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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도정 혁신 '아이디어 뱅크' 경남 G-랩 2기 정병호 주무관

출장을 갈 때마다 편의점을 찾아 헤매는 경남도 공무원. 출장을 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영수증을 끊기 위해서다. 그나마 깜박하면 출장비 청구도 하지 못한다. 영수증을 챙기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는 공무원을 위해 시스템을 개발한 이가 있다. 바로 경상남도 도정혁신추진단 경남 G-랩 정병호(45) 주무관이다.

배해귀 사진 김정민

 

 

 

나의 불편 = 동료의 불편이라는 인식에서 착안

밥 먹으러 구내식당을 갔는데 대기줄이 길면 싫잖아요. 저부터 불편했어요. 사무실에서 대기줄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구내식당 배식 대기 밀집도 열람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1월부터 경남 G-2기로 활동하고 있는 정 주무관. 경남 G-(Gyeongnam Government-Laboratory)은 회계·예산 등 일상 사무는 배제하고 혁신과제에만 전념하는 벤처형 실험 조직이다. 그가 맡은 업무는 직원들이 좀 더 수월하고 편리하게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전산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지난해 2월에 개발한 구내식당 대기 밀집도 열람시스템은 구내식당의 배식 대기 줄을 내부 업무관리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어 점심시간 때 혼잡한 시간대를 피할 수 있고, 코로나19 감염률도 낮출 수 있어 직원들의 호응이 좋았다.

이어 그가 개발한 건 ‘AI 비서이다. “업무와 관련된 중앙부처의 보도자료를 본인이 미처 모르고 있었다는 직원의 하소연을 듣고, AI 비서를 만들게 되었죠.”

AI 비서는 로봇이 스스로 국내 각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의 여러 정보·동향을 24시간 내내 자동으로 찾아내고, 이를 직원 개개인의 업무 특성에 맞게 분류하여 업무용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경남 G-랩은 별도의 지원 예산이 없습니다. 그래서 폐기처분 대상인 PC 5대를 이용해서 AI 비서를 개발했죠. 지금은 5대 중 2대가 고장 나 총 3대를 사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잘 돌아갑니다. 하하.”

 

 

지난해 최고의 히트작은 원터치 디지털 출장 증빙 시스템

정 주무관이 개발한 3번째 시스템은 직원들의 열렬한 환호와 칭찬 릴레이를 받은 원터치 디지털 출장 증빙 시스템이다.

#지난해 초, 경남도청에 신규 임용된 A 주무관은 첫 출장을 가서 깜짝 놀랄 일을 경험했다. 업무를 마치고 바로 복귀하지 못하고 편의점을 찾는 선배 주무관을 보았기 때문이다. 선배 주무관은 출장 증빙을 위해 출장지에서 구입한 영수증이 꼭 필요하다며 편의점을 찾았다. A 주무관은 4차 산업 혁명시대에 경남도청은 아직도 90년대인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이 사례는 평소 직원들이 출장을 갈 때마다 꾸준히 불편을 호소했으나, 딱히 해결할 방안이 없었다. 이에 정 주무관은 출장지에서 휴대폰 터치 한 번으로 GPS 위치를 기반으로 현지 방문을 증빙해 주는 원터치 디지털 출장 증빙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휴대폰을 터치하는 순간의 현재 위치와 출장자 정보를 암호화하고, 이를 디지털 QR코드 형태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디지털 출장 증빙을 인정받기 위해 행정과와 감사위원회, 경상남도 적극행정위원회에서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출장 증빙 시스템은 직원들이 다들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하셔서 정말 뿌듯합니다.”

 

 

업무 혁신은 언제든 환영, 많은 의견 부탁

경남 G-4탄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내부 업무관리시스템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My Photo’ 프로젝트를 끝으로 지난해의 개발은 마무리됐다. 그동안에는 휴대폰으로 찍은 업무 관련 사진을 업무용 pc에 옮기려면 일일이 유선으로 폰과 본체를 연결하고 몇 차례 과정을 거쳐 옮겨야 했지만, ‘My Photo’를 이용하면 업무시스템에 단박에 띄울 수 있어 효율적이다.

혁신이란, 못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해서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혁신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직원 여러분들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2022년에는 좀 더 획기적인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 구상 중입니다. 6월까지인 2기 활동을 잘 마무리하고, 후임인 탁서윤 주무관이 잘 이어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직원이 온전히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야 행복한 도민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하는 정 주무관. 그의 바람처럼 디지털 혁신으로 경남도의 스마트도정도 하루 빨리 실현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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