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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포토

[공감포토]양산으로 떠나는 가을여행【법기수원지】

  

 

황숙경 편집위원 이윤상 사진작가

 







양산시 동면 법기리에 있는 법기수원지는 일제강점기에 부산지역의 일본인들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해 1927년 착공하여 1932년에 준공된 흙댐이다. 강을 막아 건설한 콘크리트 댐에 비할 규모는 아니지만 농업용수용 저수지 흙둑과는 다른 풍광을 보여주는 특별한 곳임에는 틀림없다. 양산시가 숨겨진 명소로 추천하고 있기도 하다.

수원지 가는 길은 여느 유원지 분위기와 비슷하다. 음식점과 잡화상, 그리고 시골장터에서 봄직한 채소 좌판 할머니들까지. 넓지 않은 길목에 자리 잡은 수원지 입구가 제법 북적거린다. 상수원인 만큼 입장에 제재가 따른다. 음료를 비롯하여 음식물 반입이 금지돼 있다. 돗자리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멋모르고 배낭 꾸려 나선 나들이객들은 입구에 따로 마련된 물품보관소에 짐을 넣어두고 들어가야 한다.


개방시간도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한정돼 있다.

출입이 까다로운 이유는 수원지 개방과 관련, 몇 차례의 우여곡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원지가 개방된 것은 지난 2011. 상수원 보호를 위해 폐쇄돼 있다가 무려 79년 만에 일반에 공개됐다. 개방 당시 수원지 일대의 잘 보존된 숲이 큰 화젯거리가 됐다. 몰려드는 방문객에 1년 후인 20127월에는 수원지 둘레길을 비롯해 법기수원지 관리구역이 전면 개방됐다. 하지만 역시 1년 후 수원지는 다시 일부 개방으로 전환, 댐 마루와 그 일대 수림지 2만 출입이 허용된다.


1년 남짓 둘레길을 개방한 동안 수원지 쓰레기 배출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내려진 조치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평일에는 15t, 주말에는 30t 이상의 쓰레기가 배출됐다고 한다. 출입객에 대한 규제가 까다로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출입구를 통과하면 수원지가 아니라 수목원에 들어선 듯하다. 키 큰 나무 군락이 두개의 갈래 길을 경계로 정원수처럼 잘 관리돼 있다. 수림지 수목은 7644그루. 댐 축조 당시 식재됐다고 하니 80년에서 130년 수령을 가졌다. 히말라야시다, 벚나무, 추자나무, 은행나무 등 계절을 달리해 아름다움을 자랑할 거목들이 가득하다. 수림지 안쪽으로는 400그루의 편백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한낮에도 어둑한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피톤치드 삼림욕장이다.

 

 

 

 

 

 

 

 

 

 

 

 

 

 

 

 

 

 


 

 

나무그늘이든, 햇빛 아래든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가을 한때를 차분하게 즐길 수 있다

 

 

 

수림지를 벗어나면 댐 마루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제방가운데로 바로 오르는 시멘트 계단과 제방 끝에서 오르는 목재 계단, 두 개의 길이 있다. 고민할 것 없이 한쪽으로 올라 나머지 한쪽으로 내려오면 된다. 댐 중앙을 사선으로 오르는 123개의 시멘트 계단은 하늘계단이란 애칭으로 불린다. 좌우로 흙댐을 뒤덮고 있는 말끔한 잔디가 인상적이다.

 

계단을 오르며 올려다보는 가을하늘색과 어울려 시야를 맑게 한다.


댐 마루에서 바라보는 저수지에도 가을하늘이 담겼다. 최고수위는 197.23m, 총저수량은 157t에 이른다고 하는 댐은 그다지 길지 않은 260m 길이. 여유 있게 풍경을 감상하며 거닐 수 있는 거리다. 댐 마루 풍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7형제 반송이라 불리는 소나무들이다. 작은키에 가지가 옆으로 퍼져 자라는 반송은 붉은 가지와 풍성한 솔잎으로 댐 마루를 명품 정원으로 만든다. 사람이 소나무 가지 사이사이에 쏙 들어갈 정도로 독특한 수형을 가졌다. 수림지와 댐 마루에는 쉬어갈 벤치가 많다. 나무그늘이든, 햇빛 아래든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가을 한때를 차분하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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