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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단체

[사람&단체]한 아이가 노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

마을놀이 프로젝트 <극한여름>
작성2019년 08월[Vol.77] 조회115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 아이가 노는 데도 온 마을이 필요하다. 지난 622일 토요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봉림동 한들공원. 어린이들의 놀 권리를 지켜주기 위한 마을놀이 프로젝트 팝업놀이터 노는아이들 시즌2’ <극한여름>이 펼쳐졌다.

아이들이 수영복과 물총을 들고 비장한 각오로 하나 둘 도착한다. 어른들은 간식준비에 분주하고 수박씨를 뱉을 과녁 위치를 놓고 꽤나 진지한 의논이 한창이다. 한쪽에는 알록달록 물풍선이 한가득 담겨있다. 어떤 아이는 공원분수를 즐기고, 어떤 아이는 친구들과 물총싸움을 벌이고 있다. 어떤 아이는 흘러나오는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어른 누구도 어떻게 놀아야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어린이의 놀 권리위해 어른들이 힘 모아

팝업놀이터 노는아이들 시리즈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아동옹호센터(소장 이창수), 창원한들초등학교(교장 조경식), 사회적협동조합 한들산들(이사장 이순자)이 공동주최하고, LH경남지역본부가 후원하는 마을놀이 프로젝트이다.

OECD국가들 중 부모와 보내는 시간은 가장 적고, 주당 평균 학습시간은 가장 많으며, 행복지수는 거의 꼴찌인 한국의 현실에 질문을 던지며, 아이들에게 제대로 충분히 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3개 기관은 2018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팝업놀이터 노는아이들 시리즈’- 스포츠놀이 <놀이올림픽(4)>, 물놀이 <마을바캉스(6)>, 추석맞이 <옛놀이 한마당(9)>, 친환경 박스건축 <뚝딱뚝딱 아지트(11)>-로 주제별 팝업놀이터를 개최해 마을공동체 놀이문화 조성에 힘써왔다.

노는아이들 시즌2를 맞이하는 올해는 LH경남지역본부가 후원으로 참여하고 어린이놀이실행단 놀탐(놀이를 탐구하다)’을 운영해 단순히 참여하는 행사가 아닌 과정 중심의 놀이 구현을 추구하고 있다
시즌2의 팝업놀이터는 지난 4월 모래놀이터 <~모래파티>, 이날 행사인 물놀이 <극한여름>을 거쳐 오는 9월 예정된 <전통놀이>로 이어진다.

 

놀탐’, 결과가 아닌 과정이 있는 놀이

어른들이 만들어 준 놀이가 아닌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놀이축제를 위해 경남아동옹호센터와 한들산들은 놀탐에 참여할 초등학생 참가자 20명을 모집했다. 참가학생들은 놀이팀, 엄마간식팀, 홍보팀, 꾸미기팀으로 나눠 놀이축제 한 달 전부터 기획 및 준비과정을 함께했다. <~모래파티>, <극한여름> 등 행사의 제목도 아이들이 직접 정했다. 놀이팀은 주제에 맞는 다양한 놀이방법을 실험 및 조사했다. 엄마간식팀은 간식 메뉴 선정, 재료 시장조사, 간식재료 준비를 도맡았다
홍보팀은 홍보송을 만들고, 포스터와 현수막을 동네 곳곳에 직접 부착했다. 꾸미기팀은 놀이축제 장식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꾸미기 재료를 만들었다.

 

놀이의 본질은 자유

<극한여름>에서 아이들이 즐기는 모습은 여타 다른 놀이행사와 다르다. 내용만 다른 체험부스로 채워진 행사장에서 어른들의 지도에 따라 아이들이 정해진 결과물을 따라 만들어보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다. 기본적인 놀이재료만 주어질 뿐 어떻게 노는지는 자유다. 나눠준 음료를 다 마시고 그 병으로 친구들과 물총놀이를 즐기는 친구들, 분수놀이에 빠져 있는 친구들, 얼음에 박힌 보물을 찾는 친구들,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친구들, 물풍선으로 장난치는 친구들, 신나게 노는 친구들을 관찰하는 친구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돗자리에 앉아 과자를 먹는 친구들. 모두 제각각이다.

축제의 내용도 유기적으로 변화한다. 이날 우연히 한 꼬마의 춤으로 시작된 무대는 대규모 댄스파티가 되기도 했다. 언뜻 보면 이게 무슨 행사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팝업놀이터 경험이 쌓여가면서 어른들은 놀이의 본질에 대해 고민했고, 놀이의 강제성과 불필요한 규칙을 없애고 놀이는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라는 신념으로 자유로운 놀이축제를 만들어온 결과다. 번지르르한 행사를 포기하고 놀이의 자율성에 집중하면서 아이들의 만족도는 더 높아갔다.

 

극한여름에서 만난 학교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물총놀이를 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노는아이들이 있어 행복하다.” (이경훈 창원한들초6)

아이들은 놀 공간과 시간만 주어지면 즐길 수 있다는 걸 노는아이들을 통해 증명한 것 같다. 앞으로도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마을이 노력해갈 것이다.” (이순자 한들산들 이사장)

아동이 스스로의 놀이를 창조하고, 허물고, 함께하는 모습이 감동이었다. 함께 고생해준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마을단위의 팝업놀이터가 확대되길 바란다.” (정소영 경남아동옹호센터 대리)

 

마을 속 놀이는 더 즐거워

팝업놀이터 노는아이들은 행사를 준비하는 주최기관과 불특정 다수의 대중이 있는 일반적인 행사가 아니다

마을놀이다. 공동주최하는 사회적협동조합 한들산들은 마을교육공동체인 학교협력형 봉림동마을학교에서 활동하는 엄마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마을교육공동체로 2018노는아이들 시즌1’부터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따뜻한 환경에서 놀 수 있도록 팝업놀이터를 이끌어왔다.

엄마들이 정성 가득 준비한 엄마간식은 따뜻한 마을놀이의 상징이 되었다. 마을의 형과 누나, 언니, 오빠들은 청소년놀이봉사단으로 참여해 동생들의 안전한 놀이를 지켜줬다. 마을이 아이들의 놀이로 활기를 찾아가자 아빠들도 참여해 힘을 보탰고, 하나 둘 마을 자원봉사자들도 늘어갔다.

창원한들초는 2018년부터 행복학교로 지정되어 마을공동체 속의 지역성을 추구하고 학교 담장을 넘어 마을로 나와 아이들, 마을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놀이 프로젝트를 적극 도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남아동옹호센터의 어린이 놀 권리 찾아주기는 마을 안에서 더욱 빛이 났다. 마을 속에서 아이들의 놀이는 더 즐겁다.

 

백수정 명예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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