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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탐방

[체험&탐방]내 손으로 만든 옛 책

경상남도기록원 가족체험 스케치

 

 

우리는 일상의 소중한 순간들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고, SNS에 글을 올린다. 조금 더 아날로그 방식으로 오늘 있었던 일을 일기장에 쓴다. 이렇듯 다양한 방법으로 일상을 기록하고 기억한다. 일상의 기록처럼 도내 공공의 기록물을 보존하는 경상남도기록원에서 여름방학을 맞아 [2019 여름, 기록하는 방학]을 주제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배우는 기록 체험 활동을 진행했다.

 

기록의 힘! 기억하다

기록은 왜 해야 하죠?”

그건 후세에 현재의 이야기를 전하고, 과거를 기억하기 위해서죠.”

여름방학을 맞아 경상남도기록원에서 [2019 여름, 기록하는 방학] 프로그램이 진행됐던 지난 89. 그 시작은 경남기록원에 대한 소개 영상이다.

경남의 과거·현재·미래가 있는 경상남도기록원은 기록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고, 기록에 녹아 있는 경상남도 역사를 공유합니다.’

아이들은 생소하게 느껴졌던 기록원의 하는 일을 소개하자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손미경 학예연구사의 책과 종이의 역사에 관한 특강이 진행됐다. 강의가 시작되자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종이가 언제 만들어졌는지, 가장 오래된 기록물은 무엇인지, 우리나라 기록문화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가며 신기해 했다.

남다현(13) 학생은 선사시대 때 그려진 물소 동굴벽화가 너무 사실적이라 좀 놀랐어요. 그리고 종이가 발명되어 기록도 후손들에게 잘 남길 수 있었다는 사실도 인상 깊었어요라며 기록의 소중함을 알게 된 시간이라고 말했다.

 

직접 만든 아름다운 우리 옛 책

다음으로 오침안정 선장본 만들기체험을 진행했다. 옛 선조들이 책을 만든 방식으로 한지 낱장들을 한 장 한 장 접어 다섯 개의 구멍을 뚫어 꿰맨 책이다. 손 연구사의 설명에 따라 아이들의 손이 바삐 움직인다.

우선 재단해 놓은 한지를 선을 따라 접어주세요. 그리고 길게 잘려 있는 얇은 한지 있죠? 그걸 지끈이라고 해요. 내지를 묶을 실로 사용하니 적당한 힘으로 단단히 꼬아주세요. 너무 세게 하면 끊어지고, 약하게 하면 바느질하기가 어려워요라는 설명에 아이들은 고민 가득한 표정이다.

이어 지끈을 넣을 구멍과 비단실을 넣을 오침을 뚫는다. 혹시나 손이 다칠세라 조심스레 송곳을 들었다가 이내 구멍이 뚫리자 뿌듯한 표정이다. 내지를 지끈으로 묶은 후 표지와 내지를 비단실로 엮을 순서. 하나의 구멍에 3번의 비단실이 지나가야 비로소 완성되어, 순서대로 바느질할 수 있게 도와주는 학예연구사들의 손길이 바쁘다.

완성된 책에 도장을 찍고 있던 박시현(11) 학생은 옛날 책을 만들어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요. 우리 조상들은 책 만드는 법을 어떻게 생각해냈는지 정말 신기해요. 그리고 오늘 배운 오침안정법으로 공책을 만들어 일기장으로 쓰고 싶어요라며 기특한 소감을 밝혔다.

 

경남 기록관리의 대표 경상남도기록원

체험이 끝나고 기록물이 어떻게 보존되고, 보관되는지 견학하는 시간도 가졌다. 기록원에 도착한 기록물들의 처리 과정에 따라 하역장-임시서고-탈산소독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탈산소독실은 산소 농도를 극도로 적게 해 벌레가 숨 쉴 수 없게 만드는 곳이에요. 기록물은 10일 동안 이곳에서 소독되죠라는 학예연구사 설명에 아이들은 연신 놀란 표정이다. 이후 정리등록 작업실과 문서보존실도 견학 했다.

아들과 함께 온 김선미(42) 씨는 아이가 역사에 관심이 많아 기록유산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함께 방문하게 됐어요. 한지로 만든 책도 만들고, 우리나라 기록물과 세계 기록물에 대해서 알게 되고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었어요라며 추후 아이들과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경상남도기록원은 개원 1주년을 맞아 기억, 기록을 만나다기획전시를 1231일까지 진행한다.

 

경상남도기록원

위치  경남 창원시 의창구 사림로 45번길 75(사림동)

시간  매주 월요일~금요일 09:00 ~ 18:00 (··공휴일 휴원)

문의  055)254-4911, http://archives.gyeongnam.go.kr 

 

 

배해귀 기자  사진 김정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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