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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문화의 향기]【내 인생의 책 한 권】 최인호의 <최인호의 인생>

 

신이 우리에게 내린

명령 命令

그래서 생명 生命

 

작가는 길을 지나면서 이름 모를 꽃에 이름을 지어주고 꽃길을 따라 걸으며, 출석을 부르듯 꽃 이름을 부른다. 저마다 피어난 꽃들은 예쁘고, 져버린 꽃들은 져버린 대로 대견하다. 나의 기쁨은 누군가의 슬픔에 빚을 지고 있으며, 내가 아픔으로 누군가의 건강이 회복되리라는 세계의 질서와 이치에 눈을 뜬다. 고통의 과정들을 통해 그가 앞으로 더 먼 길을 가리라는 확신을 준다.<최인호의 인생>은 작고한 가톨릭 신자였던 작가가 투병 기간 중 병마와 싸우며 힘겨웠던 내면을 그때그때 담아낸 책이다. 종교적 색채가 짙은 묵상록이다.

완연한 중년에 들어선 나는 모든 바쁨을 잠시 내려놓고 긴 호흡이 필요할 때마다 가끔 이 책을 펼쳐 보곤 한다. 각자의 종교가 다르고 공감하는 방식과 부분이 다르겠지만, 많은 이들이 삶을 살아갈 때 생각지 못한 감정의 부분,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를 제시해 주었기에 나에게는 터닝 포인트가 된 소중한 지침서다.

이 책은 나에게 아무것도 청하지 말고 아무것도 거절하지 말며칙칙하지 않고 무겁지 않게 가볍게 살아내라는 삶의 의미를 느끼게 해준다. 평범한 일상이 커다란 복이고 행운이라는 것을.

바쁘게 앞으로만 질주했던 나의 삶!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부족함을 느껴왔던 모든 욕심을 조금씩 걷어내며 앞으로는 한결 가볍게 남은 인생을 일구고 싶다.

꽃잎은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는다.” 그의 작품은 우리 가슴에 지지 않고 생명의 언어로 다시 피어오를 것이다. 288.

 

- 윤배근 (창원시 마산합포구 미래산부인과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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