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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소리

[도민의 소리]밀양 얼음골 여름이야기

 


 

한여름 결빙지, 소름 돋는 신비

밀양 얼음골은 천황산 북쪽 해발 700m 경사진 돌밭에 있다. 삼복더위에 얼음이 얼고 바위틈마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신비로운 곳이다. 천연기념물 제224호로 지정돼 있는 밀양의 대표적인 피서지다.

얼음골은 매표소에서부터 오르막 돌길로 시작된다. 입구에서 쳐다보면 눈앞에 펼쳐지는 초록 풍경에 무아지경이 된다. 더위에 지친 이들은 먼저 계곡으로 내려가 손을 담그는 것도 좋다. 흐르던 땀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반짝이는 햇살마저 서늘한 계곡의 신기한 비밀을 캐고 싶어 들뜬 마음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450m 정도 올라가면 결빙지가 있다.

결빙지 도착 전에 고즈넉한 천황사와 통일신라시대의 석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제1213)을 만날 수 있다. 산사 곁의 나무다리를 건너 150m쯤 가파른 돌계단과 나무계단을 밟고 오르면 어느새 산과 하나가 되어 무념무상의 상태가 될 즈음 결빙지가 나타난다.

울타리로 둘러쳐져 있는 결빙지는 뒤편으로 너덜겅이 산처럼 쌓여 있다. 결빙지 안내판 아래쪽 작은 동굴 앞에는 사람들의 셀카봉이 교대로 드나들며 얼음을 찍는다. 동굴 앞에 서자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다. 군데군데 얼음이 언 것을 보니 소름이 돋는다.

 


 

계곡물에 발 담그고 케이블카로 즐기고

얼음골 계곡물은 한여름에도 0°C를 유지한다고 한다. 손끝만 넣어도 온몸에 흐르던 땀이 흔적도 없어진다.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추워서 따뜻한 옷과 얇은 이불은 필수품이다. 자리를 깔고 누워 초록잎들 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과 맑은 물소리가 너무나 평화롭다. 사람들은 저마다 바위에 앉거나 캠핑용 의자를 물속에 넣고 앉아 도란도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을 보낸다. 누군가 물속에 넣어둔 수박 한 덩이가 동동동 떨고 있다.

해마다 8월이면 얼음골 계곡물에 발 담그고 오래 참기행사가 열린다. 서너 명씩 그룹을 지어 대결을 벌이는데 그 광경 또한 재미있는 볼거리이다. 얼음물에 오래 견딜 수 있는 젊음을 간직한 사람은 꼭 도전해 보기 바란다.

얼음골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은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다. 얼음골공영주차장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케이블카 하부정류장이 나온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는 천황산(1189m) 비경은 볼수록 부드럽고 아름답다. 선로 길이는 1.8km에 달한다.

해발 1020m 고지의 상부정류장에 내려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280m하늘사랑길을 걸어보자. 바람이 몰고 오는 상쾌한 향기에 취해 구름 위를 걷는 듯하다.

 

시례 호박소 구경 후 오천평반석에서 물놀이

얼음골하면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시례마을 호박소다. 호박소는 화강암이 수십만 년 동안 물에 씻겨 커다란 소()를 이루었는데, 그 모양이 마치 오목한 절구인 호박()’ 같이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설화에 의하면 그 깊이가 명주실 한 타래가 다 들어갈 정도라고 했다. <동국여지승람>은 오랜 가뭄이 계속될 때 기우제를 지내는 기우소(祈雨所)였다고 전한다. 예전에는 들어갈 수 있어서 발을 담그곤 했는데, 지금은 설치된 데크로드에서 호박소의 시원한 폭포수를 바라보며 더위를 식힌다.

호박소 가는 길목에 소원바위라는 갓바위가 있다. 그 곁에 빨간색 다리가 있는데 다리 아래 호박소계곡은 돌이 많고 깨끗하고 얕아 가족 피서객들에게 좋다. 계곡 양편으로 나뭇잎들이 일렁이며 그늘을 만들어 아이들이 놀기에 안성맞춤이다. 호박소계곡 따라 15분 정도 더 걸어가면 5000평이나 된다는 너럭바위 오천평반석이다. 가족들과 함께 편안하고 즐거운 물놀이 장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송문희 명예기자 (밀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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