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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

[행복한 여행]손끝에서 피어난 자연의 아름다움 '거제 공곶이'

 

 

거제시 예구마을 뒤편 공곶이는 봄이 되면 꽃의 바다가 된다반들반들한 몽돌이 파도와 노닐고 샛노란 수선화가 상춘객의 발길을 붙드는 곳거제의 봄이 숨겨 놓은 마지막 명소를 찾았다.

 

수선화 곱게 핀 갯마을

궁둥이처럼 툭 튀어나온 지형이라 공곶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은 강명식·지상악 부부가 50년 넘는 세월 동안 손수 일군 농원이다. 거제 8경 중 하나이자 봄이면 수선화가 만발하는 거제섬이 숨겨놓은 명소다. 영화 <려나무숲>의 촬영지로 소개되면서 이름이 알려졌는데, 노란 수선화가 만개할 때면 어김없이 봄을 찾아 나선 손님들을 유혹한다.

산비탈 아래 터를 잡고 있어 공곶이로 가는 길은 만만찮다. 차는 예구항에 두고 20분 남짓 발품을 팔아야 한다. 두 갈래 중 가파른 산허리 길을 선택했다. 가쁜 숨을 몰아쉬는 숲길 중턱에 올라서니 예구포구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내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바다 위로 치솟은 해금강이 아련하다.

 

노부부가 반평생 일군 바닷가 정원

강명식·지상악 부부가 공곶이를 처음 마주한 것은 1956. 처가가 있는 예구마을로 선을 보러 온 강 씨가 아내 지 씨와 마을 뒷산을 산책하다 발견했다. 눈에서 불이 번쩍 날 정도로 단박에 마음을 휘어잡은 이곳에 터를 잡기 위해 10여 년을 마산 등 대도시를 전전했던 사연이 애틋함을 더한다.

노부부는 계단식 밭을 일궈 꽃과 나무를 심었다. 척박한 야산이라 농기계조차 엄두를 못 낸 채 호미와 삽, 곡괭이로 애면글면 가꿨다. 농원 전체 규모는 148761(45000), 그중 33058(1만 평) 경작지에 노부부가 보듬은 나무와 꽃이 대략 50여 종에 달한다.

수선화와 동백, 종려나무가 주를 이루고, 농원을 따라 손수 쌓은 돌담길과 돌계단 또한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사계절 관광지로 거듭날 준비 중

애초부터 부부가 먹고 살기 위해 조성한 삶의 터전이었기에 입장료는 없다그저 사람의 손끝에서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빼어난 풍경이 입소문을 타 찾는 이들도 제법 늘었다. 올해 처음으로 수선화 축제를 열었는데, 지난해 강명식 씨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공곶이를 가꿀 수 없게 되자, 거제시가 팔을 걷어붙이고 이곳을 정비했다.

4월 중순인 현재, 수선화는 지고 없지만, 수선화가 진자리에 코스모스와 백합을 심어 가을철 관광객을 불러들일 예정이다. 그러니 아쉬워는 말자. 파란 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내도와 외도, 그리고 해금강 등 주위 경치와 지천으로 깔린 몽돌은 사시사철 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테니 말이다.

 

공곶이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94-2  

 


 

백지혜 사진 김정민, 경남신문 영상 이솔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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