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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맛!

[음~ 이맛!]겨울 바다의 보약 - 통영 햇굴의 유혹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그림 같은 도시 통영에서 햇굴 출하와 함께 굴의 계절이 돌아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찬 바람이 기승을 부리는 계절, 통통하게 살이 오른 햇굴은 미식가를 유혹하는 겨울 영양식이다. 아연이 풍부해 스태미나 증진에 좋고 지방 함량이 적어 다이어트에도 적합하고 피부에도 좋다. 빈혈 개선, 콜레스테롤과 혈압 내리는 효과도 있다. 그래서 카사노바, 나폴레옹, 클레오파트라도 즐겼을까. 굴 요리를 다양하게 맛보며 겨울 건강도 챙겨보자.

김미영 사진·동영상 김정민

 

청정해역 통영은 도시 전체가 굴 천지

한려수도의 시작점인 통영은 미국 FDA에서 인정한 청정해역으로, 파도가 잔잔하고 플랑크톤 등 영양염류가 풍부해 수산물이 서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통영은 전국 굴 생산량의 70~80%를 차지한다. 대부분 부표를 띄워서 바닷속 자연 상태의 환경에서 키우는 수하식 굴이다. 햇굴 출하를 시작하는 이맘때부터 2월 말까지 굴의 맛과 향, 영양가가 최고에 달하는 시기라 지금 통영은 그야말로 도시 전체가 굴 천지다. 전국에서 통영 햇굴을 먹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문난 굴 맛집, 줄 서지 않고 즐기기

굴 요리 전문점 대풍관은 통영 중앙시장과 동피랑 마을 근처에 있다. 밖에는 줄 서서 기다리는 손님이 없는데 100(330) 규모의 건물 내부에는 손님들로 가득하다. 테이블링(대기자 등록 시스템) 기기 덕분이다. 손님은 번호표를 받고 주변을 둘러보다 메시지가 전송되면 바로 입장하는 시스템이다. 손님을 배려하는 김성민(39) 대표의 마음 씀씀이가 느껴진다.

손님들은 굴 맛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부산 해운대에서 온 윤채영(60)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풍관에 들렀다고 했다. “통영에 자주 오는데 부산에서 먹는 굴과는 차이가 있어요. 통영이 굴의 산지여서 그런지 확실히 신선하고 단맛이 있어요.” 통영 현지인 도남동에서 온 김창선(63) 씨는 일주일에 2회 이상 대풍관을 찾는다는 단골이다. “혼자 올 때는 주로 굴밥, 지인들과 올 때는 굴 코스 요리를 주문해요. 만원으로 굴밥 정식을 먹을 수 있으니 가성비도 좋고, 특히 비린 맛 없이 싱싱해요.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데 건강밥상으로 추천해요.”

 

코스요리 전격 해부, 굴 어디까지 먹어봤니?

대풍관의 대표 메뉴는 A 코스 요리인데, 전체적으로 다양한 굴 요리를 맛볼 수 있어 손님들에게도 인기다. 굴 코스 요리는 바다의 꽃이라고 불리는 석화(石花)를 냄비에 쪄내는 석화찜으로 푸짐하게 시작된다. 석화찜이 익는 동안 굴회, 굴무침 등 생굴 요리가 나온다. ‘대풍관의 살림을 도맡고 있는 김영희(59) 실장이 생굴 본연의 맛을 먼저 느낀 후 석화찜, 굴전, 굴튀김 등 조리된 굴 요리를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생굴의 자태는 이미 눈이 즐겁다. 알이 크고 통통하며 밝은 우윳빛에 윤기가 흐른다. 바다향을 품어 굴 향이 짙고, 혀에 닿는 순간 탱글탱글한 식감과 씹을수록 느껴지는 달콤함이 매력적이다. 통영에서는 굴을 꿀이라고 한다는데 그 이유를 알만하다.

마침내 석화 찜이 굴 고유의 향을 내뿜으며 입을 연다. 오래 찌면 질겨질 수 있다고 해서 잽싸게 목장갑을 끼고 작은 칼을 이용해 살살 떼어먹으니 그 재미도 솔솔하다. 한번 쪄내니 통통하게 굴 모양이 잡혀 더 먹음직스럽고 생굴보다 식감이 부드럽다. 기호에 따라 초장이나 간을 해서 먹거나 석화 자체에 짭조름한 맛이 있어 그냥 먹어도 좋다. 석화 껍데기를 내려놓기도 전에 젓가락이 굴전으로 향한다. 일반적인 굴전과 달리 식감이 다채롭다. 오징어, 새우, 고추, 부추, 버섯, 당근 등으로 반죽을 만들고 통 굴을 올려 전을 구우니 그 정성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다. 통영산 굴에 톳이 가득한 굴밥과 해물된장찌개를 끝으로 푸짐한 코스 요리가 마무리된다. 뜨끈한 국물과 굴을 함께 하고 싶다면 매생이 굴국밥 코스 요리도 추천한다. 석화찜이 빠질 뿐 굴 코스 요리와 메뉴 구성이 비슷해 추워지면 찾는 이가 많다. 매생이는 칼슘과 철분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뼈 건강을 지켜주는 식재료로 잘 알려져 있다


15년 굴 맛집, 매일 수협서 신선 재료 구입

대풍관은 김성민 대표와 김영희 실장을 중심으로 12~14명의 직원이 운영한다. 주재료인 굴은 수협 경매를 통해 노로바이러스 검사가 완료된 재료를 매일매일 받아오고, 당일 소진할 만큼 좌석 회전율이 높다. 최상의 굴 요리를 대접하고자 가을과 겨울에는 굴 메뉴, 봄과 여름에는 물회 중심의 메뉴로 운영한다. 생굴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포장이나 배달은 하지 않는다. 소비자를 위해 신선한 굴 고르는 방법과 유의 사항도 팁으로 알려준다. 검은 테두리가 선명하고 알이 통통하며 윤기가 흐르는 것이 신선하고, 색이 어두운 것은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조리하기 전 소금물로 가볍게 세척하고 되도록 필요한 만큼만 구입해 바로 먹을 것을 당부했다.

    

청년 대표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

김성민 대표는 IMF로 어려웠던 시절 부모님 고깃집 일을 도우며 식당일을 익혔다. ·서양을 막론하고 완전식품으로 사랑받아 온 굴 요리를 널리 알리고 싶어, 15년 전 굴 요리 전문점으로 업종을 바꾸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에 뛰어들었다. 대기자 등록 시스템을 발 빠르게 도입해 손님들의 번거로움을 덜어주었고, ‘굴은 초장에 찍어먹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특유의 비린 맛을 꺼리는 사람을 위한 다양한 소스를 찾고 있다. 신메뉴 개발 계획은 퓨전 요리보다는 기본을 지켜가되 취향과 기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레몬, 타바스코, 올리브유, 와인 등을 활용한 다양한 소스를 연구 중이다. 또한 노로바이러스 등 겨울철 식중독은 항상 걱정하고 신경 쓰는 부분이다. 아무리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도 기본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탈이 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비상약 상비, 보험 가입 등 조치를 해 놓고 있다.

 

통영 대풍관

위치  통영시 해송정229

메뉴  A코스 25000, B코스 2만 원, C코스 15000

       매생이 굴국밥 코스 2만 원, 하프셀 15000

       굴밥, 매생이 굴국밥 1만 원

       ※ 포장·배달 안 됨 (굴전, 굴튀김 포장 가능)

영업  09:30~21:00 (연중 무휴)

문의  055) 644-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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