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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제일 예쁜 먹거리 오감(五感) 만족, 꽃을 먹다

작성2019년 07월[Vol.76] 조회467

 

꽃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예뻐서 좋고, 향기로워서 좋다. 지친 마음에 위안을 주고,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이런 꽃이 보는 꽃에서 먹는 꽃으로 기능을 확장했다. 최근 꽃의 항산화 효능이 알려지면서 꽃차를 비롯, 조리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식용꽃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함안 꽃초린교육농장 안영희(62) 대표의 도움으로 매혹적인 식용꽃의 세계로 안내한다.

 

진달래, 연꽃, 아카시아 등 30여 종

식용꽃이란 말 그대로 먹는 꽃이다. ‘진달래 화전’, ‘국화차등 먹는 꽃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지만, 왠지 꽃을 먹는다는 것은 낯설다. 꽃에 먹을 것이 있나? 그런데 기억을 떠올려보면 우리에겐 경험이 있다. 여름철 사루비아, 흐드러지게 피던 빨간 종모양의 꽃에서 단맛을 보던 기억 말 이다.

, 술로 시판되는 꽃의 종류는 이미 30여 종에 이른다. 그중에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매화, 진달래, 개나리, 목련, 벚꽃, 금계국, 민들레, 장미, 비비추, 수국, 아카시아, 구절초 등이 포함돼 있다.

식용꽃(Edible Flower)은 음식의 맛과 향기, 모양을 돋보이게 하려고 사용합니다. 항산화 활성화 작용을 하는 플라보노이드 화합물이 다량 포함돼 있는데요. 아직까지 장식 위주로 활용되는데 그쳐서 좀 아쉽지요.”

안영희 대표는 식용꽃이 다양한 색깔만큼 다양한 효능도 가지고 있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기능성 식품이라고 설명한다.

 

화려한 색만큼 아름다운 효능

예컨대 진달래는 안드로메토톡신 성분이 있어 혈압을 내리고 혈액순환에 도움을 준다. 민들레는 비타민, 아미노산, 미네랄이 풍부해서 당뇨에도움이 된다. 장미는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해 피부노화 방지와 피로 해소에 좋다. 아카시아는 해독에 효능이 있어 항염증 효과가 있고, 이뇨작용을 한다. 이렇듯 꽃마다 다양한 성분으로 다양한 효능을 뽐낸다. 지난해 10월에는 꽃을 다시 보게 만든 농촌진흥청의 발표도 있었다. ‘한련화금어초가 지방세포 분화 억제효과와 피부세포 콜라겐합성 촉진작용을 한다는 연구결과였다.

예부터 꽃은 화장품으로 향수로, 여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죠. 노화도 늦추고 면역력도 향상시켜 줍니다. 식탁이 꽃으로 화려해질수록 가족 건강도 증진되는 셈이지요.”

안 대표가 큰 품을 팔지 않고도 밥상에 올릴 수 있는 몇 가지 꽃요리를 차려냈다. 200여 종의 약초와 꽃을 재배하며 2015년부터 식용꽃 체험객을 맞아온 그의 노하우가 담겼다.

 

, 샐러드, 쌈으로 먹을 수 있어

여름 식재료로 쉽게 만들 수 있는 야채샐러드가 먼저 상 위에 올랐다. 하얀 도화지에 커다란 꽃 한 송이를 그려놓은 듯한 샐러드 접시가 와아, 예쁘다!”는 탄성을 자동재생시킨다. 토마토, 오이, 가지를 얇게 썰어서 펼쳐 놓고, 여름 꽃으로 고명을 듬뿍 얹었다. 청보라색의 팬지, 맨드라미, 별모양의 작은 돌나물꽃이 별것 아닌 야채샐러드를 특급요리로 만든다. 꽃을 얹기 전에 옅은 향의 발사믹 식초와 매실청을 섞어 소스로 끼얹어 맛을 냈다. 음료로 나온 팬지냉차가 식탁 꽃그림을 제대로 완성한다.

이어 하트, , 꽃모양의 카나페가 등장했다. 모양틀로 예쁘게 찍어낸 식빵과 슬라이스햄, 치즈, 오이, 당근이 샌드위치가 됐다. 따로 간이 필요 없는 카나페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간식. 어울리는 음료로 꽃차를 얼려 만든 슬러시(slush)가 강렬한 보라색을 뽐낸다.

꽃과 밥은 어떻게 어울릴까 싶은데, 유부초밥과 볶음밥이 답이었다. 밥 속에 꽃을 넣을 수 없으니 장식용으로 꽃을 얹었다. 다 먹을 수 있는 꽃이다. 장미, 체리 세이지, 금계국, 수레국화, 금은화 잎을 골고루 얹어 화려한 꽃밥을 만들었다.

식탁에 고기가 빠지면 아쉽다는 사람들을 위해 삼겹살 수육 한 접시를 장만했다. 수육에 꽃은 어떻게 쓰냐고 했더니, “장식용으로는 물론, 느끼한 맛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므로 쌈채소와 함께 꽃잎 한 점씩을 올려 싸 먹어보라고 한다. 안 대표가 수육 사이에 올린 소복한 흰 꽃은 당귀꽃이다. 향과 함께 최고의 장식효과를 낸다.


친환경 재배 꽃만 식용 가능

그렇다면 아무 곳에서나 꽃을 채집하면 될까? 아니다. 관상용으로 재배된 꽃은 농약이나 발색제 때문에 식용으로 부적합하다. 도로변이나 공원 등 야외에서 채집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위생적인 문제가 있으므로, 되도록 친환경 유기농으로 재배된 꽃을 쓰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길러서 먹는 것이라고 안 대표는 말한다.

화분에 길러보세요. 눈으로 감상하고 맛으로 음미하고 일석이조지요. 꽃은 늘 식초물이나 베이킹소다, 소금물에 살짝 씻어서 사용하세요. 꽃차를 만들 때도 마찬가지고요. 특별한 날, 식용꽃으로 특별한 식탁을 차려보세요. 온 가족이 힐링하는 멋진 추억을 갖게 될 거예요.”

흔하지만 독성 때문에 먹지 못하는 대표적인 꽃은 철쭉과 애기똥풀이다. 잎이나 줄기를 꺾었을 때 흰 즙이 나오는 것은 독성을 지녔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색 살리는 꽃차 덖기 힐링

무슨 꽃이든 날것으로는 쌉싸름하다. 음식의 부재료일 때는 날것으로 쓴다. 첨가되는 소스나 다른 식재료 맛과 어울려 독특한 향을 내므로 그냥 써도 괜찮다. 그러나 차로 마실 때는 가공과정이 필요하다. 덖고 식히는 과정을 거치면 고유의 향과 단맛이 나온다. 생으로 먹을 때와 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안 대표는 꽃차 초보자에게 적합한 꽃으로 팬지를 추천했다. 구하기 쉽고, 다루기 쉬워서 직접 덖어보기에 좋단다. 사용한 적 없는 깨끗한 새 팬과 나무집게, 면포 2장만 있으면 꽃차 만들기에 도전해볼 수 있다.

면포를 깐 팬을 따끈할 정도로 데운 후 팬지꽃을 익힌다. 살짝 숨이 죽을 정도면 된다. 모양을 잡기 위해 꽃몽우리 부분을 살짝 눌러준다. 앞뒤로 뒤집어 열을 가한다. 색이 변하면 안 되므로 1~130초 정도에 덖는 과정을 끝낸다. 팬 위의 면포를 들고 꽃이 들썩들썩할 만큼만 살살 흔들어 식힌다. 덖고 식히는 과정을 3차례 정도 반복한 후 팬 위에 그대로 내려놓고, 나머지 면포 한 장을 덮어 완전히 식힌다.

차를 드실 때는 끓인 물을 85도 정도로 한 김 식힌 후 4~5송이 정도 꽃차를 넣고 우려서 드세요. 차 맛이 가장 좋은 온도예요.” 안 대표의 맛있는 꽃차 우리기 팁이다.

 

 

황숙경 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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