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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슈]시각장애인이 세상과 소통하고 지식을 쌓는 유일한 통로 ‘점자’

 

 

매년 114일은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생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한글 점자를 만들어 반포한 날을 기념하는 점자의 날이다.

점자는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문자 언어로, 세계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유일한 문자 생활수단이다. 점자의 등장은 약 2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연구와 발전을 거듭해 여섯 개의 점의 위치에 따라 고유번호를 붙이고, 이 점들을 조합하여 글, 그림, 수식, 외래어 등을 표현하는 6점형 점자가 보편화됐다. 시각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의사를 소통하고, 정보를 습득하고, 시각장애인 상호 간 의사소통하는 매우 중요한 도구다.

시각장애인이 촉각을 이용하여 도서를 읽을 수 있도록 일반 문자를 점자로 번역하고 교정하는 사람을 점역·교정사라 부른다. 주로 시각장애인 복지관과 점자도서관, 맹학교, 시각장애인연합회 산하 단체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경남에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장애인복지관 2층에 위치한 도내 유일의 시각장애인도서관 경남점자정보도서관에서 점역·교정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백지혜  사진 김정민

 

 

전국 점역·교정사 총 1294명 불과, 경남 1

점역사를 점자로 번역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번역된 점자책을 검토하고 검수하는 사람을 교정사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점역사와 교정사를 모두 통합해 점역·교정사라고 칭하고 있다. 점역·교정사가 되기 위해선 따로 자격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전문적인 점역·교정 인력을 배출하는 유일한 시험제도다. 국어, 영어, 수학·과학·컴퓨터, 음악, 일본어 5과목을 포함하고 있고, 1급부터 3급까지 급수를 나눈다. 국어 과목 취득 시 3, 국어 포함 두 과목 취득 시 2, 국어 포함 세 과목 취득 시 1급이다. 1급을 취득하려면 영어 과목이 필수다. 급수가 높아지면 해당 과목 관련 도서를 점역 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3960, 2161, 1173(20215월 통계)이 있다.

 

 

 

경남의 유일한 점역·교정사 이선진 씨

전국의 시각장애인은 총 253055(2019년 기준)이 있고, 경남의 시각장애인도 16973명에 달한다. 그런 만큼 점역교정사의 역할은 막중하다. 자동번역프로그램이 많이 발전했지만, 실질적으로 수학이나 음악 악보 등은 점역사가 점역하지 않으면 볼 수 없고, 한글의 경우도 점역·교정사가 교열해 줘야 시각장애인들이 보기 편하게 점역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요즘 정보들은 표도 많고 시각적으로 보기 좋은 문자들이 많기 때문에 점역사가 풀어서 점역하지 않으면 시각장애인들이 올바로 이해할 수 없다. 때문에 점역·교정사는 단순히 점을 찍는 사람들이 아니라 시각장애인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점역·교정사는 턱없이 부족하다.

경남점자정보도서관에서 7년째 점역 활동을 하는 이선진 씨(41)는 경남의 유일한 점역사이다. 창원시 마산장애인복지관에 사회복지사로 입사해서 자연스럽게 점자를 접했다는 그는 현재 <경남공감>을 비롯해 <경남도의회보> <창원시보> 등을 점자책으로 만들고 있다.

점자책은 대개 도서 스캔 OCR(광학 문자 판독) 추출된 글자 교열 자동점역소프트웨어 1차 점역 시각장애인 교정사와의 검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며, 350쪽 분량의 점자책 한 권을 만들려면 2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점자책으로 만드는 도서는 신간 위주의 소설책이 많고 대출 신청을 많이 하는 책들로 선정된다.

 


점역·교정사 위한 제도적 지원 절실

현재 경남점자정보도서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점자책 수는 1만여 점 정도가 전부다. ·오프라인 이용자가 55000여 명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한참 부족하다. 하지만 점역·교정사를 고용할 인건비가 모자라 충원할 수 없고 인원이 부족해 점자책을 더 만들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경남도와 창원시의 지원금만으로는 운영비와 사업비로도 빠듯한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경남점자정보도서관 시설 자체도 좋지 않다. 2003년 장상호 관장이 설립할 당시의 모습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시설이 많이 낙후됐다. 게다가 한정된 공간에 점자, 전자책을 더 보관할 수 없어 점자 콘텐츠를 무작정 생산할 수조차 없다.

경남점자정보도서관 장상호 관장은 앞으로도 시각장애인들의 문화적인 혜택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 절실하다장소는 물론 화면 해설 차량과 이동도서관 등과 같은 지원 시설이 확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남도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일반 문자 습득이 어려운 시각장애인을 위해 기초재활(점자) 교육을 해서 학습 기회를 보장하고, 혼자서 일상생활이 어려운 시각장애인을 위해 시각장애인 주간보호소 20개소를 설치·운영하며 생활 편의를 돕고 있다. ,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를 운영해 이동에 제약이 있는 장애인에게 차량 운행을 통한 직장 출퇴근 및 외출 보조 등 이동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사회활동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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