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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소리

[도민의 소리]제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거제 학동몽돌해변을 잠시 떠났던 몽돌
2개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들로 사라진 몽돌은 많았지만, 다시 돌아온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몽돌이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은 아이린이라는 미국의 13살 소녀에 의해서이다. 지난 7월 한려해상국립공원동부사무소는 아이린에게서 한 통의 사과 편지와 몽돌 2개가 담겨있는 소포를 받았다. 그녀는 부산의 외할머니 댁을 방문했다가 가족여행으로 거제 학동몽돌해변을 방문했다. 생전 처음 보는 아름다운 몽돌을 보고 예뻐서 가져갔던 것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안 그녀의 어머니가 몽돌과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며 다시 돌려주라 하여 몽돌이 돌아오게 된 것이다.

몽돌은 경상도 사투리로 둥근 자갈이다. 파도가 만들어낸 둥근 곡선이 빼어나고 그 표면이 윤기가 나듯 매끈하여 보는 사람마다 한 번씩 만져본다. 아픈 부위에 올려놓으면 낫는다는 속설이 있어 어르신들은 저마다 아픈 곳에 올려보기도 한다.

파도에 의해 몽돌이 구르는 소리를 가만히 눈을 감은 채로 들으면 마음의 안정도 가져다준다. 이렇게 매력이 많아서인지, 몽돌을 가져가는 사람이 많다. 그렇지 않아도 파도에 쓸려가 소실되기도 하므로 사라지는 양은 적지 않다.

몽돌뿐만이 아니다. 일부 탐방객들로 인해 국립공원의 많은 동식물과 자원들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사라지거나 흩어진다. 그저 유리 상자에 가둬 두고 국립공원에 관광객들이 접근하지 않아야 지킬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국립공원은 탐방객들이 찾아주고 관심을 가져주어야 더욱 빛이 난다. 하지만 일부 탐방객들의 욕심 때문에 국립공원을 제대로 보전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몽돌을 가져가는 제2, 3의 아이린이 생겨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희망이 생겼다. 몽돌을 자연으로 돌려준 아이린의 일화가 널리 알려져, 몽돌과 국립공원의 다른 자원들이 오랫동안 제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가만히 두어주는 탐방객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 기대해본다.

한려해상국립공원동부사무소 황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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