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4·19혁명의 시작은 옛 마산에서 시작된 ‘3·15의거’였다. 대한민국 첫 유혈 민주화운동이었던 3·15의거가 일어났던 발원지에 기념관이 세워졌다. 역사 속 3·15의거의 흔적을 만나보며, 그날 그들이 외쳤던 함성이 들리는 듯한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으로 가보자.

글 배해귀 사진 김정민

3월 15일 부정선거에 맞섰던 ‘3·15의거’

1960년 3월 15일은 대한민국 제4대 대통령과 제5대 부통령 선거일이었다. 야당 대통령 후보였던 민주당 조병욱이 미국에서 사망하자 자유당 이승만의 대통령 당선은 거의 확실시되었다. 그런데 당시 85세였던 이승만 대통령의 유고 시에 부통령 후보인 이기붕이 권력을 물려받을 수 있도록 자유당은 부정선거를 준비했다. 대표적인 부정선거 방법으로 4할 사전투표를 한 것이다. 40%의 투표지를 미리 투표함에 넣어둔 채 투표를 시작하는 수법이었다. 투표 시작 전, 마산 장군동 제1투표소에서 민주당 참관인과 자유당원간의 실랑이가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투표함이 넘어지면서 4할 사전투표가 발각됐다. 이를 본 마산 시민들은 분노하였고 민주당 마산지부 앞으로 모여 자유당의 부정선거를 규탄하기 시작했다.

3월 15일 오전 10시 30분, 민주당 마산지부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선거부인공고를 내걸고 선거 무효를 선언했다. 오후 3시 30분경 민주당 간부를 중심으로 모인 마산 시민과 학생들은 부정선거에 항의하며 시위를 시작했다. 저녁 6시경 마산시청에서 개표가 시작되자 마산시청 앞 시위는 격렬하게 진행되었다. 이후 저녁 8시가 지나자 경찰은 시민을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고 총을 난사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위축되지 않고 시위를 이어나갔고, 다음날 새벽이 되어서야 3월 15일 시위는 끝이 났다.

그렇게 부정선거의 여파가 잠잠해지는 듯했으나 4월 11일 오전 3·15 부정선거 항의 시위에 참여했다가 실종된 김주열 학생의 시신이 마산 앞바다에 떠올랐다. 최루탄이 눈에 박힌 채 돌아온 김주열 시신을 본 마산 시민들의 분노는 폭발했다. 분노에 찬 마산 시민들은 3월 15일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로 집결돼 시위를 시작했다. 경찰의 강경 진압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외침은 그칠 줄 몰랐고, 전국적으로 확산된 시위는 4·19혁명의 불씨가 되었다. 결국 4월 26일 자유당 독재정권은 민중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하야 선언을 하고 하와이로 망명했다.

3·15의거 발원지에 세워진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이하 기념관)은 1960년 당시 민주당 마산지부가 자리하던 곳에 세워졌다. 1960년 3월 15일, 부정선거에 대항하며 군중이 가두시위를 시작한 곳으로 3·15 마산항쟁이 발원한 의미 있는 곳이다.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으로 구성된 기념관은 3·15의거 정신을 도민에게 전하고 어린 학생들에게 계승하기 위해 지난해 10월에 개관했다.

‘깊은 울림’의 1층 전시실은 3·15의거의 역사적 배경과 의의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3장의 사진에서 1960년 3월 15일 당시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의로운 마산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2층과 3층의 전시실은 3·15 부정선거의 방법과 전개 과정, 이후 4·19혁명으로 이어지는 과정,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역사 등이 전시되어 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에 있는 ‘3·15민주묘지 기념관’에서도 3·15의거에 대해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3·15의거로부터 시작된 4·19혁명은 대한민국 역사 최초로 시민들에 의해 지도자가 물러난 시민혁명이다.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3·15의거. 총탄과 최루탄이 난무하면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던 그날, 바로 그들의 함성과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민주주의가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

위   치  창원시 마산합포구 문화의길 54

운   영  화~일요일 09:00~18:00 (매주 월요일, 설·추석 당일 휴관)

관람료  무료

문   의  055)245-3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