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83
2020
앞산 마루를 보니
한 해 동안 보여준 산의 모습이 떠오른다
푸르름으로 날마다
빛을 더하던 봄
짙은 녹음으로 맘속까지
수액이 흐르게 하던 여름
자고나면 한 뼘씩
물감을 칠한 듯한 단풍
이젠, 모든 걸 다 잊겠노라고
민낯으로 당당하게 보여주는 겨울산
아무 생각없이 산을 바라보니
마음이 비어가는 듯
알 수 없는 전율
박병헌(김해시)
경남공감 02월 (8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