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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탐방

[체험&탐방]해양생존체험, 바닷물이 무섭지 않아요!

 


 

맑은 바닷물과 크고 작은 섬들이 어우러진 해양도시 통영. 그곳에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바다에서 예상되는 각종 사고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는 해양안전체험센터이다. 피서철을 맞아 바다에서 배우는 경남 유일의 해양생존교육장을 방문했다.

배해귀 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 

 


스토리텔링 교육법, 배에 불이 났어요!

불이야 불! 배에 불이 났어요. 빨리 탈출하세요.”

자욱한 연기 속에서 강사의 한마디가 다급하게 울린다. 선박화재 대처법을 배우고 있던 학생들이 줄지어 대피한다. 모두 코와 입을 막고 허리를 숙인 채 신속하게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조경웅 해양안전체험센터 국장은 배에서 불이 났다는 가정 하에 침착하게 탈출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배에 불이 난 것처럼 연기도 피웁니다라며 교육과정을 설명했다.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이 운영하는 해양안전체험교실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바다에서 해양안전교육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교육부 공모에 재선정됐다. 경남지역 초··고 학생들이 교육대상이다. 6월부터 9월은 학생들이 직접 해양안전체험센터로 찾아와 실제 바다 위에서 생존수영, 구조요청방법 등을 교육 받는다. 이에 앞서 3월부터 5월까지 학교로 찾아가 해양사고예방교육과 심폐소생술 및 자동제세동기 사용법 등을 교육했다.

취재 당일 통영 진남초등학교 5학년 학생 70여 명이 해양안전교육을 받고 있었다. 연기를 피해 밖으로 대피한 학생들은 초기에 불을 진압하기 위해 소화기 사용법도 상세히 배운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물소화기를 사용해 불이 난 곳을 향해 쏜다.

오다해(12) 학생은 소화기를 처음 사용해 봤는데, 무척 신기해요. 앞으로 불이 난 상황에서 소화기를 사용한다면 겁먹지 않고 오늘 배운 내용처럼 차근차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무섭지만 배에서 탈출해야 해요

다음 교육은 불이 난 배에서 비상탈출하는 방법이다. 입고 온 일상복 위에 구명조끼를 착용한 학생들은 실제 사고 현장과 유사하게 만들어진 체험장으로 이동했다.

배에서 긴급하게 화재가 발생했는데, 수영복을 갈아입을 시간이 없겠죠. 그래서 일상복 위에 바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배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대형 선박에서 탈출하는 슬라이딩 탈출법과 배에서 직접 뛰어내리는 탈출법을 배워보도록 할게요.”

강사의 설명이 끝나자 학생들의 얼굴은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바뀐다. 본격적인 체험이 시작됐지만 슬라이딩 탈출장 앞에 선 학생은 선뜻 뛰어내리지 못한다. “, 손으로 코와 입을 막고, 반대편 손으로 구명조끼 잡으세요. 할 수 있어요. 천천히 앞으로. 천천히 가보세요.” 강사의 설명에 어떡해~” 외마디를 남기고 순식간에 슬라이드를 타고 풍덩! 바다로 몸을 던져 탈출에 성공한다. 무서워하던 표정은 순식간에 즐거운 표정으로 바뀐다.

바다로 직접 뛰어내려 안전하게 탈출한 류수민(12) 학생은 구조물에서 뛰어 바닷물에 빠질 때가 가장 무서웠어요. 바다 깊숙이 들어가 떠오르지 않을까 봐 걱정이 됐거든요. 하지만 물 위로 금방 올라오고, 해냈다는 성취감이 들었어요. 이젠 바다가 무섭지 않아요라며 씩씩하게 소감을 전했다.


생존수영에서 구명뗏목 위로 오르기까지 

화재선박에서 탈출한 학생들은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바다에서 오랫동안 버틸 수 있도록 생존수영도 상세히 배운다. 생존수영은 하늘을 보고 누운 채 턱을 들고 팔과 다리는 벌리는 자세이다. 수영 실력과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이 물에 둥둥 뜨는데 성공해 다음 교육으로 넘어갔다. 함께 탈출한 친구들과 흩어지지 않도록 서로의 팔짱을 끼고 하늘을 보고 누웠다. 소란하던 체험장은 강사의 한마디에 이내 조용해진다.

바다에 빠졌을 때 구조대가 올 때까지 최대한 체력을 아껴야 됩니다. 말 한마디에도 에너지가 소비되니 말을 아끼세요. 그리고 옆 친구와 팔짱을 꼭 끼고 몸에 힘을 빼세요.”

이어 아이들은 바다에서 체온을 유지하는 법, 구조대에게 위치를 알리는 법, 구명뗏목 위로 무사히 올라가는 방법까지 차근차근 익혔다. 모든 체험을 마친 아이들은 구조정을 타고 통영바다를 한 바퀴 돌아 무사히 육지에 도착한다.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지는 해양안전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한껏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조 국장은 처음에는 무서워하던 아이들도 물하고 친해지는 계기가 돼요. 그리고 수영장 환경과 바다의 환경은 확연히 차이 날 수밖에 없어요

실제 환경에서 유사시 상황을 체험하면 아이들은 비상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소중한 생명을 스스로 지킬 수 있죠라며 꼭 필요한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물놀이가 많아지는 여름철, 기본적인 생존수영부터 해양안전교육까지 익혀 물놀이를 즐긴다면 더욱 안전한 물놀이가 될 수 있다. 물에서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해양안전교육,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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