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온기 훔쳐간 아침
고드름은 가을무처럼
토실토실 여물었다
고샅에 햇살 마실오면
거름종이 헤집고 난 정수처럼
해맑은 낙수되어 뚝뚝 흘렀다
움푹파인 그릇에 진국이 차오르고
조무래기들 주전부리 그리운날
고드름 쪽쪽 빨며 원기소*인 양 달게 먹었다
허기진 배 알싸하게 부풀어 오르고
호사로운 담벼락 고드름 따라
얼얼해진 입술에 때 국물 맛든 날
별똥별 찾아 나선 꿈처럼
손 내민 유년의 성장판에는
달짝지근한 고드름이 박혀 있었다
*원기소 : 옛날 아이들의 대표적 국민영양제
이용호 명예기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