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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소리

[도민의 소리]우리 동네 경비 아저씨 ‘엉클 킴’

 


 

우리 아파트 경비아저씨 한 분은 단지 내 주민들, 특히 초등학교와 중학생들에게 그야말로 인기가 짱이다. 학원에서 영어 교사로 20년 넘게 재직하다 퇴직하셨는데, 아이들이 경비실 앞을 지날 때마다 유창한 영어로 인사를 하고 영어로 말하는 걸 잘 받아줘 영어로 농담까지 주고받는다. 어떤 학생에게는 영어 공부하는 요령을 가르쳐 줬더니 아이 영어 성적이 올라 학부모가 직접 고맙다는 인사를 한 일이 있었을 정도다. 아이들 사이에서 경비실 아저씨는 엉클 킴이라는 닉네임으로 통하며 인기를 누렸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아저씨가 안 보였다. 주민들로부터 귀동냥을 해 보니 한 입주민과 마찰이 생겨 경비를 그만뒀다는 것이었다. 더 놀라운 일은 그 뒤에 일어났다. 아이들까지 나서서 엉클 킴 아저씨를 다시 보게 해 달라고 부모들한테 보채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부모들과 관리실이 나서서 엉클 킴 아저씨에게 다시 근무해 줄 것을 통사정했고, 아저씨에게 말실수로 마음을 상하게 했던 주민도 정중히 사과해 모든 게 잘 마무리되었다.

 

덕분에 다들 기뻐했다. 우리 아파트는 다시 친절하고 따스한 마음이 흐르는 공동체가 되었다. 서로 웃으며 부대끼고 이해하며 양보하고 존중해야 참 사회다. 경남도의 모든 이웃이 늘 그런 따스함을 나누며 살았으면 좋겠다. 알고 보면 다 같이 소중한 가족 같은 존재들이다.

 

유진규(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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