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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탐방

[체험&탐방]날아다니는 일꾼 등장이오! 딸기 수정 드론이 떴다

 


 

딸기밭에 새 일꾼이 나타났다. 공중을 날아다니는 능력자다. 일꾼의 정체는 드론. 고랑을 따라 날아다니며 살랑살랑 바람을 일으킨다. 한겨울 활동량이 적은 벌을 대신해 딸기 수정을 돕는 일이다. 전국 최초로 시도되는 드론의 딸기 수정 작업, 그 현장을 다녀왔다.

 

드론 하향풍으로 수정률 높인다

하동군 옥종면 병천리, 수출 딸기인 설향과 매향을 재배하는 시설하우스 내부. 소형 드론 한 대가 부지런히 날아다니고 있다. 겨울철 딸기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투입된 첨단 일꾼이다. 조종간을 잡은 사람은 경남도립거창대학 LINC+(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사업단의 연구원. 하동군이 ‘드론을 활용한 딸기 인공수정 시범사업’ 용역을 맡기면서 도립거창대가 초기 실험과 검증단계를 거치고 있다.

딸기수정에는 2가지 방법이 있다. 자연바람과 곤충(벌, 나비 등)에 의한 수정이다. 하우스에는 자연바람이 없으므로 벌통을 들여놓고 수정한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벌의 활동량이 줄어 수정률이 크게 떨어지고 기형과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드론활용계를 신설한 하동군이 반짝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겨울철 딸기 수정에 드론을 활용해보기로 했다. 엄밀히 말하면 딸기의 수분을 돕는 일이다. 프로펠러가 회전하면서 일으키는 바람이 큰 역할을 한다. 드론이 날 때 아래로 향하는 바람을 이용해 꽃의 수술이 암술에 자연스럽게 닿도록 하는 것이다. 수분이 되면 수정을 통해 열매를 맺게 된다.

하동군 이상하 드론활용담당은 “겨울철 딸기는 착과율이 낮고 기형률이 30%에 이른다. 드론 수정으로 기형률만 줄여도 생산농가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범재배 후 결과가 좋으면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딸기 생산량 늘리는 ‘효자일꾼’ 기대

지난해 12월 말부터 시작한 시범사업은 12동의 시설하우스 7900여㎡에서 올해 1월말까지 이어졌다. 딸기꽃 만개 시간대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다양한 재배 조건에 적용할 수 있도록 배드(고설양액재배)와 토경(땅에서 재배) 등의 재배방식, 설향과 매향 등 딸기 종에 대한 비교 연구도 함께 진행됐다. 드론의 비행 고도와 속도 등도 바꿔가며 다양하게 실험했다.

경남도립거창대학 이관희 LINC+사업단장은 “드론이 벌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며 “벌의 활동량이 적은 시기, 벌을 풀어 놓을 수 없는 농약살포 시기에 드론은 좋은 일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창대 측은 실험 후 착과율과 기형률 등을 종합해 2월 중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결과에 따라 딸기 인공수정 전문 드론을 개발, 농가에 보급할 계획도 갖고 있다.

드론 수정 시범지로 2동의 하우스를 내놓은 ‘둘 하나 농장’의 이영화 대표는 “설을 앞둔 12월과 1월에 수정되는 딸기의 판매가가 높다. 드론으로 수정률을 높이면 소득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황숙경 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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