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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특집·기획]지리산이 키우고 섬진강이 만든 ‘에코 이유식’

㈜에코맘의 산골이유식

 



지리산 청정지역에서 나는 좋은 재료로 이유식을 만드는 회사가 있다. 지리산이 품고 있는 곳,

섬진강 1급수가 흐르는 곳, 자동차도 느리게 가는 곳.

바로 하동 악양면에서 건강한 재료로 이유식을 만드는 ‘()에코맘의 산골이유식’.

먹는 것이 곧 몸이 된다는 생각으로 지리산 산골에서 직접 보고, 만나고, 기르며 만든 이유식.

엄마·아빠에게는 수고를 덜어주고, 아이에게는 고른 영양소를 주는 건강한 이유식을 만드는 에코맘의 산골이유식을 찾았다.

 

 

아이가 처음 먹는 이유식

두 아이의 엄마인 정유진(32·사진·진주) 씨의 둘째 딸 소은이는 5개월이 되자마자 이유식을 시작했다. 첫째 때는 직접 만들어서 먹였지만, 둘째는 다양한 음식을 접해주고 싶은 마음에 시판 이유식을 먹이고 있다.

첫째 때는 정말 열과 성을 다해서 이유식을 만들었어요. 힘들기도 했지만, 음식재료가 골고루 잘 먹여지지가 않았어요. 제가 좋아하는 재료 위주로 먹이게 되니 편식도 생겼고요. 그래서 둘째는 영양가 있는 시판 이유식을 다양하게 먹여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맘 카페 검색을 통해 산골이유식을 알게 됐죠.” 

200g 중기 이유식 한 팩을 오전·오후 나누어 먹는 소은이가 오후 낮잠을 자고 일어났다. 엄마 정 씨는 냉장고에서 이유식 한 팩을 꺼냈다.

전자레인지에 데운 후 먹이면 되니깐 아주 간단해요.”

따뜻하게 데운 이유식을 정 씨가 호호 불어 소은이에게 주자 이내 오물오물 맛있게 먹는다.

 

 

지리산 청정지역에서 만들어 더욱 안심

정 씨는 산골이유식을 택한 이유로 지리산에서 나는 재료로 만든 이유식이라 믿음이 간다고 했다.

아이가 먹는 거다 보니 무엇보다 재료가 신선하고 좋아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산골이유식을 선택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어요. 지리산 물과 유기농 쌀과 농산물, 특히 아이가 잘 먹는 한우 이유식은 지리산 솔잎 청정한우라는 이야기를 듣고 더욱 믿음이 갔어요.”

무엇보다 시판 이유식에는 쉽게 구입할 수 없는 재료가 들어가고 종류도 많아 이것저것 골라 먹이는 재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건강한 먹거리로 엄마마음 사로잡아

에코맘의 산골이유식 오천호(38) 대표에게 유기농 농산물로 이유식을 만든 사연을 들었다. “대학 졸업 후 외국계 화장품 회사 영업사원으로 일을 하다가 서울에서 죽 가게를 차렸어요. 죽 장사가 잘 안 된 건 아니었지만,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들었었죠. 1년여 만에 죽 가게를 접고 고향인 하동으로 내려왔어요.”소은이가 먹고 있는 에코맘의 산골이유식회사는 하동 악양면에 있다. 드넓은 평사리 들판을 지나 고불고불 산길을 달리다 보면 지리산 형제봉의 해발 500m 지점에 위치해 있다. 취재원이 공장에 다다랐을 땐 지리산 중턱의 맑은 공기와 함께 맛있는 이유식 냄새가 솔솔 풍기고 있었다

 이후 하동에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을 때 오 대표는 문득 죽 가게에 자주 오던 손님이 떠올랐다. “주기적으로 오던 손님이 올 때마다 간을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어요. 나중에 여쭤보니 아기 이유식으로 먹이기 위해 간을 하지 않는다고 하셨죠. 이거다 싶었어요. 하동의 깨끗한 물과 유기농 농산물로 이유식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철 재료가 맛있는 이유식 만들어

오 대표는 20124월 농업회사법인인 에코맘의 산골이유식을 설립했다. 슬로시티로 지정된 악양면 일대에서 생산하는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해 이유식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떤 농산물을 사야 할지 잘 몰랐다. 그래서 친구의 아버지, 동네 어르신들의 일손을 도우면서 농사짓는 법과 제철 식재료가 무엇인지 등을 배웠다. 이후 계약 재배를 통해 한 품목씩 늘려갔고, 현재는 74농가와 직접 계약·재배해 농산물을 공급받고 있다. 또한 해발 500m 높이에 200평 정도의 산골 텃밭도 일구고 있다.

이유식을 잘 만들려면 당연히 재료가 좋아야 합니다. 지리산에서 나는 임산물, 평사리 들판에서 얻는 농산물, 남해안에서 잡은 수산물, 거기에서 만드는 곳까지 짧은 거리. 이 모든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산골이유식은 이유식 업체 중 국내산 농산물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동과 함께 상생하며 다음세대에 건강한 땅 물려주고 싶어

에코맘의 산골이유식은 매년 매출이 증가하고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지역사회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 하동 지역의 농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처음 3명으로 출발한 직원은 현재 100% 지역 인재를 고용해 50명으로 늘어났다. 고용 창출로 지난 2018년 경남도로부터 고용우수기업으로 인증되기도 했다. 또 미혼모와 다문화가정 등에 나눔 기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

오 대표는 이유식뿐 아니라, 어르신들을 위한 실버푸드진출도 꿈꾸고 있다. 평사리 들판에 쌀 박물관을 짓고, 어르신들을 위한 농민요양병원도 구상하고 있다.

건강한 이유식을 만들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과 동시에 지역이 소멸되지 않고 발전시키는 것 또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업을 통해 사람들이 시골을 찾고 시골에서 다양한 산업을 통해 지역을 발전시키는 일을 계속 할 생각입니다.”

농사짓는 사람들은 땅의 힘을 믿는다고 말하는 오 대표. 땅이 유기농이면 그곳에 사과농사를 지으면 유기농 사과가 되고, 쌀을 지으면 유기농 쌀이 된다는 믿음. 건강한 땅을 만들어 다음 세대에 물려주고 싶다는 그의 바람처럼 산골이유식도 대물림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건강한 이유식이 아이 잘 키우는 경남의 꿈을 함께 현실로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배해귀 기자 / 사진 김정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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