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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소리

[도민의 소리]소소하지만 특별한 미니멀 캠핑

아이들과 함께한다는 건 언제나 특별하고 행복한 일이다. 자그마한 것에도 깔깔거리며 웃을 수 있는 아이들의 마법 같은 능력 때문일 거다. 예전엔 집 근처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에서 잠깐 놀아주는 게 전부였는데, 코로나가 우리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이젠 그것마저 어려워졌다. 그래서 마음먹었다. 실내에 갇혀만 있는 아이들을 위해 소소하지만 특별한 캠핑을 떠나기로.

 

이번엔 오토캠핑이 아니라 노지 캠핑에 도전했다. 진해 수도마을은 차박지로 캠핑족들에겐 이미 유명한 장소다. 캠핑이라 해서 거창할 것도 없다. 툭 던지면 펼쳐지는 텐트 하나, 그늘막, 간단한 먹을거리면 충분하다. 짐을 꾸리고 집을 나서는 순간엔 아이들의 목소리도 한층 들떠 있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곳의 모험은 항상 즐겁다. 아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소에다 푸른빛 일렁이는 바다까지 이 정도면 그 어떤 호텔도 부럽지 않다.

 

자연에서 만날 수 있는 생명체들도 반갑다. 땅강아지가 지나다니는 모습, 바닷속으로 보이는 굴, 여기저기 재빠르게 움직이는 게들까지. 아이들의 관심사는 온통 자연 속에 파묻힌다. “집게로 우릴 집으면 어쩌지?”, “괜찮아. 한 번 잡아보자.”, “아냐~ 살려줘야 해!”, “얘들도 엄마·아빠 만나게 도와줘야지!” 어른이 된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마음이 아닌가. 환호성이 섞인 아이들의 대화 소리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이번엔 낚싯대가 휘청거린다. 뭔가 큰놈이 잡힌 거다. 아이들의 눈이 동그랗게 커지고 목소리에 힘이 들어간다. 과연 어떤 녀석이 낚싯줄에 걸렸을지 집중한다. 줄을 한참 감아보니 망둥이가 올라왔다. 작고 귀여워서 한 번씩 만져보고 관찰하지만 망둥이의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금세 놓아주자고 한다. 그렇게 한참을 바다와 놀다 잠이 들었다.

 

캠핑은 사람도 자연환경도 공존해야 화려한 막을 내릴 수 있다. 미니멀 캠핑의 종착역은 바로 정리! 머물렀던 자리는 깔끔하게 정리하고 쓰레기는 되가져가는 문화 의식이 필요하다. 어른이 모범을 보여주면 아이들은 그대로 따라온다. 소소하지만 충분히 특별했던 캠핑! 아이들의 일기장 속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란다.

 

오연화 명예기자(창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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