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이불 겉감 떼어내 씻고 말려
마루에 주욱 펴 솜 속감과 꿰맨다
큰애 37살이니 이 이불도 그 나이
꽃자수 군데군데 해지고
원단도 새끼손가락만큼 미어졌다
미어지는 이 가슴 어쩌끄나
막둥이 결혼한다고
시골 양반 새벽부터
몇 번의 차 갈아타고
보퉁이 보퉁이
2년 동안 펴지도 못하고
작은방 구석에 모셔둔 보따리
솜타기로 두 채가 되어 버린 많은 사랑
이제는 영영 오실 수 없는 곳에 계신 아버지
무심한 벚꽃은 비가 되어 내리고
내 눈엔 뜨거움이 솟구친다
기억 저 편 그리움을
이불로 쓸어보며 꼭 안아본다
나점심(창원시 마산회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