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메뉴 바로가기 본문기사 바로가기

도민의 소리

[도민의 소리]코로나 시대의 공연예술

 


 

얼마 전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상 깊은 장면을 보았다. 텅 빈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하던 프로젝트 그룹이 녹음된 관객의 함성소리를 듣고 울컥하던 장면이다. 너무도 당연하던 관객의 함성과 떼창이 사라져버린 코로나 시대에, 연출가는 공연 본래의 가치에 대해 되짚고 있었다.

공연예술의 3대 요소를 배우(예술가), 무대, 관객이라고 하는데, 그 말이 무색하도록 우리는 300일이 넘게 관객이 없는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내가 아는 한 예술가는 유튜브 개인 구독자 1000명 만들기에 도전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실시간 중계 공연을 하려면 구독자 수가 1000명은 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최근 리모델링한 한 공연장은, 객석 양쪽에 제균기와 공기질측정기를 설치해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거기다 코로나로 취소된 인기작품을 유치해 거리두기 객석을 매진시키는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전환한 일부 작품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을 추가 구성해 제작하는 단체들도 있다.

이 모든 것은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생존방식이다. 특별한 마케팅 비법이라기보다 공연을 하고 싶은 마음, 관객을 만나고 싶은 마음, 그 절실함과 성실함이다. 사례로 든 예술가와 극장 관계자들은 내가 아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꼼꼼하게 일을 처리한다. 관객에 대한 마음이 제일 우선인 이들이다. 공연예술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예술가)과 사람(관객)이 만나는 일이다.

조금 더 마음을 쓰자. 두려워하는 관객들에게 조금 더 안전한 공연 환경을 만들어 주고,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우리 주변의 새로운 예술가를 알리자. 조명 아래 반짝이는 배우들의 눈빛과, 극장을 메우는 배우의 호흡, 벅차오르는 관객의 함성과 박수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이진희 명예기자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예술진흥팀 대리)

방문자 통계