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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문화의 향기]흙과 불에 마음을 담다 … 김옥수 타일조각가

 


 

‘아름다운 성당’ 위해 타일조각 시작

밀양시 상동면 작은 마을에 ‘타일조각벽화연구소 가나촌갤러리’가 있다. 파아란 하늘 아래 고요히 엎드린 세 동의 건물, 작업장과 사제관 그리고 가나촌갤러리는 성화 타일조각가 김옥수(68) 신부가 정년퇴임 후 정착해 작업하는 곳이다,

“비록 고된 작업이지만 사람들과 더불어 다 같이 나누며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그것이 바로 만고의 진리”라고 말하는 조각가.

성화 타일조각가 김옥수 도미니꼬 신부는 ‘조각가’라는 호칭이 아직 낯설다. 그냥 ‘타일조각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불러달라고 한다. 조각가는 지난 1965년 14살에 대구 꼰벤뚜알 성 프란치스코 수도원 화선 소신학교에 입학했고, 1981년 교황 요한바오로 2세로부터 사제서품을 받았다.

그 후 독일 성당에서 아름다운 벽화를 접하게 됐는데, 우리나라의 성당도 아름답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타일조각이다. 타일공예는 벽화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작업 후 부분 수정이 가능한 강점이 많아서 시작했다 한다.

 

조각과 안료 이용한 가마소성 ‘독특’

김옥수 신부의 타일벽화는 기존의 타일벽화와는 차별화되는 조각작업과 안료를 이용한 가마소성으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일조각은 저온의 불로 오래 구워 작업하므로 페인트로는 나타내기 힘든 파스텔톤의 은은한 색깔을 만들어 낸다. 조각가는 지난 2008년에 ‘조각타일의 제조방법’으로 특허를 받기도 했다.

부산대교구 당리성당, 다대성당, 해운대성당, 밀양성당 천상낙원, 대구대교구 정평성당,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새남터순교성지에 그의 타일조각 작품이 있다.

해마다 전국의 여러 갤러리에서 초청 전시회도 열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대구대교구 범어대성당 드망즈갤러리에서 성화타일展 <태양의 노래>가 성황리에 열렸다. 이제는 큰 갤러리가 아니라도 테마별, 대소별 작품전시회 기획도 고려 중이다.

 

지역특성 살린 대작 기대

가나촌갤러리에는 흙과 불과 안료와 사제의 영성이 만들어 낸 은은하고 잔잔한 색감의 타일성화가 사방 벽에 걸려있다. 

바닥에도 겹겹이 세워져 있다. 세어보려 해도 엄청난 수량에 엄두를 못 냈지만 아마도 수백 점 되지 않을까 어림해 본다.

많은 성화들 속에서 민속작품 「그네」가 눈에 들어왔다. 타일조각 특유의 매끄럽고 세련된 색감이 매우 아름답고 매력 있다. 더구나 처음 색감 그대로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작품으로서 큰 가치이자 장점이다. 조각가의 바람처럼 지역 고유의 특성이 담겨있는 작품에도 적합한 소재가 될 것 같아 길이 남을 대작도 기대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글·사진 송문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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