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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맛!

[음~ 이맛!]더위에 지친 당신에게 지금 필요한 건 뭐? 영양 만점 옻닭 한 마리!

 


 

올해 여름은 유난히 힘들다. 여름 나기가 매년 더 힘들게 느껴지는 건

작년보다 한 살 더 먹은 나이 탓인가? 장마와 불볕더위를 오가며 갈피를 못 잡는 날씨 때문인가?

이유가 어떻든 지금 필요한 건 보양식 한 그릇!

 

 

1964년부터 한 자리, 대를 이은 한결같은 맛

지난달 초 물 폭탄이 쏟아졌다. 계속된 비로 모든 것이 끈적대니 불쾌 지수는 덤. 이래도 덥고, 저래도 짜증 나고, 기운은 없으니 여름을 지나는 길이 순탄치가 않다.

경남 사천시에 60년을 한결같이 옻닭 백숙을 끓여내는 노포(老鋪)가 있다. 옻닭 한 마리가 지친 몸을 달래줄까 싶어 빗속을 달렸다. ‘비둘기집이라는 작은 간판이 달린 집은 그동안의 세월이 무색하게 먼지 하나 없이 깔끔했다. 주인장의 성격이 가늠된다.

이금순(88·1대 사장) 씨가 처음 가게를 열 무렵에 비둘기 포수가 많아 비둘기탕을 끓이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가게 이름이 되었다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렵 금지가 되면서 주재료는 토종닭으로 바뀌었지만 비둘기집은 변함없이 한 자리를 지키며 엄마가 끓여내던 음식을 이제는 두 딸이 만들고 있다.

지난 6월 사천시로부터 30년 이상 된 가게에 부여하는 ‘30년 가게인증서를 받아 공식 사천시 대표 음식점으로 등록되었다.

 

 

 

 

참옻을 넣고 끓인 부드러운 토종닭

참옻을 넣고 푹 곤 백숙이 상에 올랐다. 윤기 나는 갈색의 토종닭 한 마리가 지친 식욕을 자극한다. 그런데?! 자작한 국물에 담겨 나오는 흔한 백숙과는 조금 다른 모양새다. 깨끗하게 건져낸 닭과 맑게 우러난 옻 국물을 따로 준다. 닭과 찹쌀을 한꺼번에 넣고 끓이면 국물도 탁해지고 접시에 담았을 때 지저분해 보여서 닭죽은 나중에 따로 끓인다고 했다.

살코기를 옻 국물에 살짝 담가 먹어 보라는 팁을 받고 촉촉이 적셔 한 점 입에 넣었다. 누가 토종닭은 질기다라고 했나? 쫀득하지만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구수한 옻 국물과 만나니 몸보신이 절로 되는 느낌이다. 닭 특유의 누린내도 전혀 없다. 옻 국물에 끓인 닭죽까지 한 숟가락 뜨고 나니 속이 편안해진다.

지금이야 복날 하면 삼계탕을 먼저 떠올리지만, 우리나라 정통 보양식은 백숙이다. 삼계탕은 일제강점기 이후 닭백숙에 인삼 가루를 넣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음식이다.

 

 

 

 

어혈을 풀어주고 몸속 염증 제거에 탁월

몸 밖이 덥고 속이 차가우면 위장 기능이 약해져 기력을 잃기 쉽다. 옻닭이 여름에 특히 좋은 이유는 산삼에 버금가는 열성으로 몸속 체온을 올려 주기 때문이다. 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시켜 준다.

옻은 몸속 유해균을 죽이고 어혈과 염증을 제거해 피를 맑게 해준다. 위장병이 있거나 생리통이 심한 경우 옻을 달여 꾸준히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간 보호 및 회복 효과도 좋아 과음 후 숙취나 피로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생강이나 양파보다 2~3배의 지방 분해 효과가 있기에 현대인들에게 더욱 필요한 약재라고 할 수 있다.

옻나무 내의 우루시올 성분은 암세포의 생성 및 전이를 억제하지만, 알레르기를 유발하기도 하니 옻을 타는 사람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섭취하기 전 소량으로 피부 테스트를 해보고, 혹시나 옻닭을 먹고 알레르기 반응이 생겼다면 즉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몸속 열이 많거나 땀이 많은 사람도 주의해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까다롭고 정직한 재료 선택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양심

비둘기집에서 쓰는 옻은 한혜라(64)·한옥희(60) 사장이 직접 발품을 팔아 전국에서 최고의 참옻만 찾아내어 가져온다. 그래서인지 팔뚝만 한 그 자태부터 예사롭지 않다. 옥희 씨는 좋은 옻을 구하기 위해 안 가본 곳이 없다라며 이런 옻이라야 효능을 제대로 볼 수 있다라고 했다. “참옻을 사용하지 않거나 효능이 떨어지는 옻 가지를 사용하는 음식점도 많으니 한 그릇을 드시더라도 잘 골라서 드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둘기집의 모든 재료와 양념은 두 사람의 손을 거친다. 친정어머니에게 솜씨를 물려받아 지금까지 직접 담근 간장, 된장만 사용하고, 농산물은 경남 남해의 지인이 농사지은 것을 선별해 가져온다. 언니 혜라 씨는 공장에서 나오는 양념이나 생산자를 알 수 없는 농산물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며 그것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양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칼칼하고 시원한 닭볶음탕도 별미

한국 사람은 역시 칼칼함을 빼놓을 수 없다. 닭백숙의 느끼함이 느껴질 찰나 혜라 씨가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빨간 닭볶음탕을 내어 왔다. 자연스레 국물에 먼저 손이 갔다. 단맛은 절제하고 칼칼하고 시원함이 느껴지는 중독성 있는 국물이다. 고기는 속까지 간이 잘 배어 술 한잔이 절로 생각난다.

특이한 점 또 하나. 닭볶음탕이면 자연스레 국물에 담겨있을 감자와 양파가 없다. 큰 닭을 사용하기에 감자와 양파 등 각종 부재료로 양을 맞출 필요가 없으며 감자의 전분 때문에 국물이 걸쭉하게 되므로 넣지 않는다고 했다.

비둘기집에서 닭요리 못지않게 유명한 음식이 또 하나 있다. 몇 년의 시행착오 끝에 개발한 비둘기집표 매실장아찌는 고기 요리에 환상 조합인 밑반찬이다. 달지도, 시지도, 짜지도 않은 무농약 매실은 담근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아삭함이 살아있다. 결국은 한 접시를 다 먹고 추가로 온 접시까지 비우고야 말았다.

 

 

한옥희 사장이 전하는 닭볶음탕 맛있게 끓이는 법

집에서 닭볶음탕을 끓일 때 누구나 이런 실수 한 번쯤은 꼭 한다. 열심히 끓였는데 속에는 간이 하나도 안 배어 당황스럽거나 물러진 감자 때문에 뻑뻑해진 국물

양념 따로 고기 따로 겉도는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양념을 푼 물에 담가 끓이지 말고 소량의 물에 볶아주듯이 끓인다. 중간중간 물을 조금씩 첨가하면서 계속 볶아주다가 거의 다 익었다 싶을 때쯤 고춧가루, 간장 등 양념을 넣는다. 깔끔한 국물을 원한다면 고추장과 감자는 권하지 않는다. 감자나 양파를 꼭 넣어야 할 때는 닭이 거의 익어갈 때쯤 넣는다.

  











비둘기집

주소 경남 사천시 곤양면 곤양로 181

가격 옻닭백숙 55000~6만 원

        한방백숙·닭볶음탕 5만 원~55000

문의 055)853-0150 (한 시간 전 예약 필수)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비둘기집'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StvjThQKg94 

 

 

이지언 사진·동영상 김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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