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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특집]가야유산 기획⓴ 1600년 전 아라가야 중장기병의 부활

함안 마갑총 출토 말갑옷 복원사업
작성2020년 06월[Vol.87] 조회107


말갑옷이 출토된 고분, 마갑총

경남 함안에 옛 아라가야 왕릉인 말이산 고분군이 있다. 남북으로 2가량 길게 뻗은 말이산 구릉의 주능선과 가지능선에 솟아있는 고분들의 위용은 그 옛날 한반도 남부지역을 호령했던 아라가야의 영광을 보여준다. 일제강점기 경전선 철로 개설로 잘려나간 말이산 고분군 북쪽 경계에서 40m가량 떨어진 곳에는 특별한 이름을 가진 고분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함안 마갑총(馬甲塚)이다.

국내에서 발굴된 고분에는 말이산 고분군 4호분과 같이 보통 번호를 붙여 부른다. 반면, 무덤주인을 알 수 없지만 특별한 고분에는 ○○을 붙인다. 경주의 천마총(天馬塚), 금관총(金冠塚), 양산의 금조총(金鳥塚), 함안의 마갑총 등이다. 천마총에서는 천마(天馬)가 그려진 다래(안장의 부속구)가 나왔고 금관총에서는 금관(金冠), 금조총에서는 금으로 만든 새의 발 1쌍이 출토됐다. 함안 마갑총에서는 보물 제2041호로 지정된 말갑옷 1벌이 나왔다. 완전한 형태의 말갑옷이 출토된 것은 국내에서 마갑총이 처음이다.

 

극적으로 발견된 말갑옷 

마갑총의 말갑옷은 발견 과정도 극적이다. 199266일 현충일 아침이었다. 신문배달 소년이 아파트 공사장 흙더미에서 작은 쇳조각들이 널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보통의 쇳조각과는 다르다는 생각에 신문지국장에게 얘기했다. 하늘이 도운 것일까? 역사를 전공했던 지국장은 당시 함안 성산산성을 발굴 중이던 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현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 알렸다. 건설공사는 즉시 중단되고 이후 두 차례의 정밀조사를 거쳐 1,600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완전한 형태의 말갑옷이 세상에 드러났다.

김해, 합천, 부산의 가야고분에서 말갑옷의 일부가 출토되기는 했지만 정연한 형태를 유지한 마갑총은 처음이었다. 쌍영총 등 고구려 고분벽화의 중장기병(重裝騎兵)을 연상하게 하는 말갑옷이 한반도의 남쪽 끝 함안에서 발견되자 세상이 떠들썩했다. 특히 학계에서는 말이산 고분군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조사와 연구에 나섰다.

 


 

아라가야 중장기병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말갑옷은 개마무사(鎧馬武士), 철기(鐵騎), 갑기(甲騎) 등으로도 불리는 중장기병의 핵심이다. 동아시아에서 516국 또는 위진남북조 시기인 4~6세기 무렵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후한서(後漢書), 삼국지(三國志) 등에는 한나라 말부터 중장기병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우리의 고대 문헌에서도 그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고구려 동천왕이 철기 5000을 보유했다는 기록을 시작으로 602년 아막산성 전투에서 신라장군 무은이 갑옷을 입은 기병 1000을 지휘했다는 기록, 6607월 황산벌 전투에서 화랑 관창이 갑옷을 입힌 말을 타고 돌진했다는 기록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중장기병의 문화는 지리적으로 북방 유목민족과의 접촉이 많았던 고구려로부터 400년 남정을 계기로 한반도 남부의 가야와 신라로까지 확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실제 말갑옷 자료는 고구려보다 가야와 신라지역에서 계속 확인되고 있다. 특히 아라가야의 고도인 함안에서는 마갑총과 말이산 6호분과 8호분, 45호분 등 5세기 고분에서 말갑옷이 출토되고 있다. 이 시기 아라가야 중장기병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2021년 아라가야 중장기병 복원 예정 

지난해 함안군과 국립김해박물관은 공동으로 마갑총 출토 말갑옷의 실제 복원을 시작했다. 복원된 말갑옷을 말에 입혀 달려 보는 실물실험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한다.

우선 목과 가슴을 가리는 경흉갑(頸胸甲)과 몸통을 가리는 신갑(身甲)을 복원했다. 경흉갑은 624매의 소형 철판을 가죽끈으로 이어 위의 철판이 아래철판을 덮는 방식이다

신갑은 아래철판이 윗철판을 덮는 방식으로 6단 구성의 길이 181, 너비 50.5의 갑옷을 좌우 양 쪽에서 벨트처럼 가죽끈으로 말에 고정한다. 얼굴을 보호하는 투구인 마주(馬冑)는 복원 중이다.

복원된 말갑옷을 입힐 말은 찾았다. 함안군 승마공원에서 몸집이 가장 큰 한라마 씽씽이가 주인공이다. ‘씽씽이는 몸길이 160, 156로 유럽산 경주마인 더러브렛종에도 뒤처지지 않아 안성맞춤이다. 이번 실험을 통해 아라가야 중장기병의 전투력에 대한 의문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유물이 없어서 알 수 없는 부분, 예를 들어 말갑옷과 안장의 연결, 말갑옷 안쪽 내피의 착용 등 난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고고학자와 승마전문가의 협업이 필요한 부분이다. 남은 복원과정을 통해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다가간다면 내년쯤에는 함안군 승마공원과 아라문화제에서 아라가야 중장기병의 위용을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조신규 함안군청 가야사담당  사진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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