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양념으로 졸인 황태포를 살짝 밀어내자 계란지단과 쇠고기 육전이 가지런히 올라앉았다. 그 아래 무절임 사이로 삶은 달걀이 빼꼼히 고개를 내민다. 채 썬 배와 오이채를 걷어내야 비로소 검회색 빛의 면에 젓가락이 닿을 수 있다. 고명만 먹어도 배가 부를 것 같은 느낌이다. 물냉면은 슴슴한 평양식 육수로, 비빔냉면은 새콤달콤한 특제 양념으로 완성한다. 손님들의 기호를 파악해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장점을 버무려낸 특미냉면은 세대를 가리지 않는 인기 메뉴다.

냉면 한 그릇으로 더위 걱정 끝!

육수를 한 모금 쭉 들이킨다. 슴슴하고 담백한 깊은 맛이 일품이다. 한우 사골과 양지, 황포냉면 만의 비법을 담아 24시간 우려낸 평양식 육수다. 메밀 전분과 고구마 전분을 배합한 면은 부드러우면서 탄력적인 식감을 자랑한다. 메밀 속에 함유된 루틴은 변비와 고혈압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성질이 찬 메밀과 따뜻한 쇠고기 육전과의 궁합이 좋다. 이쯤 되면 평양식 육수에 육전을 내세운 진주냉면의 만남은 필연이 아닐까. 북에 고향을 둔 사람, 해외 생활 중 국내에 들어오면 매일 들러 먹는 사람 등 고향의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오는 단골들이 많단다. 배 대표가 옆에서 식초와 겨자 양념을 넣지 않고 본연의 맛을 음미하길 권한다. 비빔냉면에서 기분 좋은 달콤함이 느껴진다. 양념의 감칠맛은 아카시아꿀과 매실액이 포인트라고 일러준다. 특미냉면은 물회 느낌의 자박한 육수에 고명의 아삭한 식감이 조화롭다. 구미에서 온 김광민(41) 씨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냉면이 먹고 싶으면 진주로 오는데, 육수나 양념이 덜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딱 맞다”라며 엄지를 들어 보인다. 올여름, 당신의 입맛을 사로잡을 시원한 냉면으로 무더위를 날려 보는 건 어떨까.

황포냉면

위치 진주시 호탄길34번길 10

메뉴 물냉면 1만 원 물냉면(大) 1만 1000원 

       비빔냉면 1만 500원 비빔냉면(大) 1만 1500원

       특미냉면 1만 1000원 특미냉면(大) 1만 2000원

       쇠고기육전 1만 7000원 손만두 6000원

영업 10:30~19:30(브레이크 타임 14:30~17:00)

문의 055)762-7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