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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소리

[도민의 소리]삼천포 인심에 반하다

 

 

사천바다케이블카를 타고 바다 위를 지나면서 보는 삼천포대교의 모습은 환상적이다. 하지만 나는 삼천포대교 위를 걷는 것이 즐겁다. 특히 아침 해가 떠오르는 새벽에 걷다 보면 어느 날은 안개 속을 걷기도 하고, 어느 날은 고기잡이배들이 까맣게 점점이 떠 있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오전 7시 즈음이면 삼천포전통수산시장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나도 삼천포에 온 지 8개월 정도 돼서 단골이 몇 군데 생겼다. 빵을 좋아해서 자매빵집을 찾는다. 팥빵이 700원이다. 유명 체인 베이커리 가격의 반값이다. 어머님들 단골이 많아 보였다. 새벽 장에 물건 팔고 가면서 손주들 주려고 팥빵을 사 가는데, 주인아주머니는 덤으로 여러 개를 더 주신다.

또 하나 찾는 곳은 칠순 어머님의 생선가게다. 오늘 전갱이 1만 원어치를 샀는데, 30마리나 된다. 얼마나 남으랴 싶어 또 팔 게 있냐?”고 물으니 즉각 만 원어치 더 줄까?” 하신다. “하고 대답하니 장만하는 데 시간이 걸린단다. 그래서 오이 사러 한 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잘 생기고 큰 오이 가격을 물으니 1개 천 원이란다. 장마에 오이가 잘 자라지 않고 그것마저 폭우라 딱 배가 올랐단다. 4개를 달라고 해서 들고, 전갱이를 찾으러 갔다. 2만 원을 주고 물건을 받는데 전어 좀 줄까?” 하신다. “, 주이소하니 봉지에 몇 마리 담아주신다.

집에 와서 오이를 보니 4개가 아니라 5개가 들었다. 몇 마리 안되겠지 하며 받아온 전어는 15마리나 들었다. 가는 곳마다 후하다. 바닷가 사람들은 부자라는데, 인심도 그래서 후한 것일까?

한국의 10대 석양이 있는 실안노을길, 한국의 아름다운 길 삼천포대교,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사천바다케이블카, 서커스 공연, 고기가 펄떡이는 용궁수산활어시장 모두 다 좋다. 그러나 나는 싱싱한 먹거리가 넘치는 시장 모습과 시장 사람들의 후한 인심이 더 좋다.

 

이흥숙 명예기자(사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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