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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특집]해파리를 잡아라

경남 민간기업 해파리콜라겐 추출 도전
작성2020년 09월[Vol.90] 조회223

 

 

 

바다의 해적 해파리가 기습했다. 올해는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그야말로 기습이다.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빠른 지난 616일부터 경남해역에 해파리 주의보가 발령됐다. 재래종인 보름달물해파리와 중국산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동시에 무더기로 나타나면서 어민들도 긴장하고 있다. 긴 장마 속에서도 해파리 특보가 이어지면서 피해도 늘고 있다.

올해는 남해에서 거제에 이르는 해역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 멸치와 새우잡이 그물에 덩치가 몇 백 배인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섞여 있어 상품가치를 떨어뜨린다. 통영, 남해, 하동, 창원(마산), 고성 등지로 크고 작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경남 내에서도 지역별 차이가 있지만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12월까지 어민들은 불안하다.

해파리 피해는 전국에 걸쳐 한 해 많게는 3000억 원에 이른다. 어구 손실 등 어민 직접 피해만 140억 원으로 추정한다. 경남에서도 한 해 평균 200억 원 이상 피해를 입는다. 경남도는 지난 6월부터 해파리 상황실을 가동하며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배정한 5억 원은 조기 출현 여파로 사실상 바닥이 난 상태다. 해파리는 번식 속도가 워낙 빨라 특보가 내려진 해에는 예산은 늘 부족하다.

 

 

 

해파리 어떻게 잡나 

해파리 제거는 기준에 따라 그 방식과 명칭이 다양하다.

먼저 육지에서 마무리하는 건조(분쇄)방식이다. 이는 기간이 길고 비용도 많이 든다. 그래서 바다에서 마무리하는 절단방식이 대세다. 쌍끌이 그물에 걸려든 해파리를 잘라서 죽이는 방식이다. 그물 끝에는 3개의 링을 설치한 절단망이 달려 있다. 절단망의 중간에는 칼날을 넣어 잘개 쪼개는 과정을 거친다.(그림 참조) 국립수산과학원은 절단망의 효과를 90% 이상으로 보고 있다. 경남도는 이 해파리 제거작업에 일당 기준으로 국비를 지원한다.

 

폴립 제거가 효과 높아

사실 해파리는 어릴 때 잡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특이한 번식방법 때문이다. 해파리는 암수가 함께 수정을 하지만 각자 번식도 가능하다. 알에서 어린 유생 중간에 폴립(polyp) 과정을 거친다. 폴립은 쌀알처럼 생긴 1mm에 불과하지만 에피라로 불리는 일종의 복제 해파리를 만들면 5000마리까지 불어난다. 그래서 폴립을 제거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확실한 대책이다. 비용도 절단망 방식의 3%에 불과하다.

경남도는 해양환경공단에 폴립제거 용역을 주고 있다. 2015년부터 경남도가 제거한 폴립은 16000만 개체에 이른다. 전국으로는 29억 개체를 넘었다.

폴립의 별명은 부착유생 해파리다. 해양구조물이나 담치 등 부착생물에 기생한다. 폴립 제거는 부착물에서 떼어놓는 작업이므로 주로 강력한 수압분사기를 이용한다.

 



식용 해파리도 10여 종

해파리의 피해가 커질수록 다양한 제거법이 개발되고 있지만 사실 역부족이다. 국내 연안에 출몰하는 해파리는 35종에 이르고 번식력이 좋아서 한정된 예산만으로는 효과적인 제거가 어렵다. 특히 작은보호탑해파리처럼 영생불사형도 있다. 다 자란 뒤에 상처가 생기거나 환경이 나빠지면 스스로 폴립 상태로 돌아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로병사()가 아니라 생로병생()의 방식으로 죽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대안은 해파리를 활용하는 것이다. 식용 해파리도 10여 종에 이른다. 큰 것은 1m에 이르는 노무라입깃해파리도 먹을 수 있지만 맛이 없다. 반면 해파리 냉채나 해파리 물회 등 꽤 익숙한 음식도 있다. 냉채용으로는 숲뿌리해파리가 가장 많이 쓰인다.

양식기술이 앞선 중국산을 수입해왔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서해안을 중심으로 양식장도 생겨나고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해파리는 식용으로는 한계가 있다. 다른 활용법에 대한 연구나 투자가 활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해파리 콜라겐 주목

해파리에서 젤라틴을 뽑아내는 연구와 상품 개발은 꽤 오래전부터 시도되고 있다. 영어로 젤리피시(jellyfish)이듯이 해파리 젤라틴은 꽤 탐나는 활용법이지만 아직 성과는 미미하다.

최근에 주목받는 대안은 바로 콜라겐이다. 해파리는 특성상 전체의 97%가 물이다. 몸의 10%는 콜라겐이다. 콜라겐은 인체의 뼈와 상처 복원에 탁월하다. 이런 동물성 콜라겐에 더해 보습 기능 등 이른바 마린 콜라겐의 특성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의약품(생체재료 이식재, 치과재료 등), 보습 화장품, 기능성 식품 등 활용 분야는 다양하다. 지난 2013년 원자력방사선(감마선)을 쏘아서 콜라겐을 뽑아내는 방식이 나왔다. 국내에서는 자치단체와 기업이 손잡고 해파리 콜라겐 생산에 나선 사례도 있다. 해파리 콜라겐의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벌써 40억 달러를 넘었다. 해파리 콜라겐은 한 해 수백억 원씩 수입하는 동물성 콜라겐의 대체효과도 기대된다.

 

   


경남에서도 해파리 콜라겐 추출 도전

해파리로 몸살을 앓는 경남에서도 해파리 콜라겐에 도전한 기업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경남 함안에 소재한 한 중소기업은 최근 마산 진동만과 고성에 선별장과 생산공장을 두고 해파리 콜라겐사업에 투자했다. 고성 공장의 처리능력은 하루 100톤의 해파리 원료를 넣으면 10톤의 콜라겐을 뽑아내는 규모다. 선별장에서는 보름달물해파리를 핵 제거와 세척, 분쇄 과정을 거쳐 잘게 쪼갠 상태로 1차 가공을 한다. 냉채용보다 더 잘게 말린 채로 대형 추출용기에 넣어 콜라겐을 뽑아내는 방식이다. 이 회사는 한국식품연구원의 원청기술을 이전 받아 시험생산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쌍끌이형 선박도 제조해 해파리 수집량을 늘릴 계획이다. 지역 중소기업이 해파리에서 콜라겐을 뽑아내는 사업에 뛰어든 것은 첫 사례로 알려졌다.

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김종성(58) 상무는 아직 시험단계이지만 성공 확률은 상당히 높은 단계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생산에 성공하면 콜라겐 원료를 화장품 회사 등에 납품할 계획이다.

해파리를 모두 제거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다양한 활용법이 유일한 대안이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이 해파리 제거에 한정된 점에서 지자체부터 활용법에 대한 지원도 고려해야 할 단계라는 지적도 많다. 해파리 제거 지원금을 해파리 활용 지원금으로 확대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사진 최석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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