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메뉴 바로가기 본문기사 바로가기

아하! 경남역사

[아하! 경남역사]몽골의 신의(神醫)이자 나라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대암 이태준’

 

일제강점기 시절, 몽골에서 독립운동 거점을 만들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썼던 대암(大岩) 이태준 선생.

몽골의 슈바이처로 불리고 독립운동자금을 운반했던 이태준 선생에 대해 알아봤다.

배해귀 사진 김정민


도산 안창호 만나 독립운동 헌신

18831121일 함안군 군북면 명관리에서 가난한 농사꾼의 2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난 대암 이태준 선생. 그는 1907년 최초의 근대 의료 기관인 세브란스 병원 의학교에 입학했다. 1909년 의학교 재학 시절, 환자를 치료하다가 그의 인생을 바꿀 한 사람을 만난다.

바로 도산 안창호 선생이다. 이 선생은 안창호 선생의 감화를 받아 항일 독립운동에 뜻을 세우게 된다. 안 선생의 권유로 1910년 청년학우회(靑年學友會·1909년 서울에서 조직된 애국청년단체)에 가입하고 독립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몽골에서 의술 펼치고, 독립자금 운반해

 

1911년 학교를 졸업한 그는 일제의 계속된 탄압으로 의학교 선배이자 스승인 김필순 선생의 뒤를 이어 중국 남경으로 망명하였다. 그곳에서 조선 독립군 부상자를 돌보았다. 이후 1914년 김규식 선생의 권유로 다시 몽골의 고륜(현 울란바토르)으로 건너갔다. 그는 김규식 선생과 함께 몽골의 비밀 군관학교를 설립하고자 했으나, 약속한 자금이 도착하지 않아 학교 설립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이태준 선생은 몽골 정착을 결심하고 고륜에 동의의국(同義醫局)’ 병원을 개원합니다. 그곳은 애국지사들의 독립운동 거점이자, 몽골인들의 진정한 의사가 되어준 곳이죠라며 대암 이태준 기념관 손배석 과장이 설명했다. 당시 몽골은 매독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전염병이 널리 퍼져 있었다. 그래서 다른 병원들은 외국인만 진료했는데, 이태준 선생은 전염병의 위험에도 현지인들을 진료했다.

목에 매독균이 퍼져 말을 못 하던 사람이 이태준 선생께 치료를 받고 말할 수 있게 된 일화도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이 선생은 당시 몽골 국왕인 보그드 칸의 주치의가 되었고, 몽골의 수많은 생명을 살렸습니다. 1919년 몽골 최고의 훈장(에르데니-인 오치르)도 받았습니다.” 손 과장은 현재까지도 그가 몽골에서 신의(神醫)로 불리는 배경이라며,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옛 고륜)이태준 기념공원이태준 기념관도 만들어져 있다고 덧붙였다.

 

의열단에 폭탄 제조 기술자 소개

그가 운영한 동의의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독립운동 거점기지로 독립운동가들의 숙식과 편의를 제공했으며, 몽골에 사는 동포들의 영사관 역할을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이태준 선생은 파리강화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여한 김규식 선생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당시 금액으로 2000(현재 시가 4000만 원 상당)을 지원한다. 그는 독립운동자금을 운송하고, 의열단에 가입해 폭탄 제조자인 헝가리인 마자르를 소개해 의열단의 항일 운동 투쟁에도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1921년 독립운동자금을 운반하던 이 선생은 친일세력이었던 운게른이 이끈 러시아 백위파에 의해 38세의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된다.

 

함안군, ‘대암 이태준 기념관열어

이태준 선생을 기리는 기념관이 그의 고향인 함안에서도 문을 열었다. ‘대암 이태준 기념관은 이 선생이 주로 활동했던 몽골의 전통 가옥인 게르 형태로 꾸며져 지난 202111월에 개관했다. 지상 1, 연면적 494인 기념관에는 이태준 선생의 독립운동 업적과 생애에 관한 내용으로 그가 남긴 발자취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또한 기념관 옆에는 함안독립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내년에는 이태준 기념관 옆에 함안 독립운동사 기념관도 건립할 예정이다.

문득 격동의 세월 속 일신의 안위만 챙긴 기회주의적 상류층 의사 꺼삐딴 리’(전광용 단편소설 <꺼삐딴 리> 인물)가 떠오른다. 주권을 잃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고난을 자처한 이태준 선생의 숭고한 애국정신이 더욱 고귀하게 와닿는다.

 

 

 


 

대암 이태준 기념관

위      치 함안군 군북면 지두250

관람안내 오전 9~ 오후 6, 관람료 무료, 매주 월요일 휴관

문      의 055)583-8002 / www.대암이태준.kr

 

방문자 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