‘KTX타고 부산가자는 행사가 수시로 펼쳐진다. 부산국제영화제 같은 대박행사 때는 고속열차는 오히려 서울 관광객을 부산으로 빨아들이는 부산블랙홀을 방불케 한다. 이에 반해 경남은 어떤가? 경남의 6KTX역 가운데 2곳 이상 정차하는 경우와 주말까지 합쳐도 최대 28회에 불과하다.

서울-진주를 기준으로 서울역에서는 밤 840분이면 진주행 열차가 끊긴다. 진주역발 서울행은 밤 810분을 넘으면 탈 수 없다. KTX경부선에 더부살이를 하는 경남의 현주소가 이렇다.

 

서부경남 대부분 KTX 불모지

우선 KTX 열차가 정차하는 경남권 역사는 밀양역진영역창원중앙역창원역마산역진주역 등 6곳이다. 10개 시군이 분산돼 있는 서부경남을 기준하면 진주 한 곳뿐이다. 남해안을 끼고 있는 통영, 거제는 물론 사천, 고성, 남해 등은 아예 사각지대다. 거제시청에서 진주역까지 71km를 승용차로 간다면 평균 68분이 걸린다. 같은 시간을 KTX로 달렸다면 김천에 도착할 수 있다. 경남도민들의 심리적 피해뿐만 아니라 물적 피해 또한 엄청나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KTX만 기준하면 경남도민은 10년은 뒤처졌다. 서부경남을 기준하면 시차는 더 벌어진다. 현재 진주역에서 KTX를 타고 서울을 가려면 창원, 밀양 등을 거쳐 100km를 돌아가야 한다. 시간은 60분 정도 더 걸리고 비용도 13000원 정도 더 든다.

KTX호남선 효과 국토균형발전 입증

국토연구원이 KTX호남선 개통 2주년을 맞아 발표한 이른바 KTX효과를 보면 서부경남KTX의 당위성은 더 커진다. 목포에서 서울까지 181km를 운행하는 시간은 3시간 23분에서 2시간 19분으로 줄었다. KTX이용객은 40% 늘었고 역 주변 활동인구의 최고 45.6% 증가는 물론 소상공인 업체 25% , 매출액 19% , 서울 거주자의 광주송정역 신용카드 지출액 10% 증가 등 긍정적인 효과가 눈에 띌 정도로 급증했다. KTX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국토균형발전을 이끄는 견인차로 확인됐다.


 

남부내륙철도사업의 반전

남부내륙철도의 시작인 김삼선(김천-삼천포)사업이 지난 1966년 첫삽만 뜨고 멈춰선 지 반세기가 지났다. 역대 정부의 반대 논리는 늘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정부 부처간 의견차이도 드러난 이유의 일부였다. 그런데 반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멈춰 선 남부내륙철도사업이 급물살을 탄 것은 지난 2017년 문재인정부의 출범 이후이다. 대통령 공약으로 채택된 남부내륙철도는 민간투자적격조사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나랏돈으로 건설하자는 재정사업론이 강하게 부상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공약 1호 역시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이었다. 이때 서부경남KTX라는 별칭도 생겼다. 그것도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로 이어지는 큰 진전을 가져왔다. 지난해 1213일 경남도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남부내륙철도의 예타 면제가 곧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 철도수송분담률 4.1%(2017년 현재), 통계에조차 잡히지 않는 서부경남 고속철도분담률, 이 극심한 양극현상은 경제성이 아닌 국토균형발전론으로 푸는 지렛대가 생긴 것이다.

 

남부내륙철도 빠르면 2027년 개통 기대

지난 20175월 국토교통부에서 KDI에 민자적격성조사를 의뢰할 당시 남부내륙철도는 김천-거제간 단선전철 191.1km 규모였다. 노선은 통영과 고성과 진주, 합천을 거쳐 간다. 정부 재정사업으로 전환되고 예비타당성 조사도 사실상 면제되면서 전체 일정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사업확정에서 노선이나 역사 등을 확정짓는 설계단계 등에 3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도 오는 2022년에는 착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길이가 비슷한 호남고속철도가 기공식(2009. 12) 이후 개통(2015. 4)까지 54개월이 걸렸다. 서부경남KTX가 변수 없이 추진된다면 빠르면 2027년 개통하는 꿈을 꿔도 좋을 듯하다.

지난해 11월 도민 15만여 명은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등 도민들의 염원을 결집시키는 마지막까지 노력했다.

 

경남도 남부내륙철도 연계 신경제권 구축

경남도가 2019 서부경남 신경제권 구축을 선언했다. 새해 밑그림을 아예 남부내륙철도를 전제로 그린 것이다. 경남도는 우선 역세권별 개발을 포함한 그랜드디자인 용역을 의뢰한다. 7000만원을 들여 올해 2월부터 10개월간 추진한다. 용역의 핵심은 지역경제활성화이다. KTX호남선의 개통효과가 보여주듯 KTX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이에 따라 문화와 관광,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지역별 특화산업에도 초점을 맞춘다. 경남도가 서부경남KTX 건설의 최대 명분을 국토균형발전에 두었듯이 KTX가 지역 내 불균형을 일으키는 것도 경계한다. 이번 기회에 경남 내부의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실제로 경남도는 오는 12월 용역보고회를 통해 도의회와 도민들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최종 결과는 서부권 개발을 위한 장기 마스터플랜으로 활용하고, 경상남도 기본계획에 담아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경남도의 서부경남 신경제권 구축 선언에 지역내 균형발전특별회계 예산을 예년 20억 원에서 70억 원으로 대폭 증액한 부분도 경남 내부에서의 균형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남부내륙철도 추진 일지

김삼선(김천~삼천포) 철도 기공식 ’66. 11. 9.

1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 반영 ’06. 3.

남부내륙철도 재정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실시 ’14. 1.

기재부 재정사업평가 자문위원회 개최 ’17. 5. 2.

* 재정사업 예비타당성조사 완료: BC 0.72, AHP 0.429

민자적격성조사 의뢰(국토부KDI) ’17. 5. 10.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지역공약 반영 ’17. 7. 19.

국가균형발전위 SOC사업 예타면제 추진 결정(경제관계 장관회의) ’18. 10. 24.

국가균형발전위 남부내륙철도 예타 면제 결정 ’19. 1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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