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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한상 가득 ‘봄나물’ 밥상, 보약이 따로 없네

합천 해인사산채한정식거리

 

완연한 봄이다. 마스크에 갇힌 일상이 더 답답해진다. 그래서 봄맞이 밥상을 찾아보았다. 합천에 해인사산채한정식거리가 있다. 가야산소리길을 걷거나, 성보박물관을 둘러봐도 좋다. 걷기와 함께 봄나물 밥상치레를 해보자. 1년 넘게 견딘 답답함에 대한 보상으로 맞춤한 건강식이다.

 

 

가야산소리길 끝에 24개 산채식당

해인사산채한정식거리는 대장경테마파크에서 영산교에 이르는 가야산소리길 끝, 치인리에 있다. 성보박물관까지 차량으로 이동하면 800m쯤 걷는다. 고만고만한 24개 식당이 모여 밥집거리를 이루고 있다. 한 집을 골라 들어가자 구수한 된장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식당 내부는 전형적인 시골식당이다. ‘이런 곳에 손맛 고수가 숨어 있는 법이지.’

어서 오시라주방에서 인사를 건네는 사장님은 이 거리에서만 30년이 넘었다는 현원자(65) 씨다. 쉴 새 없이 내놓는 반찬이 스무 가지가 넘는다. “, 이걸 어떻게 다 먹어요?” 좋아서 하는 말인데 서운한말씀을 툭 던진다. “그럼 몇 개 뺄까?” 그래도 반찬그릇은 하나도 빠지지 않고 참하게 차려진다.

나는 31년째지만 더 오래된 집도 있어요. 특징? 동네 나물을 쓴다는 거. 합천에서 나는 들나물, 산나물이 주재료라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지.”

산채한정식에 깔리는 반찬은 대략 25개 정도. 현 사장 말대로 동네사람들이 던져놓고 가는나물거리가 주재료다.

 


 

나물이 이토록 다채로웠던가감탄사 절로

나물은 먹을 수 있는 풀의 뿌리와 줄기, , 그리고 채소류와 나뭇잎 등 식재료를 가리키면서, 그것을 양념해 만든 음식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섬유소가 많고 비타민, 칼슘, 칼륨 등 다양한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어 영양 면에서도 무시 못할 가치가 있다. 거기다 채소를 어떻게 이렇게 먹을 수 있지?’라는 외국인들의 감탄처럼 조리법도 다채롭다. 그만큼 맛도 있다.

생으로 먹는 것, 데쳐서 먹는 것, 쌈으로 먹는 것, 말려 먹는 것, 장아찌로 만드는 것, 진액을 내거나 차로 우려먹는 것 등 종류별로 조리법이 다 다르지. 양지에서 자라는지, 음지에서 자라는지에 따라 양념이 달라지기도 하고.”

현 사장의 말에 나물을 너무 쉽게 봤다는 생각이 든다. 풀인지, 나뭇잎인지도 구별 못하는 나물 무지렁이인 취재진은 일단 아는 나물, 모르는 나물 정도로 구분한다. 시금치, 부추, 도라지, 숙주, 고사리, 무말랭이, 연근, 더덕, 취나물, 건취나물, 냉이, 방풍나물까지는 아는 나물. 모르는 나물은 현 사장의 가르침을 받는다. 아주까리나물, 말린 가지 조림, 식이유황 함유량이 높아 건강 뿌리채소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삼채는 이름을 듣고 보니 정체를 알아볼 수 있다.

영 낯선 것은 노란 유자껍질 조림과 연 줄기 나물이다. 달고 쓴 맛의 조화에 노란색으로 밥상을 환하게 하는 유자껍질 조림은 양상추만 섞으면 샐러드다. 연 줄기는 정말 낯설다. 오이 같이 아삭하면서 오돌오돌하게 씹히는 독특한 식감이다. 얼핏 보면 토란대 같아 보였는데 훨씬 푸릇푸릇하다. 맛도 생긴 것과 달리 반전이 있다. 들깨가루로 버무려 고소한 맛이 오래간다.

 

 

 

한입에 먹는 봄, 산채비빔밥

나물 외에도 오이지, 초석잠, 콩자반, 두부전, 고추부각이 밑반찬으로 깔리고, 새송이버섯과 표고버섯볶음이 상 가운데를 차지했다. 좀 생뚱맞은 것은 갈치구이.

사실 산채밥상은 사찰음식과 비슷한데, 손님 대접은 해야겠고. 그래서 갈치구이를 넣었지. 조기구이를 내는 집도 있고 집집마다 다른데, 고기반찬 한 가지씩은 올린다.”

갈치구이는 손님에 대한 정성이란 얘기다. 그래서 그런지 산중에서 먹는 갈치가 어느 바닷가에서 먹는 것보다 맛있다. 현 사장이 갈치는 동네 것이 아니고, 시장에서 샀다며 웃는다.

나물 밥상에 된장국도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이다. 달래된장국이다. , 호박 등 그때그때 나는 제철 재료를 쓴다. 밥상 위를 분주하게 움직이던 젓가락을 놓고 된장국으로 입가심한다. 달래 향과 함께 따뜻하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된장국이 한 끼 식사를 완성한다.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내는 산채한정식이 부담스럽다면 한 그릇으로 야무지게 나물밥상을 맛볼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산채비빔밥이다. 고슬고슬한 흰밥 위에 일고여덟 가지 나물을 돌려 얹었다. 쓱쓱 비벼 한입에 봄을 털어 넣는다.

 

  

​Tip고수의 팁! 나물 맛있게 무치는 법

부른 배를 두드리며 나물 맛내기 비법을 알려달라고 현 사장을 졸랐다. “별거 있냐면서 고수의 비법을 알려준다. 밭나물, 산나물이 다르고, 생나물과 묵나물이 다르고, 색감에 따라 또 다르단다.

특유의 향이 진한 나물은 들기름으로 맛을 내라.” 산나물은 들기름으로 무치고, 밭나물은 참기름으로 무친다. 재배하는 밭나물은 향이 덜한 까닭이란다. 산나물인 취나물을 참기름으로 무치면 센 향끼리 부딪혀 맛이 없다고.

간하는 조미료도 다르다. 들과 밭에서 나는 나물은 소금 간을 하고, 쓴맛이 감도는 산나물에는 국간장을 쓴다. 특히 묵나물은 무조건 국간장으로 간한다. 아무래도 말려 묵힌 나물은 새 나물보다 맛이 덜하다. 국 간장으로 간을 해서 감칠맛을 낸다. 또 들나물이든, 산나물이든 예쁜 초록색 나물은 색감을 살리기 위해서 소금을 쓰는 것이 좋단다.

봄나물은 4월 말부터 정말 좋은데. 두릅도 나오고, 쑥도 있고, 머위에 돌미나리까지 지천으로 날 때잖아? 그 때 또 와서 맛보고 가라.”

배웅하는 현 사장의 말에 다시 침이 꿀꺽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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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해인사산채정식거리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취재협조 삼일식당

 

 


황숙경 사진 김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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