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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맛!

[음~ 이맛!]3대가 우려낸 민물매운탕 맛집

 


 

백년가게는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100년 존속 목표의 30년 이상 대를 이어온 가게가 선정대상이다. 지난 8월 백년가게로 선정된 양산 임진강 식당은 3대를 내려온 33년 역사의 맛집이다. 대표음식은 민물매운탕과 손두부 요리다. 그 진한 세월의 맛을 한 상 차려본다.

 

해병대 부자가 꾸리는 임진강

양산천변에 웬 임진강? 왜 임진강이냐고 물으니, 2대인 이정호(63) 씨가 김포 해병대 제2사단 출신이라고 짧게 답한다. 임진강 인근에서 직업군인으로 근무하다 전역했다. 그게 임진강인 이유다. 묘하게도 2대뿐 아니라, 3대인 아들 이영규(31) 씨도 그렇단다. “젊음을 보낸 곳이라 기억이 남다르죠. 그래서 상호를 임진강이라고 붙였어요.”

1대 어머니 박복이(82) 씨와 함께 처음 식당을 시작한 때가 1983. 당시도 그렇지만 지금도 임진강이라는 식당 이름 덕분에 해병대 출신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양산천변에 들어선 민물매운탕 전문점이니 딱 들어맞는 이름 아니냐며 웃는다.

정호 씨는 직업군인이었던 아들을 설득해 식당을 이어받게 했다. 노모가 손을 떼고 아내 김다순(57) 씨와 운영하면서 힘에 부치기 시작했던 참이었다. 영규 씨는 그런 아버지 뜻을 이해했고, 할머니와 부모님이 키운 가게를 제대로 운영해 보겠다는 욕심도 생겼다. 합류한 지 만 2년이 됐다. 이제는 주방일도 척척 해낼 만큼 식당일이 손에 붙었다. 젊은 영규 씨가 식당 운영에 힘을 보태면서 올 8월 백년가게 선정의 영광도 안았다.

 

 

 

메기와 참게 맛없을 수가 없지

현재 식당 자리에서 나고 자랐다는 정호 씨는 어린 시절 양산천에서 잡은 물고기로 끓인 잡어탕의 맛을 잊지 못했다. “별 추가 재료 없이도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면서 민물고기매운탕은 여러 종류의 고기를 섞어 끓였을 때 더 맛있다고.

그래서 임진강 식당의 매운탕 비법은 섞어매운탕이다. 메기와 참게, 빠가사리와 참게, 꺽지와 참게 등의 조합으로 민물고기에 참게를 함께 끓여낸다. 씨알이 작을 때는 잡어매운탕을 끓여서 손님상에 낸다. 수요가 많은 메기 외에는 모두 자연산이다.

참게가 들어가면 민물고기의 텁텁한 맛을 없애면서 감칠맛이 납니다. 거기다 민물새우를 한 줌 넣어주면 얼큰하고 시원한 매운탕으로 완벽하죠.”


 

정호 씨의 설명과 함께 매운탕 한 상이 차려졌다. 무쇠 솥에 안친 매운탕 한가운데 새까만 참게가 살아 움직인다. 참게 색이 붉게 변하면 매운탕 맛을 봐도 된단다. 기대 잔뜩 담은 숟가락질. 민물고기 특유의 흙내와 잡내는 없다. 탱탱한 메기 살에 옅은 산초향이 배어 있다. 참게는 국물의 시원한 맛을 위해 되도록 오래 끓도록 내버려둔다. 그 사이 쫄깃한 수제비와 함께 걸쭉한 매운탕의 식감을 즐긴다


사철 냉동보관 없이 맛볼 수 있다는 중태기 튀김이 매운맛 중화용으로 상에 올랐다. 튀김 특유의 기름진 고소함에 쌉싸름한 뒷맛이 딸려온다. 술을 부르는 맛이다. 술상 차림으로도 나쁘지 않다.건더기를 건져먹은 후 다시 국물 맛을 본다. 매콤함이 입맛을 당긴다. ‘메기에 참게라, 맛이 없을 수가 없지!’

 

 

 

웰빙바람 타고 손두부도 인기

정호 씨가 최신 메뉴라면서 두부김치와 두부전골을 내왔다. 최신이라지만, 이미 3년째 내는 메뉴다. 두부요리를 하게 된 이유를 물었다.

양산천 건너 친구가 콩 농사를 짓는데, 그 콩을 가지고 두부를 만들어요. 3년 전에 옛 식당건물을 헐고 한옥식당으로 공사하면서 한옥과 어울리는 메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참이라 잘 됐다 싶었죠.”

정호 씨는 매일 오전 6시면 두부 2판을 만든다. 30모다. 하루 장사 양을 그렇게 정했다. 간수 조절하고 젓는 게 일이라면서도 점점 찾는 손님이 많아져 재미가 있단다.

건강을 최고로 여기는 시대잖아요? 매운탕과 두부가 반반일 정도로 두부 찾는 손님이 많아졌어요. 제 손으로 만드는 거라 뿌듯하죠.”

 

간 없이 맹탕으로 먹어본 두부 맛이 예사롭지 않다. 고소함이 꽉 찬 맛이다. 시판 두부에 비해 단단해서 제법 씹는 맛도 있다. 노르스름하게 윤기 도는 것이 국산 콩의 건강한 영양가가 눈에 보이는 듯하다.

3대 영규 씨도 두부를 만드느냐고 물으니, “부친이 하는 일은 뭐든 배우고 따라한다면서 쑥스럽게 웃는다. 백년가게로서 임진강의 미래계획은 뭐냐고 묻자, 좀 전과는 다른 다부진 대답이 돌아왔다.

“100년 역사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죠. 정직하고 좋은 재료로 변함없는 맛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임진강

양산시 상북면 삼계251 055)374-8389

 

 

황숙경 기자 / 사진 이윤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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