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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반하다

[사람에 반하다]낳은 만큼 행복도 커진다 '경남의 다둥이 가족이야기'

 




 

다섯 살배기부터 마흔아홉 중년까지

우리 가족은 내일을 일구는 학생들

 

경남 도내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의령군에서 8남매를 키우며 아기자기한 행복을 이룬 가족이 있다. 주웅일(46)·이경미(49) 씨 가족이다대한민국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었

던 지난 2002. 아내와의 인연으로 의령으로 오게 된 서울 토박이 주웅일 씨는 이듬해 20035월에 이경미 씨와 결혼해 2004년에 첫 아이를 낳고 꾸준히 아이를 품에 안았다.

 

아이들을 설명하자면 손가락이 바쁘다. 대학에 진학한 후 지난 3월 해군에 입대해 군복무 생활을 하는 첫째 주인성(22),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입시 준비를 하는 둘째 주가희(19), 고등학교 1학년인 셋째 주의빛(16), 1인 넷째 주가연(13)과 초등학생인 다섯째 주인화(12)·여섯째 주의신(10)·일곱째 주의화가 있고, 막내인 여덟 번째 주의천(5)은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가장이요, 여덟 명의 아버지인 주웅일 씨는 대학원에서 교육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박사논문을 준비하고 있고, 어머니 이경미 씨는 대학원에서 피아노 전공 석사과정에 다니고 있다. 10명 가족 모두 유치원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대학원 박사과정 등 정규교육의 전 과정을 수학하는 학인, 한마디로 가족 모두가 배움의 시간을 지켜가는 학생이다.

 

 

이들 가족은 의령군의 또 다른 10남매 가족과 절친한 사이다. 가까이 지내면서 다복한 가족의 좋은 점을 닮아가다 보니 계속 아이를 낳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아이들이 서로 동생을 원해 지금의 가정을 이뤘다고. 아이가 하나둘씩 생길 때마다 새로운 부모로 거듭나고, 가족의 새로운 변화로 더 큰 보람과 행복을 선사 받았다고 한다. 모두가 스승이고 제자이며 친구인 8남매 가족은 특히 지난 연말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어울림마당에서 가족합창단을 꾸려 피아노와 첼로로 직접 연주도 하고 합창의 노래를 선사했다며 추억을 떠올렸다.

다자녀를 키워서 좋은 점에 대해 주웅일 씨는 이렇게 말했다.

더불어 살면서 가족 모두가 만족감과 책임감, 인격적으로의 발전을 높이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워 사회에 내보내는 것이 부모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투철한 사명감이라고 생각해요.”

윤재환 명예기자

 

 

 

지구를 지키는 무지돌이 마을

마을의 명물, 고성을 지키는 5남매!

 

어느 쾌청한 날, 화려한 꽃들도 보고 싶고 아는 이에게만 보인다는 들풀도 보고 싶어 집을 나선다. 솟대가 가득한 무지돌이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무슨 놀이를 하는지 왁자지껄하다.

무지돌이 마을은 7개 산봉우리와 3개의 저수지, 마을 앞을 흐르는 개천이 있는 청정 농·산촌 마을이다. 마을 전체가 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 생명환경농업을 하고 논농사 외에 울금, 수세미, 가죽, 두릅 등 유기농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농촌 체험과 천연 먹거리를 이용하며, 계곡과 논에서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곳. 하지만 무지돌이 마을의 명물은 이 꼬마 친구들이다.

박라온빛(15), 박윤슬빛(13), 박하늘빛(11), 박고은빛(9), 박초롱빛(7). 하나같이 자연과 어울리는 예쁜 이름들이다. 올망졸망 앉아 서로 호칭을 부르는데 누나, 언니, 오빠, , 동생이 다 나온다. 예전엔 흔했지만, 요즘엔 너무 생소한 이 광경에 나는 눈을 떼지 못하고 마을을 서성인다. 요즘 같은 시대에 5명의 자녀를 둔 부자 아빠는 누굴까? 점점 더 궁금해졌다.

동시대에 아이를 키우는 기자의 눈은 힘들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무지돌이 마을 박격원 대표(57)와 대화를 시작했다. 박 대표는 남다른 철학으로 이 시대를 살고 아이들을 키워내고 있었다. -학교-학원, 그리고 다시 집. 읍에만 나가도 아이들은 자연과는 먼 생활을 하기에, 요즘은 한쪽으로 치우친 사회적 가치문제로 인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그에 대한 대안점으로 가정을 중시하는 인성교육과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학습의 장을 꼽고 있는 이유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무지돌이 마을의 다섯 남매는 이 시대에 가장 최고로 적합하고 선진화된 교육을 받고 있는 게 아닐까?

아이들은 자연에서 커야 합니다. 우리 마을이 환경부 지정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선정된 것 보다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라는 이유로 제겐 더 소중한 곳입니다.”

 

박 대표는 이곳에서 친환경으로 재배한 먹거리로 아이들을 먹이고 봄이면 아이들과 모도 심어보고 감자도 심는다. 여름이면 봄에 심은 감자를 캐고 고구마를 심고, 시냇가에서 물고기도 잡는다. 가을이 되면 밤도 줍고 농작물을 수확하고 겨울이 되면 어렸을 때처럼 연도 날리고 썰매도 같이 탄단다. 어떻게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지 않겠나?

박 대표의 편안한 얼굴에서 나오는 단단함과 아이들의 기분 좋은 웃음 사이로 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른다. <헨젤과 그레텔>의 파랑새가 생각나는 5월이다.

 

박봉남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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