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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탐방

[체험&탐방]“게임인 줄 알았는데” 마약보다 더한 중독성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남센터

  

우리 아이들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쓰지 않습니다. 제가 막거든요.” 스티브 잡스뿐만이 아니다. 드론을 만든 책임자 크리스 앤더슨도 스마트 기기의 중독자였던 과거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고백했다. 최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온라인 사행성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 그리고 성인의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시간 문이 열려 있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남센터를 찾아갔다.

 

#1 온라인 사다리 게임에서 친구들이 돈을 따는 것을 본 A(3) 설날 용돈으로 온라인 사이트에 등록하고 첫 베팅을 했다가 23만 원을 벌었다생각지도 못한 큰돈을 따면서 도박에 대한 환상을 품게 됐다딴 돈을 친구들과 노는 데 사용하면서온라인 불법 도박에 빠져들었다결국 친구들의 빚 독촉과 협박을 받게 됐고불안감에 제대로 학교생활도 할 수 없었다.

 

#2 중학생 때 도박으로 200~300만 원을 따봤던 B(2) 군은 고교 진학 후 도박에 몰입했다돈이 없을 때는 친구들에게 빌리다가 사채까지 쓰게 됐다. B군의 아버지가 수차례 갚아주었지만 부모의 통장에서 몰래 인출해 쓰는 일도 있었다. B군이 잃은 돈은 무려 6000만 원에 이른다. B 군은 심신 불안정으로 대학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도박센터 상담자 11.4%가 청소년

이들의 이야기는 청소년 도박문제 상담 사례 가운데 가장 흔한 경우이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청소년의 돈내기게임(카드, 화투, 뽑기, 스포츠 내기) 경험률은 약 24%에 이른다. 지난해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남센터(센터장 유승훈)를 방문한 19세 이하 청소년도 전체 상담자 중 11.4%를 차지했다.

유 센터장은 “10대들의 온라인 도박은 학업과 대인관계, 재정 관리의 어려움에 그치지 않고, 학교폭력, 학교 밖 범죄 등으로 이어진다이상을 감지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남센터에서는 개인·집단·가족상담 등을 통해 단()도박까지 가능하도록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온라인 게임으로 시작예방차원 관심 필요

그렇다면 청소년이 도박 중독에 빠졌는지는 어떻게 가릴까?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시간과 돈의 한계를 넘어 반복적으로 하게 되면 중독이다. 아이의 씀씀이와 기분 변화, 학업성적의 변화를 살펴보고, 온라인 게임의 몰입도를 살펴야 한다.

청소년들이 자신도 모르게 빠져드는 온라인 도박게임은 스포츠도박, 레이싱, 사다리, 달팽이 등으로 PC와 휴대폰으로 쉽게 접할 수 있다. 자녀가 옆에 앉아 몰두하고 있어도 부모는 그냥 흔한 온라인 게임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중독 사인(sign)이 있다. 무엇보다 예방차원의 관심이 중요하다는 유 센터장은 유아, 청소년, 성인 등 대상별예방교육프로그램으로 도박의 중독성을 일찍 알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못 끊어가족·전문가 도움 받아야

단도박의 첫 단계는 스스로 인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가족과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도박문제는 복합적인 문제를 동반하기 때문에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경남센터에서는 전문상담사와 상담 후 법무사, 변호사, 신용회복위원회, 재무 설계사 등 전문가들과 함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 센터장은 명절 화투판도 도박판이 될 수 있다. 돈이 오가고 감정이 상해 시비가 붙는 경우도 생긴다. 친지 간 고스톱이라도 시간과 금액을 정해놓고 즐기는 게 좋다상습적이거나 24시간 게임만 생각난다면 꼭 상담을 받아보라고 당부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도박문제와 관련하여 365일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도박중독 예방과 치유재활을 돕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14곳의 지역센터민간상담전문기관 18전문의료기관 15곳과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방문상담     창원시 성산구 비음로4번길 36 법우빌딩 4(~09:00~18:00)

전화상담     국번없이 1336

인터넷상담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홈페이지(www.kcgp.or.kr)

 

 

 

황숙경 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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