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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반하다

[사람에 반하다]돌봄의 가치를 전하는 돌봄노동자

 

고령화와 수명 연장 등으로 돌봄 노동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10월 기준 경남 도내에는 돌봄노동자가 53000여 명 활동한다. 우리 사회의 필수 노동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돌봄노동의 가치를 되새기고자 경남도는 올해 처음으로 ‘2022년 경상남도 돌봄노동자 한마당행사를 열어 돌봄 노동자의 노고를 격려했다경남도지사상과 경남도의회의장상을 받은 두 사람을 만나 돌봄노동의 현장에 대해 들었다.

박정희  사진 유근종


 

셋째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사랑으로 보살펴요~”

참샘센터 장애인활동지원사 강순아 씨

강순아(63) 장애인활동지원사(이하 지원사)10월 경상남도 돌봄노동자 한마당 행사에서 경남도의회의장상을 받았고, 앞서 7월에는 경남 서부권 돌봄노동자 지원센터가 주는 빛나는 돌봄노동자상도 수상했다. 장애인의 정서를 고려해 사랑으로 보살핀 공로다.

지난 11월 초 진주시 금산면 강 지원사가 돌보는 가정을 찾았다. 돌봄 대상자가 있는 가정의 보호자 대부분이 돌봄 내용 공개를 꺼리는데, 지적 장애와 시각 장애가 있는 민우(가명·21) 어머니가 취재에 동의해줬다.

민우 집에서 만난 강 지원사는 장애인주간보호센터에서 막 돌아온 민우를 씻기고 좋아하는 간식을 먹인 참이라고 했다. 이전의 민우는 돌발 행동도 많았는데, 강 지원사와 만나면서 많이 안정된 편이다.

우연히 장애인활동지원사의 길로 접어들었어요. 서점을 운영했는데, 불황기가 되면서 시간적 여유가 생겨 지인 권유로 참샘센터의 문을 두드렸고, 40시간 교육을 받은 뒤 2016년부터 활동했습니다. 지체장애인을 몇 년 돌보다 민우는 20209월부터 인연이 됐습니다. 셋째 아들이라 생각하니 절로 사랑으로 보살피게 됐습니다. 남편과 두 아들도 저의 활동을 응원하고 자랑스러워한답니다.”

강 지원사는 하루 8시간씩 민우를 돌본다.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빨래한다. 민우가 기분좋으면 같이 노래 부르고, 옥상으로 가서 운동도 한다. 민우가 리듬 감각이 좋다고 칭찬했다. “쉴 틈 없이 돌보느라 힘들기도 하지만 저에게 이런 인연이 찾아와 참으로 고맙고 소중합니다. 민우를 잘 돌보고 오래오래 함께 행복하고 싶습니다.”

 

몸과 마음이 힘들어진 사람들 도울 수 있어 행복합니다

마산지역자활센터 노인돌봄종합서비스 요양보호사 정정자 씨

정정자(61) 요양보호사는 경남도지사상을 받았다. 2010년부터 128개월 동안 10여 명을 돌보아 왔다. 오전과 오후 3시간씩 하루 6시간 돌봄대상자 가정을 찾아가 용변 처리, ·이불 빨래, 식사준비와 제공 등의 일을 한다.

그는 요양보호사가 된 것이 천운이라고 고마워했다. 평범하게 전업주부로 살고 싶었으나 결혼 8년 만에 남편이 중풍으로 쓰러져 자녀를 건사하며 가장의 역할을 해야 했다. 식당, 공장 등 10여 개의 직장을 옮겨다니다 가톨릭여성회관 도움으로 요양보호사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했다. 초창기엔 병원에서 간병 일을 하다가 지금은 집으로 찾아가 어르신을 돌보는 재가요양보호사로 일한다. 1년 전부터 돌보고 있는 이는 알츠하이머 관련 질환을 겪는 40대 여성과 50대 남성이다. 용변처리를 돕는 게 가장 큰 일이다. 기저귀를 채워야하고, 달래서 화장실에 데리고 가야 한다. 언어소통도 힘들지만 눈치로 알아듣는다.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는 게 참 좋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몸과 마음이 힘들어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행복합니다. 그 옛날 쓰러졌던 남편도 당시엔 의사가 가망 없다고도 했는데, 이젠 혼자 여기저기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해졌고, 자식들도 다 잘 커서 효도하니 고맙지요. 몸 안 아프면 언제까지라도 이 일을 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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